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v.daum.net/v/20240407110010109
// 한국사회가 4·10 총선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 남북관계도 변화를 향해 달음박질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일관되게 외치는 것은 남한과의 결별이다. 보수 정권 시기 반복된 일시적 단절이 아니다. 한국 정부가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한반도 질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밝힌 ‘적대적 두 국가’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겨졌던 ‘선결 조건’을 해결하는 중이다. ‘한민족’, ‘평화통일’이라는 뿌리 깊은 인식의 삭제다. //
// 이제 북한은 한반도 내 두 국가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가장 상징적인 걸림돌도 치울 모양새다. (중략)
이른바 ‘남북기본합의서(1991)’의 폐기다. 지난 3월 28일 통일부는 “북한이 제14기 최고인민회의를 추가로 개최하고 헌법 개정뿐 아니라 남북기본합의서를 폐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은 논리적 일관성을 갖는다. 민족 부정→평화통일 포기→두 국가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순차적 움직임이다. 그렇다면, 궁금한 것은 그다음 상황이다. 두 국가 체제의 한반도는 과거와 무엇이 다른가이다. //
// 한반도 내 두 국가 체제로의 전환은 무력 충돌 가능성 측면에서도 종전과 다른 상황을 만든다. 북한이 추진하는 ‘통일 조항 삭제’ 작업을 꼼꼼히 살펴보면 특징이 있다. 일관되게 평화통일 원칙만 삭제하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말해 온 대남 적화통일 노선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평화통일, 또 다른 하나는 전쟁에 의한 통일이다”라며 “이중 김정은이 포기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을 전제로 한 평화통일이지 유사시 전쟁을 통한 통일까지 포기하겠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혼동하는 것이 지금 북한이 말하는 두 국가론이 평화적인 질서하의 두 국가를 의미하는 줄 아는데 전쟁관계의 두 국가다”라고 덧붙였다. 통일부 당국자 역시 “김 위원장의 언급을 볼 때 헌법 개정은 통일 조항 삭제, 적대국 관계, 영토조항 추가 등이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무력통일 조항’이 추가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무력충돌 가능성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을 겨냥한 핵무기의 실질적 사용과도 관계된다. //
// 남북을 막론하고 통일에 관한 논의는 ‘외세 간섭 없는 평화통일’에 맞춰져 왔다. 크고 작은 분쟁 속에서도 남북 정권 어디도 이를 부정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 문제는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화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통일정책이 외교적·군사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북한이 배치한 무기들은 한반도 내의 억제력을 담보한다. 즉 유사시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미군을 포함한 각종 전략 자산을 핵무기로 억제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같은 민족에게 핵을 겨누는 행위가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지는 평화통일의 유훈을 어기는 것이 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북한은 민족 개념 탈피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홍 위원은 “북한이 한반도 문제에 관한 억제력을 갖기 위해서는 미국에 유사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어야 한다”라며 “북한으로선 한민족이라는 개념을 탈피하는 것이 한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라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역시 “민족적 특수관계를 탈피한 상태의 북한은 한국을 겨냥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한 셈”이라며 “전쟁 초반에 선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해 주도권을 잡겠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동족·민족 개념부터 없앨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 이는 다음 단계인 외교 협상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미 미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북핵 문제의 현실적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이 핵심이다. 조 위원은 “바이든이든 트럼프든 미국은 북한과 핵 문제와 관련한 협상을 할 생각이 있다고 봐야 한다”라며 “이미 유럽, 중동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에 북핵은 반드시 관리해야 할 현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기조가 한국 정부의 ‘비핵화’ 원칙과 전면 배치된다는 점이다. 홍 위원은 “북한으로서는 핵보유국 승인과 군축협상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 비핵화를 주장하는 한국이 걸림돌일 수밖에 없다”며 “결국 통일을 포기하고 적대 국가 관계로 전환해 한국을 당사국에서 배제해 버리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양 교수는 “이대로 가면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국이 패싱(무시)되고, 미국과 북한의 협상 결과에 우리 운명을 맡기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남북관계의 전환은 북한의 외교적 무대를 넓힌다기보다 한국의 개입 가능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의미다. //
// ‘그렇게 보이는 것’과 ‘그런 것’은 유사해 보이지만 큰 차이가 있다. 한반도 내 두 국가 체제의 확립은 기존 남북관계와 유사해 보이지만 분명 다른 차원의 문제다. 전문가들 역시 현재 상황에 대해서만큼은 “남북관계가 지금까지는 없던, 처음 보는 상황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 맞다”고 입을 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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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이런 것 같습니다.
김정은 정권의 입장에서도 남한을 향해 핵위협 내지 핵공격을 가하는 행위는 같은 민족에게 칼을 들이미는 모순적인 동족상잔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나봅니다. 그래서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는 대신 남한을 같은 민족에서 빼버리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북한의 선택이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을 지향하게 된 미국의 북핵 접근법(** 바이든 행정부가 실제로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하였는지 여부는 추적조사를 요함)과 맞물리며,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남한의 역할이 축소되고 배제될 것이란게 이 기사의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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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 이 기사는 절반의 사실과 절반의 해석이 섞여있는듯 합니다.
일단 김정은 정권의 '적대적 두 국가' 전환이 실제로 일어났으며 이러한 전환은 지금까지 한반도 역사에 없었던 일이라는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여지껏 남북이 동족이라는 "특수성"을 부정하는 역대 남북한 정권은 없어왔으니까요.
그러나 이 사실이 정확히 구체적으로 어떻게 번역될 수 있느냐는 여전히 논쟁의 지점에 놓여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본문의 내용 자체로 따지자면, 1) 미국의 북핵 접근법은 정말 '비핵화'가 아니라 '핵 군축'으로 전환되었는가? 2) 그렇다 하더라도 실제로 남한의 역할이 배제되거나 축소되어질 것인가? 라는 지점들은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아있습니다.
1)의 의문점은 미 백악관과 국무부 Press Briefing 그리고 미 의회 청문회들에서의 중요발언들을 추적조사 할 필요가 있고, 2)의 의문점은 아무리 북한과 미국이 본문이 주장하는 대로 남한을 배제하는 경향을 보인다하여도 남한 집권세력의 행동와 선택에 따라 좌우될 수 있는 구석이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의 전환은 북한의 외교적 무대를 넓힌다기보다 한국의 개입 가능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이 기사의 경고는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기록해두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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