고산병..;;
킬리만자로에서 나를 그토록 괴롭히던..
지독하고 무서운 녀석..
고산병이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하고 나서야..
겨우 고산병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나타나는지 알아볼 마음이 들었다..
솔직히 난 고산병이 없을 줄 알았다.. ㅜ.ㅜ;;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을 뿐..;;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고산병의 무서움과 또 처치법에 대해 알리고 싶은 마음에..
'고산병 처치법' 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싶었지만..;;
나조차도 처치법을 몰라 쩔쩔맨 상태에서 그런 글을 쓰기엔 너무 부끄럽다.. ㅋㅋ
그래서..
나처럼 하면 고산병이 걸리니 이러지 마세요.. 라는 주제로 글을 써본다.. ㅋㅋㅋ
고산병[Mountain sickness / High- altitude medical problem]
3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 올랐을 때 생기는 병으로
주원인은 고산지대의 산소부족으로 인한 것이다.
증상으로는 가벼운 두통으로 시작해 기립성 저혈압 같이
뒷골이 시리거나 머리가 멍~해지는 증상을 거쳐..
심해지면 메슥거움과 구토, 그리고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기도 하며..
심할경우엔 의식저하, 호흡 곤란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실제로 죽는 사람도 봤다..;;
이런 고산병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검사도 없고..
면역이 되는 병도 아니다..
체력이 좋다고 해서 안걸리는 것도 아니고..
몸이 허약하다고 해서 꼭 걸리는 병도 아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걸리는..
정말.. 복불복의 병이라 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나도 고산병을 피해갈 수 없더라..
내가 어쩌다가 고산병에 걸렸는지 차근히 생각해보기로 했다..
1. 지나친 체력에 대한 자신감..
- 평소 체력에 자신이 있었고.. 산골짜기 우리집까지 매일 왕복..
태권도와 마라톤으로 체력에는 문제 없다 생각했다..
그래서 등산 전 등산폴(지팡이)도 가져가지 않은채..
오직 내 다리힘으로만 산을 오르려고 했던게 큰 실수였었다..
다리만으로 걷다보니 피로가 다리에 집중되고..
더 체력 저하가 빨리 되었던 것 같다..;
아무리 체력에 자신이 있다 하더라도 등산폴은 꼭 챙기고..
무리하지 않는 일정이 좋을 듯 하다.
2. 지나친 욕심..
- 난 처음부터 욕심이 지나쳤던 것 같다..
'난 무조건 우후루봉 정상에 가야되..'
출발 전부터 오늘의 목표치 보다는 최종 목적지인 정상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었다..
오히려 욕심없이
'난 키보까지만 가도 만족해..' 라고 말한 팀원이
고산병 없이 더 잘 올라갔었다..
등산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게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이다..
최종 목적지보다는 하루하루 목적지에 충실한 페이스 조절이 중요하다.
3. 급한 성격..
산을 오르기 시작하자마자 가이드가
뽈레뽈레(Polepole)라며 천천히 가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오리지널 경상도 남자의 성격인 난..
첫쨋날 둘째날을 동네 안방 뛰어다니듯 미친듯이 올라갔다..
결국 그 다음날 부터는 앓는 소리를 하는 신세가 되었지만..;;;
몸도 고산에.. 저산소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갑자기 환경이 바뀌면 그만큼 적응하기 힘들고..
또 고산병도 빨리오게 된다.
그렇기에 천천히 올라가면서 몸을 적응 시키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4. 물을 적게 마시는 귀차니즘..
내 배낭에는 물통 꽂이가 없었다..
그래서 난 1.5리터 짜리 물병을 내 가방안에 넣고 다녀야 했고..
물 한모금을 마시기 위해 제자리에 서서 가방을 벗고 지퍼를 열어
물통을 꺼내야하는 여러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게 귀찮았는지.. 물을 마시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땀까지 뻘뻘흘리며 오른 등산에 알게 모르게 약간의 탈수도 있었던 것같다..
가이드가 말하길 하루에 물 3리터씩은 마시라고 한다..
수분은 혈액순환을 돕고, 혈액 순환이 잘되어야 온몸에 산소 공급이 잘 된다.
정말 일리있는 말이었다..;
물병을 꺼내기 싫어서.. 화장실 가기가 싫어서..
이런 핑계로 물을 적게 마시지 말고..
생명수를 꼬박꼬박 잘 마셔서 고산병을 예방해야 한다.
5. 평소와 같은 호흡량..
- 담배도 안피고.. 마라톤도 했으니..
폐활량에는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호흡에는 신경을 안쓰고 있었는데..
고산에서 10걸음만 가도 100m달리기를 한 것 처럼 숨을 허덕이고 나서야..
아.. 숨고르기가 필요하구나.. 라고 느꼈다..
고산지대에서 산소가 부족해서 일어나는 고산병이므로..
평소보다 더 많은 산소 공급이 필요하다..
쉴 때에도 심호흡을 깊게 하고..
의식적으로라도 호흡을 평소보다 많이 하는 것이 좋다.
몇개 없지만.. 그래도 나도 잘한 것도 있다..
산에서 침을 뱉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경험 있으려나?;;
산을 차를 타고 급하게 내려오면 귀가 멍멍해지는 느낌..
비행기를 타고 착륙을 할 때 귀가 멍멍해지는 느낌..
그럴때 침을 삼키게 되면 그 멍멍함이 가신다..
이유가 침을 삼킴으로 해서 외부 기압과 몸속의 압력이 조절되어
압력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산에서도 침을 뱉지말고 삼켜서 몸을 적응 시키는 것이 좋다..
또 즐기면서 산을 올라가야 한다..
등산은 무거운 짐을 지고 올라가는 힘겨운 걸음이 아니라..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스포츠이다..
주변 환경을 보고 호기심을 갖는다거나..
지나가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얘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즐겨야
힘든 고통도 잊고 고산병도 적어질 수 있다..
고산병이 심해지면 그 처방은 오직 하나..
등산을 중단하고 산을 내려가야 하는 것이다.
50m만 내려와도 고산병은 거짓말 같이 사라지고..
거기서 다시 몸을 적응시켜
천천히 다시올라오는 것이 좋다..
정말 응급할 때는 간이용 산소통(스프레이식)을 이용해
몸속에 혈중 산소 포화도를 올리는 것이 좋다.
두통이 온다고 해서 아스피린이나 두통약을 먹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진통 역할일 뿐..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는다..
몸은 무리라고 신호를 보냈지만..
억지로 계속 올라간 탓일까?
산을 내려와서도 고산병 후유증은 심했었다..
내려와 3일간은 지독한 두통과 멀미하는 듯한 현상을 느꼈고..
일주일동안 자고 일어나면 손발이 절이고 온몸에 힘이 없음을 느꼈다..
그 당시에는 정말 걱정이 컸다..
'나 이러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거 아닌가?'
'자다가 갑자기 돌연사 하면 어쩌지?'
하면서 조마조마하며 보낸 하루하루였다..
돌아온지 2주가 지난 지금..
산을 오르기 전과 별 다를것 없는 컨디션에..
완전 회복했다고 할 만큼 건강하다..
게다가.. 지독한 고산병의 고통은 잊은채..
다음은 안나푸르나로 갈지..
에베레스트로 갈지..
즐거운 계획을 세우며 고민하고 있는 나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죽을것 같은 고통에서 무사히 살아온게 다행이라 여기고 있고..
지금 이렇게 건강히 있을 수 있는 것이..
죽음에서 구원받아 살아 돌아 왔다는 생각이 느껴진다..
그만큼 지독했고.. 무서웠기에..
다음부터는 고산병에 조심해서 잘 올라가야겠다.. ㅋㅋ
다들.. 고산 갈때는 잘 알아보시고 고산병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