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포의 새벽 편지-984
반야심경085
동봉
반야심경 쉬어가기-09
판소리 대본
부처님 생애, 붓다여! 붓다여!
대본 東峰스님
01. 도솔내의상兜率來儀像
아니리 : 저 때에 호명보살이 도솔천 내원궁에서 사바세계 인연처를 가만히 살펴보니
중모리 : 수미산을 중심으로 동쪽의 승신주는 신장이 열 두 자에 수명은 이백 오십이요, 서쪽의 우화주는 신장이 스물 네 자에 수명은 오백세며 북쪽의 구로주는 신장이 마흔 여덟 자에 수명은 천년이라. 또 헌 군데 살펴보매 남쪽의 섬부주로 신장은 여섯 자에 수명은 백세이니 그곳 중생이 진실로 불쌍허여 인연처가 분명허다 남쪽의 섬부주를 다시 은근히 살펴보는디, 해동의 조선땅은 나라는 작으오나 백두산을 중심으로 북으로는 만주벌 요동벌이 멍석처럼 주르르르 펼쳐 있고, 남으로는 반도인디 묘향산 금강산과 설악 태백 지리산으로 저 - 한라산에 이르도록 불끈불끈 솟아있어 웅크린 범일러라. 골골이 냇물이요 버덩마다 장류수라 기맥이 이러하니 분명코 여기로구나! 호명보살이 역사를 더듬고는 어허! 좋기는 장히 좋다마는 지금 이땐 아니로다. 어찌하여 이때가 아닌고 허니, 과거세의 여섯 부처 조선 땅에 나리셨고 도리천궁 제석천의 환웅태자 영을 받아 단군천손 낳으시고 지덕겸비 단군왕검 천시를 여신지가 우금 일천칠백년이 되었구나. 지세와 역사가 이러헌디 인심 또한 농후허여 높은 담장 필요없고 너 내 것이 따로 없어 우선은 인연처가 아니로다.
아니리 : 이리 한참을 살펴보다가 딱 눈이 맞는 곳이 있었으니
중모리 : 인도의 동북방에 작은 나라 있었으니 이름은 가비라요 국왕은 정반으로 감자왕의 후손이며 왕후는 마야로다. 주변으 나라를 볼작시면 마가다 코살라 반사국 아반티와 카시국 코삼비 마투라 간다라 등 크고 작은 나라들이 십륙대국으로 벌려 있고, 석가족 말라족 바찌족 리차비족 팔만사천 부족들이 바둑판에 돌 놓이듯 질서없이 모였는디 바라문 찰제리 폐사 수다라와 불가촉천민의 계급제도 뚜렸하며 구십육종 외도들의 허고많은 사상들이 우후죽순이라 서로가 영토분쟁 편할 날이 전혀 없이 날만 새면 으르렁이요 달만 뜨면 호시탐탐이니 지옥 극락 헌데 엉켜 지척을 분간키가 어렵구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반왕과 마야부인 아직꺼정 세자 없어 눈물로 지새이니 저들 몸을 의탁하여 인간하생 하리로다.
02. 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
자진모리 : 도솔천 내원궁의 미래부처 호명보살 부처 근기 이미 익고 인연처를 바로 찾자 육아백상 코끼리 등에 서부렁섭쩍 뛰어 올라 마야태중에 드는구나. 정반왕궁 마야부인 춘곤증을 못이기여 잠시 졸음 청하올 적 꿈인지 생시인지 비몽사몽간에 육아백상 흰코끼리 붉은 해를 등에 얹고 품으로 달려드니 태몽이 분명허다. 그로부터 정반왕도 생기를 되찾았네. 어화둥둥 내사랑 어화둥둥 우리사랑 이리보아도 우리 마야 저리보아도 우리 정반 얼씨구나 절씨구 가비라국 경사로세. 현숙하온 마야부인 태교를 실천허니 어화 불자들아! 그녀으 거동을 들어보소. 맵고 시고 떫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일랑 드시지 아니하고 모난 음식 부스러기 일체 입에 대지 않고, 앉을 때는 한가운데 가장자리 취치 않고 비탈지고 울퉁불퉁 거친 자리 앉지 않고, 잠자리에 들 적에는 침상자리 올바른지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걸음거리 보폭 좁게 조심 조심 조심 조심. 대인접화 허올적엔 자비로운 그 미소를 얼굴에 잃지 않고, 베다성전 옆에 두고 시시때때 염송하고, 경쾌하고 부드럽고 좋은 음악 가려듣고, 한서질천 자나깨나 태아만을 생각허네.
아니리 : 이러구러 열 달이 가득차서 마야부인의 부른 배가 남산만이나 허였겄다. 정반왕께 아뢰기를해산일이 가까와오니 친정에 가서 낳으오리다. 허락하소서정반왕이 정색하며그 무슨 말씀이요. 나라 풍습도 그러하니 친정에 가서 아이를 낳는 것은 당연하지 않소이까. 염려 말고 다녀 오시구려이때 마야부인이 출산을 허기 위해 친정인 구리성으로 향하는디
중모리 : 비람동산 다다르니 기화요초 만발허고 벌 나비는 훠얼 훨 - 날아든다. 근심 걱정 없앤다는 무우수 꽃향기에 듬뿍 취한 마야부인 오른손을 살폿 들어 나뭇가지 잡는 순간 홀연 산기 느끼면서 우리본사 서가세존 우협탄생 허시었네. 이 때가 어느 땐고 갑인 사월 초파일로 우금 이천육백십육년이 되였어라. 태어난 그 자리에 꽃비가 흩날리고 하늘음악 장엄하니 성인 오심 완연허다. 하늘 선녀 목욕 준비 향탕수를 마련하고 연못아닌 비람동산 온갖 연꽃 피었으니 붉은 꽃 푸른 꽃과 노리고도 하얀 꽃이 아기부처 발 아래에 천지사방 피었도다. 아기부처 사방으로 일곱 걸음 걸으시며천상천하 유아독존사자후를 외치시니 이 말뜻이 무엇인고 성인 중의 성인이요 하늘 중의 하늘이라. 얼씨구나 절씨구 씨구씨구 어절씨구 오시었네 오시었네 삼계도사 우리 스승 부처님이 오시었네. 오시었네 오시었네 태란습화 사생자부 대보살이 오시었네. 경사로세 경사로세 육도중생 의지처니 참으로 경사로세. 어화 우리 불자님네 모두 함께 기뻐하세. 광명으로 복덕으로 아기부처 오셨네라 우리 모두 찬양하세. 연꽃이라 하는 것이 탁한 물에 피건마는 탁한 물 아니묻듯 오탁악세 사바세계 자비로 오셨으니 어화어화 불자님네 우리 모두 찬양하세.
03.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
아니리 : 갓 태어난 태자이름을 실달타라 하였으니 모든 것을 다 성취하라는 뜻이렸다. 헌디, 옛말에 호사다마라 좋은 일에는 마가 많이 끼는 법이라 허였거니와 산후조리가 부실허였던지 아기 낳은 칠일만에 마야부인이 그만 덜컥 세상을 떠나가니 생명있는 모든 중생 한 번은 가는 것이지만 어허! 이 무슨 시샘이란 말이더냐. 가비라국으 백성들과 정반왕궁은 온통 슬픔에 잠기고 마는구나. 그로부터 실달태자 파사파제부인 손에 양육되니 아무리 이모지만 계모임에 틀림없어 콩쥐가 따로 없고 장화홍련 따로 없다. 허나 워낙에 총명한 태자인지라 보고도 모르는 체 가슴 속에 묻어 두고 듣고도 못들은 체 바람결에 날려 보내니 느는 것은 우울과 사색이라. 태자 나이 점점 자라 학문을 연마할제 바라문의 베다학문 오의서와 예의범절 낱낱이 섭렵하고 구십육종 사상가인 제자백가 이론들을 빠짐없이 익힌 뒤에 병법으로 들어가서 말달려 활쏘기며 진지구축 전차몰이 신체단련 창검술 등을 낱낱이 익혔겄다. 허지만 제자백가와 온갖 병법을 다 익혀도 오롯이 남는 의문우리 모후 어디 계시며 도대체 인생이란 무엇인가?시위를 벗어난 화살마냥 세월이 흘러감에 태자 나이 열 아홉이라 부왕이신 정반왕께서 태자비를 물색헐제
진양 : 오천축 전역에서 최고 미인 뽑았으니 그녀 이름은 야수다라요 꽃다운 나이 십륙세라. 총명하고 상냥하고 예의범절 분명하여 아미를 살짝 들면 하강한 선녀인듯 눈부시고 황홀하여 마주보기 어려웁고 고운 자태 맑은 용모 요조숙녀 장히 좋다. 두 사람 마음 맞아 돌쩌귀 아귀맞듯 안고지고 사랑하기 한낮도 야밤인 듯 주야를 잊었구나. 그러구러 십년 세월이 얼른얼른 지나갈 적 야수다라 잉태하여 아들을 하나 낳았으니 이 분이 뉘시던가 부처님의 십대제자 밀행제일 라후라라.
아니리 : 하루는 실달태자 마음이 답답하고 심사가 울적하여 부왕의 허락 받아 시종 하나 대동하고 동문을 썩 나서니 노인이 있었겄다.
중모리 : 저 노인네 거동 보소! 허리는 꼬부라져 무릎은 어깨를 지나는데 지팡이를 짚었으니 다리가 셋일러라. 허연 머리 합죽이에 큰비 온 뒤 골 패이듯 깊은 주름 사이사이 검버섯은 어인 일고. 남문으로 나가노니 담장 아래 거적 깔고 병들어 신음하고, 서문 밖 썩 나서매 상두소리 구슬프다. 구중심처 실달태자 이런 광경 처음이라 시종다려 이르기를저것들이 다 무엇이더냐?시종이 흠칫하며 할 수 없이 답을 하되노인이요 병든이요 죽은이인 줄 아뢰오나도 저리 되겠느냐?생명을 가진 자는 피할 수 없는 줄 아뢰오가위에 눌린 가슴 천만근을 더했구나.아이고! 답답하여라! 얘, 다른 문으로 나가 보자!예이!북문 밖 썩 나서자 단정하고 기품있고 당당한 이 만났어라. 시종이 여짜오되불사의 도를 찾아 근심 걱정 생사윤회 뚜렷이 초월하온 출가수행자인가 하나이다.
04.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진양 : 라후라와 야수다라 곤히 잠든 모습 그윽히 바라보며 실달태자 하직인사를 허는구나.여보! 미안하오! 야수다라여! 미안하오!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같이 사자 하였으나 생사길이 예 있음에 내 갈길이 급하구려. 아들아! 내 아들아! 사랑하는 라후라야! 모후 없이 자란 내가 외어미 맡기려니 참으로 미안하구나. 그져 아무쪼록 티없이 자라거라. 다시 볼 날 있으리라.“
중모리 : 하직인사 하는 중으 첫새벽 닭이 홰를 치니 하마 이월 초여드레가 시작되였구나. 이 때으 실달태자 마부 차익 불러내어 애마를 대령하여 안장지우라 이른 뒤에 말안장에 덥썩 올라 살금살금 살금살금 성문 빠져 나오는디가자 가자 어여 가자! 어서 가자 바삐 가자! 삼계고해 갖은 욕망 끊기 위해 어여 가자! 팔만사천 번뇌적을 반야지혜으 보검으로 서부럭 선뜩 베어내고 생사윤회 없는 길로 애마야 어서가자. 과거세으 모든 부처 이 길로 가시었고 미래세의 부처님네도 이 길을 가시리니 나 또한 대장부라 부처의 길 가리로다.실달태자 태운 말이 성벽을 훌쩍 넘자 속삭이던 별빛마져 숨죽여 지켜보고 새봄을 준비허던 다람쥐 청살모 잔나비도 멈칫헌다. 동으로 말을 달려 구리족 너른 영토 한달음에 가로질러 남으로 내려가다 아노마강을 건넜구나.
아니리 : 옛말에 든 흔적은 없어도 난 흔적은 크다고 허였으니 태자 떠난 정반왕궁에 올 사람은 아니 오고 태자의 옷 한 벌과 소지품 싣고 마부와 애마만이 쓸쓸히 돌아오니 태자으 소식에 목을 빼던 야수다라는 혼절하였다 일어나서는 방바닥을 쥐어뜯고 자그마나 큰 가슴을 두 주먹으로 두드리며
진양 :아이구머니나! 그예 가셨군요! 지아비 있을 적엔 설산처럼 의지허여 마음이 편하기가 대지와 같았더니 나더러 어찌 살라 허시구 혼자서만 가오니까. 견우와 직녀는 오작교라도 있거니와 당신과 야수다라넌 무엇으로 이으오리. 무심하고 야속하오 실달다여! 야속하오 으흐흐흐흑! 어차피 떠날 양이면 귀띔이라도 주실 일이지. 어허! 당신 본디 이런 사람이었소? 아이구우! 여보! 여보! 여보!
05.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
아니리 : 한편, 실달다 대보살은 삼단같던 긴머리를 작두에 여물썰듯 싹뚝 자른 뒤에 일천 오백리 머너먼 길을 구도의 일념으로 걷고 걸어 히말라야 설산의 고행림에 들었겄다. 육사외도 여섯 명의 고행자를 차례로 벗을 삼아 그들으 경지를 터득한 뒤 물어 가로되고행의 목적이 무엇이오?하늘에 태어나기 위해서외다보살이 이 말을 듣고생천을 목적으로한 고행은 의미가 없다. 그것은 다만 육체를 괴롭힐 뿐이니 쾌락의 추구보다 나을 게 없으리라.허고 미련없이 곁을 떠나 다음으로 두 명의 명상가를 스승으로 모셨으니 아라람과 울두람이라. 이들의 최고 경지인 비상비비상처정도 수삼삭만에 터득하고 보니 그 역시 궁극은 아니었다. 보살이 생각하되이제 이 세상에 나의 스승이 될만한 이 없다. 나 자신을 스승삼아 깨달음을 이루리라.허고는 저 전정각산 중턱 한적한 곳에 터를 잡아 깨달음을 향한 일념으로 육년간을 고행허였겄다. 육년 자란 터럭 위는 새들의 보금자리 움푹 패인 눈자위는 깊이가 팔십리라 뱃가죽 등에 붙고 얼굴에는 거미줄 해골인 듯 빨래판인 듯 드러난 갈비뼈에 어허! 참으로 목불인견이로구나. 하루는 보살이 가만히 생각하되깨달음이란 중도를 택해야 하리라 고행만으로도 쾌락만으로도 깨달음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소위 고행만을 위한 고행은 그치리라.
진양 : 이리 비틀 저리 비실 술객인가 거지인가 전정각산을 내려간다.
06.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
아니리 : 흐르는 니련선하에 목욕을 마친 뒤 수자타녀 공양을 받고 기력을 되찾았다. 보리수 아래 금강보좌 길상초 듬뿍 깔고 결가부좌 맺고나니 섣달 초하루 신새벽이 되였구나. 보살이 결심허되도를 깨닫기 전에는 내 결단코 일어나지 않으리라.하루 가고 이틀 가고 사나흘 닷새 엿새 밤 떠난 그 자리엔 새벽이 자리하고 한낮을 언뜻 지나 땅거미 스며든다. 저때에 마왕 파순이 가만히 생각허니 보살이 도를 깨닫게 되면 마왕으 궁전이 깡그리 무너지게 되었더라 이에 보살의 성도를 방해할 양으로 가진 계책을 꾸미는디
중모리 : 마왕의 거동보소 마왕 파순의 거동을 보아라. 의관을 정제허고 점잔빼고 다가와서 갖가지로 회유를 헌다.당신도 참 어리석소 좋은 옷 좋은 음식 부귀공명 마다허고 우짤려고 그 고생을 짐짓 사서 허려 하오마왕아 파순아! 너의 속셈 내가 안다. 너의 짓이 구름이면 내 마음은 하늘이요 너의 속셈 계란이면 내 결심 바위이며 너의 방해 티끌이면 이내 또한 수미산이라.마왕이 할 수 없이 미인계로 공격하니 큰딸 이름 욕염이요 능열인이 지차이며 가애락은 막내로서 다시 없는 절세가인 세상 미녀 아닌 데다 잠자리 날개인가 물항라 비단인가 비칠 듯 안보이고 안뵈듯 비치는디 가슴 따로 허리 따로 엉덩이 따로 춤을 춘다. 악마 속셈 아는 보살 점잖게 호령하되마녀야! 썩 물러가거라!
아니리 : 마왕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보살을 공격하는데 이러허였겄다.
중중모리 : 마왕 파순 명령따라 온갖 마군 모여든다. 어떤 놈은 창을 쥐고 어떤 놈 칼을 들고 어떤 놈은 삼지창에 어떤 놈은 금방망이 말채찍 쇠사슬과 톱 들고 도끼 든 놈, 돼지 나귀 말대가리 낙타 들소 낮짝이며 족제비 몸집에다 코끼리 다리인 놈 한 몸뚱이 여러 머리 배불뚝이 키다리며 외눈박이 되빡이마 흡혈귀 이빨이며 호랑이 가죽옷에 입에서 불 뿜는 놈 독사허물 목에 걸고 왕방울눈 번뜩이며 방앗간에 참새꾀듯 보살에게 달려든다. 보살이 꾸짖어 왈나는 이미 선과 악의 두 극단을 여의였으며 사랑도 미움도 떠났도다. 내 너희의 본체를 알거니 더 이상 너희 스스로를 수고롭히지 말라봄바람을 가름인가 하늘에 침 뱉긴가 깊은 골의 메아린가 보살마음 부동이라 날아드는 화살들은 무지개 수를 놓고 잡은 병기 던진 창은 봉황되어 춤을 추고 후려치던 번개 천둥 하늘음악 대신하고 쏟아지던 우박들은 연꽃으로 피어나고 하늘로 솟았는가 땅 밑으로 꺼졌는가 협박하던 마군들은 흔적없이 사라진다.
아니리 : 신새벽의 샛별을 바라보는 순간, 번쩍! 우르르르르 꽝! 이게 무슨 광경인고 허니 취모리 보검으로 무명업식의 싹을 싹뚝 자르는 모습이며 마왕의 궁전이 와그르르르 무너지고 대보살이 부처님으로 거듭 태어나는 소리이니 부처님의 나이 서른 다섯 되던 섣달 초여드레였다.
중모리 :얼씨구나 절씨구 이리도 좋단말가 얼씨구나 저절씨구 저리도 좋단말가! 설산을 번쩍들어 방외로 던져볼까 도도한 항하수로 조어채찍 삼어볼까. 삼천세계 너른 우주 한 손으로 걷어 내고 무시무종 항사겁을 또 한 손에 거머쥘까 삼계육도 중생계에 마니보주 나눠주고 과현미래 불국토에 심외무법 알려볼까되셨구나 되셨어 부처님 되시었네! 열렸구나 열렸어 불국토가 열리었네!
07. 녹원전법상鹿苑傳法相
아니리 : 깨달음의 기쁨을 고이 간직한 채 열반에 들까 허시던 부처님께선 중생을 교화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마가다국 불타가야를 출발 육백리 머너먼 길을 열 이틀간 걷고 걸어 바라나의 녹야원에 당도하셨다. 일찌기 대보살을 모시고 설산에서 고행하다가 보살이 수자타녀에게 유미죽 받아 드심을 보고 타락하였다 허여 버리고 떠났던 다섯 명의 비구가 거기에 있었으니 모두가 부처님의 인척으로 그들의 이름은 교진여 액비 발제 십력가섭 마남구리였겄다. 부처님을 보자마자 저들끼리 수작을 헌다.타락한 수행자니 아는 체 하지 마세그리 합세약속 어겨 맞이허면 무슨 벌칙 정해 볼까군밤이 어떠헐지그거 좋지
중모리 : 오비구의 거동보소 다섯 비구의 거동을 보아라. 서가세존 부처님 가까이 다가오자 금새 약속 잊었는가 자리 털고 일어서서 두 손모아 합장하고 쭈르르르 달려나가 가사 발우 받는 비구 보리수 금강보좌 길상초 까는 비구 선수 놓친 한 비구는 손씻을 물 길어오고 한 비구는 풀잎 묶어 주변을 청소하고 또한비구 들꽃 꺾어 무릎꿇고 공양을 헌다. 그때에 서가세존 보좌 위에 선뜻 올라 자비광명 놓으시고 금구성언 열으시니 칠년대한 가문날에 단비를 내림인가 구년지수 장마 끝에 밝은 해 비침인가 이역만리 타국에서 온갖 고초 겪는 중에 고향의 까막 까치 홀연히 만남인가 육칠십 늙은 과부 외자식 잃은 줄로 눈물 뿌려 지새다가 생존 소식 접했는가 사나흘 굶주린이 만반진수 이 아닌가 모랫바람 너른 사막 맑은 샘이 분명허다. 필두로 야사장자 그의 아들 오십인과 사리불 목건련의 이백제자 다음이고 삼형제 삼가섭과 천명대중 교화하니 일천이백 오십명의 상수제자 어엿허다. 그 중의 십대제자 어떠한 분이던가 지혜제일 사리불과 신통제일 목건련과 두타제일 대가섭과 천안제일 아나율과 해공제일 수보리와 설법제일 부루나와 논의제일 가전연과 지계제일 우바리와 밀행제일 라후라와 다문제일 아난타라 법고소리 두웅둥! 뛰는 즘생 제도되고 목어소리 따르륵따륵! 비늘즘생 교화되고 운판소리 데엥뎅! 깃털즘생이 마음을 열고 범종소리 꾸웅꿍! 지옥마져 사라졌다. 밤하늘 수를 놓는 별들의 화음으로 진리의 수레바퀴 영원히 굴러간다. 밤하늘 수를 놓는 별들의 화음으로 진리의 수레바퀴 영원히 굴러간다. 밤하늘 수를 놓는 별들의 화음으로 진리의 수레바퀴 영원히 굴러간다.
08.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
아니리 : 항아리 속의 막걸리 익어가듯 중생들의 근기는 서서히 익어가고 때가 되었음을 아신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을 이끌고 구시라성으로 향하셨다. 두 그루의 사라수가 쌍으로 서있는 곳에 이르러 제자에게 자리를 마련하게 하시고 마지막으로 유언허시되
중모리 :보라! 저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보이느냐. 물 오르고 꽃 피고 잎 피우고 비바람 몰아치고 뙤약볕 천둥 번개 시련으로 무성하고 단풍에 낙엽지고 앙상한 가지 위에 눈보라 사나웁고 또다시 물오르고.....비구들이여!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 고기를 낚은 뒤엔 통발을 잊고 호수를 건넌 후 뗏목은 두고 가듯 옛부처 남기신 법 오롯이 전해받아 너희에게 전하노라닭기똥 굵은 눈물 제자들 울먹이며만경창파 거센 파도 돛대 우지끈 부러지고 삿대 철부럭 놓쳤으니 무엇을 의지하리 대스승 가시옴이 이다지도 속하온가 삼계도사 사생자부 부처님 가시다니 어미 잃고 방황하는 어린 사자 어이하리마지막 남긴 말씀스스로를 등불삼아 그 자성을 밝히우고 진리를 등불삼아 중생계를 비추어라 이제 여래가 반열반에 들려하니 더 이상 슬퍼하지 말라제자들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데 쉬는 듯 잠자는 듯 대열반에 드셨으니 이월의 보름날로 세수가 여든이라. 두 그루 사라수도 슬픔을 못이기여 학인듯 고니인듯 소복을 입었으며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나는 새 닫는 짐승 물고기도 슬피 울고 구름도 울고 가고 바람도 울고 가고 해와 달 흘린 눈물 타는 노을 꺼져가네
아니리 : 이리 한참 슬피 울적 한 파수가 지나갔겄다. 변방에서 전법하던 대가섭이 늦게 도착하여 무릎 꿇고 두 손으로 부처님의 관곽을 부여잡고부처님 정말 가셨나이까. 영원한 이별이옵니까. 아직도 못다허신 교화 중생이 무량하온데 그들 남겨 두고 그냥 가셨나이까.그때 부처님이 관 밖으로 두 발 내어 보이시니 천폭의 연화문에 법륜이 뚜렷허였겄다.
엇중모리 : 보이는 모습으로 여래를 판단하고 들리는 음성으로 여래를 구한다면 나무를 사랑하여 물고기 구함이요 잔나비 연못에서 둥근 달 건짐이라. 가신 자 누구이며 남은 자 누구인가 다비장 타는 불꽃 부처 모습 완연허다. 더질더질.
1992. 9. 25
서울 남현동 원각사에서 쓰다
-----♡-----
http://www.buddhasite.net/dharmadhatu/bang.php?table=study_nalanda&query=view&l=1346&p=1&go=0&from=search&WHERE=subject&keyword=%EB%B6%93%EB%8B%A4%EC%97%AC&category=#view_first
-----♡-----
지금으로부터 꼭 스물다섯 해 전 글이다
대본臺本이라면 글자 그대로 '무대 글'인데
음원音源Sound source도 없고
띄어쓰기도 잘 되어있지 않다
그냥 싣는다.
09/23/2017
한가을秋分날에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