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공지능)를 둘러싼 전세계의 경쟁이 뜨겁다 못해 활활 타오르고 있다. AI와 관련된 뉴스가 각광을 받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제 이 AI를 제외하고 핫하다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세계의 유수한 산업체들은 너도 나도 이 AI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AI가 세상을 바꿀 것이다라는 말은 이제 구시대 용어가 되어 버렸다. 정말 AI영화에 나오는 것과 같이 로봇과 함께 활동하고 인간의 모습을 갖춘 로봇이 각 가정으로 들어올 날이 과연 언제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만큼 AI는 이제 미래의 상황이 아닌 현재의 핵심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
먼저 미국의 AI 기업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의 등장이 AI 경쟁에 강한 불을 지폈다. MS는 오픈AI의 초기 투자사로, 개발에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구글에 밀려 뒷전에 놓여 있던 MS가 기사회생을 이루는 상황이다. 이에 구글도 긴급하게 대응하고 나섰다. 우리도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바로 AI 챗봇 '바드(Bard)'를 발표했다. 하지만 구글은 너무 성급했던 탓일까. MS에 한방을 가하기는 커녕 체면만 구기는 모양새가 됐다. 지난 2023년 2월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시연된 바드가 수많은 대중 앞에서 오답을 제시하며 검색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정확성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이로 인해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전날보다 7.68% 이상 급락했고, 하루 만에 1000억 달러(약 126조 2200억 원) 상당의 시가 총액이 증발했다고 한다.
이제 AI 경쟁에 한국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하는 네이버는 올 상반기 내로 고품질 검색 데이터와 기술을 접목한 '서치GPT'를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는 새로운 검색 트렌트 생성 AI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의 한국어 특화 AI 모델 '코GPT'를 활용해 버티컬 AI 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방침이다. 공개된 코GPT는 60억 개의 매개변수와 2000억 개 토큰의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했다고 전해진다. SK텔레콤은 자사 초거대 AI 모델인 '에이닷'이 보다 더 정교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브레인역할을 하는 슈퍼컴퓨터 '타이탄'을 2배 확대 구축했다. KT는 초거대 AI 상용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도 만만치 않은 태세로 세계 AI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국 최대 검색 엔진 업체 바이두도 다음달인 오는 3월 챗GPT와 유사한 AI 챗봇을 공개할 계획이다. 바이두가 개발 중인 AI 챗봇의 영문명은 '어니 봇'이다. 바이두는 지난 2019년 언어 이해, 언어 생성, 텍스트-이미지 생성과 같은 광범위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초거대 언어 모델 '어니'를 선보였다.
이제 그야말로 전세계는 AI개발에 박차를 가할 태세이다. 원래 가만히 몰래 은밀하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미국의 MS사의 선공에 화들짝 놀란 세계 유수 대기업들이 숨겨둔 자신들의 AI를 대거 등장시키며 본격적인 AI전쟁에 가세하는 모양새이다. 이렇게 내놓고 경쟁을 벌이게 되면 그 발전 속도는 더욱 가속화된다. 뒤에서 은밀히 추진할 때와는 발전속도가 달라도 너무 다르게 마련이다. 아마도 당초 예상보다 절반 정도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AI전쟁으로 각국의 기업들은 사활을 건 대전쟁에 돌입했다.어느 누구의 AI가 상대가 없는 새로운 기능 그리고 장비를 부착하고 실용화할 경우 상대 기업은 참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죽느냐 사느냐의 일대 대격돌속에 인간들에게 AI는 바로 눈앞에서 상용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다시말해 공상 영화에서 본 듯한 그런 장면들이 정말 실제로 우리의 눈앞에 아니 우리의 가정속으로 걸어 들어올 날도 정말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 이런 현상이 행복인지 불행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2023년 2월 12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