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사람들'의 다양한 이력이 화제를 낳고 있다. 최근엔 독서실 총무 출신 최도술씨가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내정되기도 했다.
'십시일반(十匙一飯), 자력갱생(自力更生)'이란 '노사모'의 회비 모금 구호처럼 "정치는 자기 돈으로 해야 한다"는 게 盧당선자의 평소 지론. 야인(野人)시절 다양한 생계수단으로 역경을 헤쳐온 차기 청와대 진용은 이현세씨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을 연상시킨다.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으로 내정된 조광한(趙光漢)인수위 전문위원은 최근까지 서울 사당동의 난초 전문 꽃집 사장이었다. 자신의 이름 두자를 따 지난해 8월 개업한 꽃집의 수입으로 생활비와 활동비를 근근이 조달해 왔다. 비서관으로 내정된 뒤 전권을 친형에게 넘겼다.
춘추관장(청와대 기자실 보도지원 비서관)으로 내정된 김만수(金晩洙)인수위 부대변인은 부천 시의원 출신이다. 봉급 없는 시의원 시절 그는 지역구 시장통에서 도서 대여점 '규장각'을 4년간 운영했다. 매달 2백만원 정도의 수입으론 임대료와 운영비를 빼내기도 빠듯했다고 한다.
金씨는 주변 참기름 가게나 갈비탕 식당의 광고 수입으로 지역 신문 '먼 마루 신문'도 발행했다. 상황실장과 의전 비서관으로 내정된 이광재(李光宰).서갑원(徐甲源)씨는 1996년 서울 종로구 청진동 해장국 골목에 '소꼽동무와 불알친구'란 카페를 차려 2년간 운영했다.
盧당선자의 가장 오랜 측근인 이들은 盧당선자가 그해 종로 지역구 선거에서 떨어진 이후 "근거지나 마련해 보자"는 취지에서 카페를 냈다.
행정관 발탁이 유력한 김학기 인수위 행정관은 수퍼마켓 사장 출신이다. 계명대 운동권 출신으로 盧당선자의 최측근인 이강철(李康哲)씨를 돕다가 96년 고향인 춘천에서 아버지가 운영하던 '평춘 유통'이란 동네 수퍼마켓을 물려받았다.
인터넷 전문가이며, 국민참여수석실 기획비서관에 내정된 천호선(千皓宣)인수위 전문위원은 91년부터 1년간 시내 단과 학원에서 중3, 고1 학생들에게 '성문 기본영어'를 가르쳤다.
강동구청 구정연구실장, 인터넷 여론조사 기관 '보트 코리아'대표, 광고회사 직원 등 따라 붙는 이색 이력이 한 두개가 아닌 '팔방 미인'이다.
민정1비서관으로 내정된 이호철(李鎬喆)씨는 부산대학교 앞 배낭여행 전문 여행사의 지점장이었고, 당선자 수행비서인 여택수(呂澤壽)씨는 93년부터 3년여 동안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에서 비디오 가게를 운영했다.
정책관리 비서관에 임명될 배기찬(裵紀燦)인수위 전문위원은 1회 15만~30만원씩을 받는 '리더십' 전문강사였다. 미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케네디 스쿨) 수학 시절 배운 리더십론을 한국에 도입한 것이다.
연설 비서관에 내정된 윤태영(尹太瀛)씨는 새터 출판사 편집주간이었고, 윤후덕(尹厚德)인수위 전문위원은 학생운동권의 철학 교본이었던 '강좌철학' 을 펴낸 출판사 사장 출신이다.
이들은 "다양한 인생유전이 서민의 삶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서민정권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