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A46adNi9XgE
제53회:남도에서3년•자산어보이야기(도초도)
1.일시:'23.5.4~5.8(5일)
2.장소:자산어보촬영지외13
3.참석자:김창덕.심무평.최학식.이미녀
순수하고 원시적인 곳을 원하는 자에게는 섬 여행이 좋다.
섬은 상큼한 공기를 마음껏 숨쉴 수 있는 청정한 곳이다.
드넓은 바다,비린내 나는 갯벌,황토밭 어촌풍경은 언제보아도 정겹다.
어촌 우실 돌담길에는 소박함이 묻어 있고 철썩거리는 파도를 보며 노두길은 낭만이 묻어나는 길이다.
광할한 바다에 때 묻지 않은 1004개의 섬이 흩어져 있다.
남도에는 조선 500년의 유배 관련 유산들이 산재되어 있다.
유배생활을 하면서 현지주민들과 맺어진 유배유산들을 돌아보면 감회의 시간이 된다.
송도수산시장에 국민생선 민어가 나오기 시작해서 남도 밥상머리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짱뚱어들 뛰어 놀고 게들은 살살 눈치 보는 신안 바다 4일간의 여정표다.
♧1일차(임자도):전장포구ㅡ새우젖토굴ㅡ대광해변
♧2일차(증도):신안해저발굴지ㅡ짱뚱어다리ㅡ화도노두길ㅡ태평염전(버지선착장.소금박물관.)
♧3일차(비금도ㆍ도초도):천사대교(오도선착장)ㅡ남강선착장ㅡ가산선착장ㅡ자산어보촬영지ㅡ송도수산시장
♧4일차(안좌도ㆍ퍼플섬ㆍ자은도):김환기고택ㅡ퍼플섬ㅡ변계해변(여인송)ㅡ무한의다리ㅡ고교선착장ㅡ왕바위선착장.
신안에 배를 타야만 갈 수 있는 섬이 흑산도·홍도와 비금도·도초도와 하의도다.
정조 사별후 순조때 귀양온 강진의 다산 초당 정약용과 흑산도 사리의 정약전 형제는 서신으로만 교류하며 지낸다.
정약전은 육지와 좀더 가까이 있고 싶어서 도초도 앞 바다 섬 우이도로 주거지를 옮기고 그곳에서 자산어보를 쓰며 생을 마감한다.
도초도 자산어보촬영지는 정약용이 14년 만에 귀양지에서 풀려나 지금의 양수리로 귀환하며 우이도에 있는 형 정약전에게 마지막으로 절을 올린 장소다.
태풍으로 지금의 필리핀으로 갔다가 귀환한 홍어장수 문순득이야기가 자산어보에 기록되어 있는데 우이도에는 문순득동상이 있다.
소설과 영화에 등장하는 이야기의 현장이다.
반가운 봄비가 내렸다.
세찬 바닷바람이 불지만 가뭄을 해소하니 반가운 봄비다.
자산어보현장(도초도)에 가려면 남강선착장(암태도)에서 차를 배에 싣고 가산선착장(비금도)에 하선하여 20분 정도 달려가야 한다.
풍랑으로 2일간(5/4~5) 배 운항이 금지되었다 오늘 풀린 탓으로 남강 선착장에 승선 대기 차량이 만원이다.
11:30분배를 놓치고 12:30분 배를 타게 되니 2시간을 기다려서 배를 탈 수 있었다.
11:30분배를 탈 수가 없었던 것은 남강선착장에 오는 도중에 차도 옆 천막가게에 호빵의 유혹에 빠진 탓이다.
“신안섬에 맛있는 간식거리가 없어서 호빵을 팔고 있습니까”
“아니요. 맛이 좀 다릅니다”
현지 주민의 말이 생각나서 10여분 호빵 타임을 가졌는데 오늘 배 사정이 이렇게 되리라 생각을 못한 탓이다.
천일염과 섬초로 부자마을이 된 비금도에 어촌은 별장같은 집들이 보인다.
언덕위에 초가집 어쩌면 저리도 운치가 있을까.
낮으막한 황토길 언덕을 구불구불 황토길을 오른다.
바닷가 벼랑에 집 한채와 행랑하나가 단촐하다.
저 멀리 그림같은 초가집이 앙증스럽다.
낮으막한 지붕은 조선시대의 초가집 이렸다.
집 앞에는 영화에서 보았던 명 장면의 사진들을 전시해. 놓았다.
명장면들의 흑백사진들이다.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는 어촌 풍경도 한폭의 그림 이다.
저 툇마루에 앉아서 실루엣 사진을 찍으면 인생샷 하나 건질 수 있다.
우이도를 향해서 이 초가집자리에서 형님을 향해 큰 절 올리며 떠나는 아우 약용의 마음을 어떠하였을까.
파도 소리 만이 속삭여 준다.
함께 간 국화부님은 야생고사리를 한 움큼 딴다.
여심은 다양하게 변하는가 한다.
이곳에서 맑은 날에는 우이도와 흑산도가 보인다고 한다.
70년생의 팽나무10리길 옆에 야생화가 피어나고 있다.
산비탈 진 곳에 만들어 놓은 수국공원은 드라이브로 대신한다.
언덕 좁은 길에서 차 돌리느라 고생했다.
수국은 매혹적인 색깔의 꽃이다.
6월 25일경 수국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거제도 와현해수욕장에서 캠핑하며 구조라해변 길따라 수국길이 좋았으며, 한 달 살기하면서 보았던 제주도 구좌읍 세화리길 수국도 생각난다.
2년 전 그림산과 선왕산을 집사람과 5시간동안 종주하며 도움을 받았던 비금도 현지인 권희석님과 통화가되어 소개 받은 도초면 화도선착장의 보광식당을 찾아 간다.
배시간 때문에 간재미회를 포장하여 가산선착장에서 아슬아슬하게 3:30분 배를 탈 수 있었다.
다음날 퍼플교와 무한의 다리를 다녀오며 고교선착장에서 왕바위선착장의 마지막 5:40분배는 오히려 여유가 있어서 기다렸다.
1980년대 초 테니스를 시작하여 30년의 세월이 넘었다.
2012년 뫼두열이 시작되어 참가한 등산 경력보다도 테니스경력이 20년을 앞선다.
강서 이순회에서 테니스 한지도 10년 넘은 세월이 흘렀다.
남도생활로 2년 동안 중단했던 테니스를 올해부터 다시. 시작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남도에서 회복한 건강이 허락해준 복이라 생각한다.
이런 인연으로 이순회 선배 회원님 세분과 4박5일 동안 신안섬 여행을 하게 되었다.
섬 여행 한번하고서 섬 여행 다녀왔다는 말해서는 안된다.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최소 2박3일 일정이라야 섬 한곳을 겨우 다녀 갈 수 있다.
서울 먼적의 1.2배가 되는 넓은 먼적의 신안 섬은 크게 다섯개의 섬으로 구분되어 있어서 한 두번으로 마칠 수 없다.
선착장은 여행객들의 들뜬 마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바다 곳곳에 펼쳐있는 양식장들을 보며 파도를 가르며 우리를 싣고 떠나는 배, 귓가에 스치는 현지인들의 사투리가 생소하지만 싫지는 않다.
여름날에 선상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고 상큼하다.
청정지역 섬에는 산소로 가득하다.
노년에 무엇을 해야 되는가?
놀아야 행복하다고 한다.
잘 노는 자가 건강하고 누군가와 함께 놀아야 재미있다
함께해야 추억이 된다. 그래야 또 만나게 된다.
천사섬에서 오늘까지 본인과 함께 22번째다
자연과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는 섬여행은 그리움만 쌓인다.
가보았던 곳 다시 가보아도 싫지 않고 또 가고 싶은 유혹을 떨칠 수 없는데 그 매력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1004섬 여정은 항시 진행할 중일 것이다.
2023.5.13.토
《자산어보(玆山魚譜)》
자산어보(玆山魚譜)는 조선 순조 14년(1814)에 정약전이 지은 어류학서(魚類學書)다.
정약전(丁若銓)은
흑산도에 귀양 가 있는 동안 흑산도 근해의 수산물을 조사ㆍ채집하여, 어류ㆍ패류ㆍ조류(藻類)ㆍ해금(海禽)ㆍ충수류(蟲獸類)로 분류하고 155종의 수산 동식물의 이름과 분포, 형태, 습속 따위를 기록하여 제1권 인류(鱗類), 제2권 무인류(無鱗類) 및 개류(介類), 제3권 잡류(雜類)로 되어 있다.
자산어보는 검다는 뜻의 玆는 검을玄을 두 번 쓴 것으로 현산어보라 하였으나 정약전의 호 玆山이 흑산도의 별칭 玆山과 일치하여 자산어보라고 하였다.
한편 정약전은 자서의 서두에서 말하기를, ‘자(玆)’는 흑이라는 뜻도 지니고 있으므로 자산은 곧 흑산과 같은 말이나, 흑산이라는 이름은 음침하고 어두워 두려운 데다가 가족에게 편지를 보낼 때마다 흑산 대신에 자산이라고 일컬었기 때문에 자산이라는 말을 제명에 사용하게 되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자산어보책(2권)은 정약전의 일대기를 기록한 것으로 사위에게 빌려서 읽었으나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지루하여 설렁설렁 넘어갔었다.
자산어보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 이야기가 있다.
섬 안에 장덕순(張德順, 일명 昌大)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두문사객(杜門謝客)하고 고서를 탐독하나 집안이 가난하여 서적이 많지 않은 탓으로 식견이 넓지 못하였다.
그러나 성품이 차분하고 정밀하여 초목과 조어(鳥魚)를 이목에 접하는 대로 모두 세찰(細察)하고 침사(沈思)하여 그 성리(性理)를 터득하고 있었으므로 그의 말은 믿을 만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드디어 그를 맞아들여 연구하고 서차(序次)를 강구하여 책을 완성하였는데, 이름지어 『자산어보』라고 하였다.
곁들여 해금(海禽)과 해채(海菜)도 다루어 후인의 고험(考驗)에 도움이 되게 하였다.”
영화(1500원)는 집에서 보고 이번 여행에 함께 한 이순회원들과 신안(2700원) 집에서 다시 보게 되었다.
두 번을 보니 처음과 다른 여운이 느껴진다.
성리학의 나라에서 서학을 배운 정약전(설경구)와 섬 안에 장덕순(張德順)이라는 상놈인 창대(변요한)의 갈등과 가거댁의 남녀평등에 대한 일침과 별리의 코믹스런 모습이 담담하게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이 양반은 대역 죄인이니 너무 잘해줄 생각들 말어"
순조 1년, 신유박해로 세상의 끝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은 그 곳에서 바다 생물에 매료되어 책을 쓰기로 한다.
이에 바다를 훤히 알고 있는 청년 어부 ‘창대’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창대는 죄인을 도울 수 없다며 단칼에 거절한다.
“내가 아는 지식과 너의 물고기 지식을 바꾸자"
창대가 혼자 글 공부를 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서로의 지식을 거래하고 받아들이고, 그러던 중 창대가 출세를 위해 공부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실망하지만 둘은 길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정약전의 곁을 떠나 세상 밖으로 나가고자 결심한다.
中略………
흑산도로 가는 배에서 복례는 '역시 나는 흑산도가 가장 살기 좋더라' 라는 말을 하고, 창대는 이에 '흑산도가 아니라 자산도' 라는 말을 한다. 이후 흑백으로 보이는 흑산도 전경이 컬러 화면으로 바뀌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영화에 대한 평가가 칭찬 일색인데 평론가들의 표현들이 궁금하여 싣는다.
섬에서 흠뻑 취했다. 일단 잘 찍는 것에서 시작.
약용보다, 흑산의 약전을 기억하리라. 거대한 역사를 쉽고 선명하게 꿰어내는 솜씨.
바람과 파도로그린 수묵담채화.
흙백의 영상 자산어보는 어떤 인생을 살든지 역사에 기여엔 등급이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영화에 나온 명 대사들이 영화를 한껏 오락물이 아닌 교육적인 단계로 올리고 있다.
‘학처럼 사는 것도 좋으나 구정물, 흙탕물 다 묻어도 마다않는 자산(玆山) 같은 검은색 무명천으로 사는 것도 뜻이 있지 않겠느냐’.
‘물고기를 알아야 물고기를 잡응께요.
홍어 댕기는 길은 홍어가 알고, 가오리 댕기는 길은 가오리가 앙께요’
‘벗을 깊이 알면 내가 더 깊어진다’
‘배운대로 못살면 생긴대로 살아야지’
‘씨만 중허고 밭 귀한 줄은 모르는 거 말이여라.
씨 뿌리는 애비만 중하고 배 아파가꼬 낳고 기른 애미는 뒷전인디.
인제 자식들도 애미 귀한 줄 알아야 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