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 교통체증에 불을 당긴 이케아 개점
송정주민, 우회도로 ·지하철 동부산선 등 장기대책 요구
무대책이 대책이다. 지난 2월 13일 가구공룡 ‘이케아 동부산점’이 마침내 문을 열었지만, 부산시의 교통혼잡 대책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주말이면 센텀시티부터 송정삼거리까지 극심한 교통정체가 벌어진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부산시는 현재 4차로인 기장해안로(용궁사 입구 삼거리~힐튼호텔 입구) 550m 구간을 5차로로 증설한 것이 이케아 교통대책의 전부이다.
다행히 이케아 오픈 당일 이후 지금까지 예상한 만큼의 교통혼잡은 아직 벌어지지 않고 있다. 부산시 공무원들과 교통경찰들이 송정에서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이르는 주요 구간의 교통을 통제하고, 기장 군청에서 이케아 주변 불법주차를 강력히 단속한 덕분이다. 게다가 최근 부산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들이 계속 나오면서 도로 통행량이 급감한 탓도 있다. 하지만 봄이 오고 코로나19가 잦아들면 송정 지역의 교통체증이 심각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교통체증보다 더 큰 문제는 이케아 주차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부산시 교통영향평가에 따르면 이케아가 개점한 후 1년 뒤인 2021년 기준으로 평일은 3212대, 일요일에는 5390대의 승용차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케아 동부산점의 주차장은 1441면에 불과하다. 그래서 롯데아울렛이 2월 1일부터 지하와 야외 주차장을 전면 유료화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도로에 주차면적까지 부족하니 앞으로 이 일대 교통이 얼마나 엉망이 되겠는가.


지난 13일 송정 지역 주민들과 주요 단체들로 구성된 ‘부산 송정교통대책위원회’(위원장 오명희)가 이케아 정문 앞에서 부산시와 해운대구에 교통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송정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송정 주변도로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가뜩이나 좁은 진출입로 때문에 접근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송정은 오시리아 관광단지 조성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게 되면 아예 옴짝달싹하지 못해 생계가 위협받을지도 모를 상황이다.
그래서 이케아 오픈 당일, 송정 지역 주민들과 주요 단체들로 구성된 ‘부산 송정교통대책위원회’(위원장 오명희)가 이케아 정문 앞에서 부산시와 해운대구에 교통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서 송정 주민들은 롯데아울렛이 오픈했을 때 거의 한달 동안 주말에 정상적인 영업을 못했음을 지적하면서, 부산시에 우회도로 건설과 지하철 동부산선(장산~오시리아 관광단지) 건설 등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연장선(동부산선) 예상도
부산시가 송정 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해운대터널과 제2장산로 개설인데, 이는 정부의 예산 지원 없이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나마도 장기 대책일 뿐 즉각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송정이 막히면 좌동에서 센텀에 이르는 길도 막힐 수밖에 없다. 결국 송정 교통혼잡은 해운대 전체의 교통문제이다. 장기 대책은 그대로 추진하되, 지금 추진할 수 있는 대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 박동봉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