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샤워를 하여야 하다니
집밖에 나서기 무서운 세상입니다.
차가 무섭고, 사람이 무섭고.
그러나 집안에 있기도 무서운 세상입니다.
집안에서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더위가 한창인 8월 13일 밤입니다. 일요일이었던 그 날에 아내는 저녁으로 국수를 말아서 식구를 먹였습니다.
우리 집은 전기 요금을 아껴 보려고 금년 여름에 단 한 번도 에어컨을 켜본 일이 없었습니다.
열대야의 밤인데다가 국수를 말아 주려면 가스레인지 불 앞에서 일을 했던 아내는 땀으로 멱을 감았습니다.
샤워를 하러 욕실에 아내가 들어갔는데 잠시 후 비명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욕실에서 아내가 욕실 바닥 타일에 미끄러지고 만 것입니다.
바닥 타일이 물만 닿으면 마치 비누칠을 한 듯 미끄러워 가족들 모두 욕실에 들어갈 때는
" 조심, 조심해요. "
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더구나 교통사고 장애가 있는 아내가 욕실에 들어가면 늘 강조를 하는 참이었습니다. 더구나 얼마 전에도 미끄러지면서 엉덩방아를 쪄서 타박상으로 한 달여를 고생한 일도 있던 참입니다.
아내는 아파도 내색을 안하는 사람이나 몸에다 손 하나 못 대게 아프다고 합니다.
119를 부르고 근처의 강남 성모 병원의 응급실로 갔습니다.
왼쪽 다리의 고관절이 부러졌습니다.
아내의 고통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아이를 열 낳는 것 보다 더 아프다고 하였습니다.
다행히 월요일 오후에 인공관절 수술로 바꾸는 수술을 했습니다.
아내가 입원을 하였던 2주일 동안 밤에는 큰 처형이 아내의 수발들 들고, 저는 밤 10시까지 아내를 지키고, 집에서 눈을 붙이고 아침 6시면 아내에게 와서 간병을 했습니다.
온 집안이 풍비박산이 되어버렸습니다.
저의 아파트는 세상에서 난다 뛴다하는 이름난 건설회사가 재건축한 아파트이나 실제로 이렇게 들여다보면 목숨마저 담보로 해서 살아야하는 엉터리 공사가 있습니다.
딸아이가 그 회사의 AS에 신고를 했던가 봅니다.
8월16일에 현장의 하자 처리 담당자가 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 사고를 겪으셨다니 유감입니다. 욕실 바닥 타일로 그러셨으니 다른 타일로 다시 시공을 하여드리겠습니다. "
이 정도로 생각하여 주는 회사가 고마웠습니다.
그러나 병실까지 찾아온 지역 하자 담당 대리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 유감스럽지만 이 일로 우리는 다른 보상을 하여드릴 수 없습니다. 사용자의 잘못이기 때문에 일체의 보상은 할 수 없습니다. "
그래서 제가 말을 했습니다.
" 사용자 잘못이라니 그러면 사용자가 욕실을 사용할 때는 서서 하지 말고 입구에서부터 엉덩이를 대고 앉아서 들어가서 좌식으로 하란 말이요?"
서로 설왕설래를 하다가 우리 집에 와서 실제로 욕실 바닥 타일이 얼마나 미끄러운지 확인을 하라면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하게 하여야 할 거요. 무심코 맨발로 욕실로 들어갔다가는 뒤로 나가자빠지면서 중상 아니면 사망할 것이니. 헬멧을 쓰고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와야 될 거요."
아내는 27일에 퇴원을 하였습니다.
보조기를 가지고 겨우 섭니다. 집안의 대소사를 다 처리하던 아내는 꼼짝을 못합니다. 제가 24시간 간병원입니다.
한 석 달 후 인공 관절에 관절막이 생겨야 보행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워낙 장애 등급이 2급이었던 아내인지라 성한 사람 보다 더 어렵습니다.
고관절 수술을 하면 평생 양반 다리로 앉으면 안된다고 합니다. 인공 관절이 다시 빠질 수 있답니다. 그러니 집이나 음식점에 가서 남들처럼 편하게 앉을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병원까지 찾아 왔던 회사의 직원이 우리 아파트 하자 담당 직원과 함께 저의 집에 왔습니다.
맨발로 화장실 바닥 타일을 밟고 나와서 말합니다.
"워낙, 타일이라는 것이 이렇게 물이 닿으면 미끄럽게 되어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다른 곳도 이런 식으로 시공을 하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이 아파트에서는 욕실 타일이 미끄럽다는 말은 거의 들어 본 일이 없습니다."
또 이런 말도 합니다.
" 제가 집에 가서 집사람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이런 일이라고 말을 하지 않고
' 자기야, 욕실에서 샤워를 하다가 넘어지면 회사 책임이게, 아니면 사용자의 책임이게.'
' 그야. 잘못 사용한 사람 책임이지. ' 하고 말을 하더라고요. "
그래서 제가 그 말에 대하여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 물어 봅시다. 요즘 소니 배터리가 시끄러운데 소니 배터리를 장착한 노트북을 사용 중에 노트북이 폭발 하였다면 소니 잘못이요. 사용자 잘못이요. 또 하나 예를 듭시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백화점을 이용한 고객이 사용 잘못이요. 백화점의 잘못이요. 보시오. 나도 건설 회사 밥을 30여 년 먹은 사람이오. 물 일 많고 비누질 많은 욕실 타일은 상식적으로도 미끄럼 방지 타일로 시공을 하는 것이 건설회사 상식이요. 더구나 당신이 있는 회사는 일등회사에서 더욱 더 그렇소. 회사 밥을 먹는 것은 고객이 있기 때문이오. 이 일을 당신의 부인이 다쳤다고 생각하여 판단하시오 "
" 그런 경우와 다르지요. 이번 일은 개인적으로 유감이나 회사 입장에서는 다른 처리가 불가합니다. "
목구멍이 포도청인 회사 직원은 제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립니다.
이런 사고는 제 아내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다른 집에서도 있을 수 있는 사고입니다. 그렇다면 건설 회사는 처음부터 욕실 바닥 타일을 미끄럼 방지 타일을 깔아야 할 것입니다.
요즘 건설회사가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중 일부는 미끄럼 방지 타일로 깔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사는 아파트의 건설사 직원에게 9월 1일까지 피해자가 이해할 수 있는 보상안을 제시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도 했습니다.
" 우리 집 타일이 미끄럽다고 다른 타일로 바꿔 준다면 우리 집만 해주어서는 안 될 것이요. 그리고 이 아파트만 해주어서도 안 될 것이요. 회사가 시공을 한 모든 아파트에 다 적용을 하여야 할 것이요. "
건설사 직원이 갔습니다. 나중에 무슨 말을 할 지 모르겠습니다. 건너서 들리는 이야기로는 회사가 다치지 않게 법무 팀으로 법적 의견을 자문 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라고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아파트 동 대표와 관리 사무소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입주자 대표 회의에 욕실 바닥 타일의 문제에 대하여 의제로 올리고 시공사에게 재시공을 요구하는 안을 올리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게시판에 욕실 타일로 위험을 느꼈거나 다친 사람이 더 없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관리 사무소장과 협의를 했습니다.
제 경우에 보상이 되는 지 여부를 소비자 보호원에 질의를 해놓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 아파트에 들어온 친지들에게 욕실 타일이 얼마나 미끄러운가 물어보면 저마다 위험해서 자비를 들여서 공사를 새로 했다거나 미끄럼 방지 테프를 붙였다고 합니다.
그것은 입주자들이 해야 될 일이 아닙니다.
잘못 시공을 한 건설회사의 책임입니다. 제조물 책임법에서는 피해나 위험을 막을 수 없는 물건을 만들었을 때는 만든 사람이 피해보상을 하게 되어있습니다.
잠자는 권리는 보호 받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 중에서 아파트 욕실 바닥 타일로 문제가 있는 분들은 입주자 공동 명의로 당당하게 고쳐 줄 것을 요구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집안에서 날벼락을 맞는 일 없이 집안이 스위트 홈이 될 것입니다.
아내가 저를 부릅니다.
화장실에 간다고 합니다.
아내는 남의 도움 없이 거동이 힘듭니다.
이런 일을 여러분들이 당해서야 되겠습니까.
전전긍긍 아파트에서 살아서 안 됩니다.
일파만파로 소비자의 당당한 의견이 파급되어 건설사는 똑 바른 공사를 하고, 주민들은 진정한 스위트 홈에서 살아야 할 것입니다.
첫댓글 욕조 바닥과 욕실 바닥 발 딛는 곳에 Nonslip을 사다 붙여야 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