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전단상(米田斷想)/광락회 2024.11.21
오늘은 전 직장 엘지애드 퇴임 임원모임인 광락회(廣樂會) 송년모임날이다. 일찌감치 모임 공지를 해 준 탓에 무조건 참석 통보를 했다. 필자는 엘지애드의 전신인 희성산업 시절 광고업무의 AE(Account Executive)로서 기획과장,기획부장을 거쳤으니 광고업무 종사자였음은 틀림없다. 희성산업 발족 후에는 관리담당 임원(인사,총무,재경 등)을 담당했는데, 실제 광고 실무를 거친 관리담당이라며 그렇지 않은 관리담당과는 다르다고 스스로 자부심을 가졌었다. 오늘 송년모임에는 이 모임의 가장 어른이신 K고문님이 아흔을 넘긴 연세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참석하셨다. 아마도 이분이 계셔서 이 모임도 이어나가지 않나 싶다. 그리고 나보다 연배가 몇 년 선배이신 분이 건강이 안좋아 병원에 계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다 보니 내 나이로 따져보니 두 번째의 연장자라 속으로 깜짝 놀랐다. 세월은 누구나 공평하다고 하니 나만 세월의 계산 키를 누른 건 아닐꺼고 -- 오랜만에 보는지라 건강 얘기가 대부분이다. 나 보고는 살이 많이 쪘다고들 한다. 하기야 옛날에는 살찌는 게 소원이었는데 지금은 의사의 조언은 무조건 체중 감량이다. 누가 나보고 묻는다. 요즘도 산에 많이 다니시느냐고--무심코 내 대답. 많이 못가고 한 달에 세 번 정도 랬더니 모두가 크게 웃는다. 왜 웃나 했더니 그 나이에 월 3회 등산이 적은 횟수냐는 의미겠지? 등산 이라기보다는 동네 산 산책이라며 변명에 급급. 무릎 수술을 강권한 의사 말을 안 듣고 그나마 이 정도로 걷는데 지장 없고, 몇 번씩 산행도 하는 것에 만족하고 큰 복이라고 생각된다. 마지막 전철에서 헤어진 후배는 내가 현직 때 나의 조직 산하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었는데 그 뒤 대학교 교수로 가서 13년간 재직을 마치고 금년 8월에 정년퇴직 했단다. 나와 얘기를 하자니 경로석에 앉았는데 이제 갓 지공거사가 된지라 경로석에 앉기가 무척 어색한 모양이다. 내 막내 처남과 대학 친구사이라 이런 저런 안부도 묻고-- 나는 또 내 책을 만들게 해준 후배 얘기며 퇴직 후 건강관리에 관한 참고 될 얘기도 해 주었다. 청년 같던 후배가 이제 정년 퇴임교수라니--더더욱 세월의 빠름과 무상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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