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6.
뉴스를 멀리하고 이 채널 저 채널을 돌리다가
채널A에서 Mc 배성재 실장과 배우 한가인이 진행하는
'영웅을 기억하는 나라 코끼리 사진관'이라는 프로를
본다.
내용은 사진관이라는 따뜻한 공간에서 제복을 입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이 시대 영웅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프로이다.
자신의 안위는 도외시하고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제복 근무자 영웅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숭고한 영웅들의 빛나는 모습을 카메라로 담는 프로를
보며 진한 감동과 어느 장면에서는 눈시울이 뜨거워져
눈을 감기도 했다.
화마 속에 자신을 던져 국민을 구하는 이성촌 소방관,
과학수사의 개척자인 경찰관,
아덴만 여명작전을 승리로 이끈 전설의 사나이,
나이 29살에 비상탈출을 하지 않고 순직을 택한 심정민
전투기 조종사의 마지막 목소리에 나는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이어지는 베테랑 형사인 김윤석 경찰관,
개인적으로 인연이 많았던 헬리본 소속인지는 모르겠지만
8,900시간의 비행기록을 가진 김남국 육군 헬기 조종사와
이정렬 조종사,
군의관 김정길 대령의 흙 묻은 전투화,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의 류수은 상사와 김영선 사무관,
내전으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수단에서 우리 국민 163명과
일본, 싱가포르 사람 57명을 구출한 박성태 소령과
박 xx 공군 공정통제사의 긴박했던 순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메말랐던 내 가슴은 오랜만에 감동으로 꽉 찬다.
< 한강에서 보는 예봉산과 검단산 >
Tv나 신문을 펼치면 좋은 소식은 없고, 나쁜 소식만 보도
되는 대한민국,
범죄자와 수많은 범죄 혐의자가 국회의원이 되는 현실을
보고 눈과 귀와 입을 닫은 지 두 달이 다돼간다.
이 나라에는 '코끼리 사진관'에 등장하는 영웅들 외엔
진정한 영웅과 성현이 없는 걸까.
나의 가치기준에 의하면 국회와 행정부, 사법부에는
간신들이 들끓고 충신은 보이지 않는다.
능력도 안되면서 대통령을 보필하며 어려움에 빠트리는
오군(誤君),
자기 이익만 취하려 대통령을 옭아 넣은 기군(欺君),
대통령을 무시하는 수많은 무군(無君)이 판치고,
대통령 마음속의 그릇됨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격군(格君),
즉 대인은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으니 참으로 피곤하다.
중국에는 지성(至聖)인 공자를 비롯하여,
아성(亞聖) 맹자, 사성(史聖) 사마천, 서성(書聖) 왕희지,
시성(詩聖) 두보 등 수많은 성현(聖賢)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성현(聖賢)이라는 호칭을 받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안타깝다.
내가 역사공부를 게을리한 거도 아닌데,
세종대왕을 성군(聖君)으로, 이순신 장군을 성웅(聖雄)으로
호칭한다는 거 외에
이이(李珥), 이황(李滉), 조헌(趙憲), 설총(薛聰) 정도밖에
기억이 나지 않으니 말이다.
따라서 사기꾼, 범죄꾼들이 영웅을 가장하고 국민과
국가를 위한다고 날뛰는 작금(昨今)의 상황에서 나는
난세를 평정해 줄 진정한 영웅을 기다린다.
가짜 영웅들, 범죄자들의 헛된 욕망과 백일몽이 난무하는
나라에서 진짜 영웅을 기다리는 나의 꿈은 헛된 비원
(悲願)으로 끝날 수 있겠지만,
오늘도 내일도 소설가
'너새니얼 호손'이 그려낸 '큰 바위 얼굴'을 기다리겠다.
2024. 5. 16.
석천 흥만 졸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