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뽀드득.. 뽀드득.. 』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바로 소백산 눈 밟는 소리입니다..^^
소백산행 다녀오신 우리 회원님들.. 몸은 괜찮으신지요?
살인적인 추위를 이겨내고 무사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생활할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사실 소백산 출발하기 전까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금요일저녁에 잠을 잘못 잔 덕에 아침에 일어나니 팔이 눌렸는지 오른쪽 팔을 들기가 어려웠거든요..
하지만, 어느새 여산회에 푹 빠져버린 저로선 소백산의 유혹을 뿌리칠수 없더군요.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해서 앞풀이를 간단하게 하고 소백산을 향해가는 버스안에서 인사도 하고 얘기도 하고...잠도 청하고..이부분은 얘기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죠?
새벽 4시가 가까워질무렵... 우리의 목적지 소백산 삼가리에 도착하고 짐을 꾸려 차에서 내렸을때..참 당황스러웠습니다. 불과 일주일 딱 이시간에 가야산에서의 모습과는 비교할수 없는 바람이 저를 맞이하더군요. 둥글게 모여 인원파악과 함께 출발을 알리는 빨모님의 목소리가 떨리고 순간 긴장감이 돌더군요. 하지만 이건 예고편에 불과했습니다.
삼가리에서 비로사까지였나요? 약간 비탈진 시멘트길... 길기도 했습니다.
어머니 품 같다던 소백산의 명성을 들어 기대하고 있는 바가 있는데 그 딱딱한 시멘트길.. 도심에서 충분히 맛보아 지겨울만도 한데.. 가도가도 끝이 없더군요.
너를 밟으러 열일 제쳐두고 여기 온것이 아니니 이제 뜸은 그만 들였으면 하는 바램을 알았는지 비로봉까지의 겨울풍경은 제 맘을 달래주었습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자기 위새를 자랑이라도 하듯 불어치는 칼바람 소리에 중국영화에서나 들었을법한 바람소리.... 순간 심장이 오그라들고 목이 뻐근했습니다.
혹시 영화를 만드시는 분들이 음향효과를 위해 이곳 소백산을 찾아 칼바람소리를 담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들더군요.
처음엔 추위때문에 생긴 서리로만 알았는데 걸음,걸음 옮길때마다 그것은 분명 눈이 확실하더군요. 아직 서울에서도 첫눈을 보지 않은터라 새삼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밟는 느낌이라니...그건^^
동이트면서 가깝게는 랜턴 없이도 발을 디딜수 있고 멀게는 앞사람의 얼굴형상도 보이니 오늘도 일출을 볼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밀려오더군요.
비로봉. 빌어먹을 비로봉(웃자고 한 소리)..된장! 된장! 된장!!~
칼바람 칼바람 !!
궁금했습니다. 도데체 어떻길래 비유하길 시퍼렇게 날이 선 칼에 비유했을까...
하지만 이런 제 궁금증을 무색하게 해버린 비로봉 칼바람..아니 머슴 오라방의 말데로 사시미바람이 더 적당하겠군요.
옷을 네겹을 입고 거기에 마스크, 목도리, 모자에 모자를 덮어쓰고, 방수가 된다는 장갑까지 꼈는데.. 야속하게도 소백산의 바람은 실같은 구멍을 귀신같이 찾아 제몸 여기저기 칼집을 내더군요.
일출을 바라볼때만해도 결딜만 했습니다. 발이 시리고 얼굴을 치는 바람이 참기 어려웠지만, 멀리 동이 트며 주황색 물감을 풀어 빨갛게 달아오르는 둥근 해가 드리워질 땐 잠시나마 시원하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으니... 이 소백산 일출을 제가 글로 표현한들 다녀오지 못한 분들이 느낌이나 올까요??
일출을 보며 제 희망을 소백산과 너무 오래 얘기를 했던 탓일까요?
모두들 대피소로 가버리고 저만 혼자 남았습니다. 이런~ 날버리고 간 xxx님들.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힘을 알기에 닉을 거론하진 않겠으니 이글을 읽으며 일말의 뉘우침이라도 있길..
달리면 5분. 걸으면 10분이 채 되지 않을 거리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대피소가 금방이라고 잡힐것 같은데.. 천리길이 이보다 멀까요? 걸어보지 않아 모르겠습니다만.. 비로봉에서 대피소까지의 거리가 제가 살면서 제일 멀게 걸었던 길 같습니다.
오직 하늘과 내가 걸어갈 길만이 있고 양옆은 허화벌판이니 그 살인적인 바람에 제 몸이 날라갔다면 믿기나 하겠어요. 아마 이글 읽으며 비웃는 분 많을겁니다.
그 몸이 날라가다니.. 하지만 믿기 어려워도 사실이니 어쩌겠어요.
슈퍼맨처럼 날진 않았어도 뒤로 엉덩방아 쪘으니 이것도 날았다면 날은 샘이니..^^
오직 살아야한다는 신념하나로 무사히 대피소에 도착하니 활활타는 모닥불은 아니지만, 가스버너불에 몸도 녹이고 황송하기만 할 따름이지요...
아침식사 마치고 대피소 나올땐 정말 끔찍했습니다. 우수게 소리로 여기서 봄까지 살자고 얘기했지만 진심이었거든요. 뭐 먹고 살꺼냐고 파노라마가 물었을때 간간히 들르는 산님들위해 청소 깨끗이 하고 그분들 행동식 얻어 버틸꺼라고 했으니...참..간사한 쵸코.!
하산길을 수월했던거 같습니다. 비로봉의 사시미 바람을 맞았으니 그 이상의 바람이 온다면 모를까.. 나무숲에서 부는 바람이 대수롭기나 했겠습니까..
제법 여유도 생겨서 발 닿는 곳곳..눈꽃 구경을 했습니다. 미끄러질까 땅만 보고 걷다 고개를 들면 온 천지가 눈이 부실정도로 하얗더라구요. 또 살포시 앉아 나무며 풀이 눈꽃이 되어버렸으니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하늘은 또 왜 그렇게 가을하늘처럼 청명한지... 파란 하늘에 하얀 설경.. 눈앞에 펼쳐지나요?
반짝반짝 빛나는 트리전구 달고 예쁜 소품을 몇개 얹어 트리세트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거기다 함께 하신 산친구님들 산타복으로 모두 입고 촛대라도 밝히면 이보다 더 환상적인 겨울이 있을까요? 이번에 결혼하시는 여산회 커플도 있던데..이런 이벤트는 어떻습니까??^^
첫산행을 시작으로 소백산까지... 몇 안되는 산행이지만 얻은게 참 많습니다.
어제 만난 소백산은 이제 제 추억의 한 곳으로 멀어지겠지만.. 언젠가 색이 바랜 흑백사진처럼 고이고이 펼쳐보고 싶을때가 있겠지요.. 기억의 끝에 매달고 싶은 산이 아직도 많기에 저는 욕심을 내볼까 합니다. 그것이 무엇이냐?? 바로 지리산 종주이지요..산에 오를때마다 일취월장 좋아지고 있는 제몸을 믿고 도전해볼랍니다.
아직 확실한 결정을 짓지 못했지만..아마도 올해 최고의 추억을 만들 준비 이미 들어갔으니.. 조만간 여타부타 말이 있겠지요..^^
두서없이 점심시간 이용해서 몇자 썼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묵묵히 도움을 주시는 빨모님.. 정말 감사합니다. 고생많으셨구요.
함께한 몽이, 파노라마, 머슴ㆍ마당바우ㆍ겨울나그네ㆍ고사목 오라방들, 용녀언니, 깜시언니,푸르뫼언니, 정선언니, 여우언니, 블랙하트님, 영혼마차님, 강쇠님, 인어언니, 핑크공주언니.. 많이 있는데 기억이 가물거려서...^^ 모두모두 감사합니다..그리고 즐거웠습니다.
원래 인물평가전이 있어야 하는데 몽이가 자꾸 로열티를 내라고 구박을 하는 바람에 접었습니다.
평생 두고 잊혀지지 않을 소백산의 칼바람을 맞고 전 몸살이 났습니다. 우리 회원님들은 부디 무사하길 바라며... 좋은 하루 되십시요.^^
몸은 괴안겨? 나도 전엔 산행기 가끔 올렸는데 요즘은 팔팔한 너기들 믿고 토나 달기로 했다. 지리산 종주 또 다른 산행의 묘미지. 내 어케든 가고 싶지만 쵸코에게 평생의 짐을 지울 수 없기에.... 혹 장비 부족하거든 말해라. 그리고 개인적으로 넘 고마웠구. 따따블로 갚을께.
첨에 덕유산에선 저영한거 같더니만....이런이런 술을 안 준게야...그때도 한잔 걸쳤어야 했어...ㅋㅋㅋ 암튼 소백산 너무 좋았어..다신 "핫쵸코" 안 이저뿔테니 함 봐주그라...산행기 잘 읽었고 담에도 좋은산행 함께 할수 있도록 하자..감기는 후딱 털어뿔고 건강하게 잘 지내거라
첫댓글 사진속의 소백산은....내가 그리던 곳이었는데(바람만 빼고~)...아주 많은 부러움을 가득 담고 처음부터 끝까지 메세지 잘 보았습니다.
이룬...현정이는 정말 시적인 것 같아..내가 소백산에서 알아봤다..ㅋㅋ글구.너두 덴장 조아하기 시작한거여?된장된장~!!ㅋㅋ내가 미안시럽잔아..로열티는 밥 한끼에 술 한 턱 정도 쏘면 되니까 담엔 너의 인물평전을 보길 바란다..글 넘 잼나게 봤궁...나를 대신해서 지리산가서 좋은 추억 만들길 바란다...^^
쵸코! 이러다 작가로 전업하는거 아닌감 ^^ 100만 셀러 되겠는걸 ^^ 이왕 시작했으미 몸살 나으면 인물평전도 실어...알았쥐 ^^ 그리고 따뜻한 물레 목욕자주 하구, 맛나는 거 많이 먹어...잘먹어야 빨리 낫지...
어제 약이라두 한사발 멕이구 보냈써야 헌디... 미안허다.. 암쪼록 감기 뚝!! 떼라~~
나두 잊지못할 산행이었다 아직 산에 대해소 마뉘모르지만 차근차근알아가야징.. 너두 감기 조심하구 다음산행때봐^^
몸은 괴안겨? 나도 전엔 산행기 가끔 올렸는데 요즘은 팔팔한 너기들 믿고 토나 달기로 했다. 지리산 종주 또 다른 산행의 묘미지. 내 어케든 가고 싶지만 쵸코에게 평생의 짐을 지울 수 없기에.... 혹 장비 부족하거든 말해라. 그리고 개인적으로 넘 고마웠구. 따따블로 갚을께.
쵸코님 ㅋㅋㅋ 즐거운 산행이었나 보군. 그려 칼바람 맞아본 소감은 더이상 말안해도 알것네 그려.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을 산행이었으리라 믿네. 건강하고 담에 봐야지.
첨에 덕유산에선 저영한거 같더니만....이런이런 술을 안 준게야...그때도 한잔 걸쳤어야 했어...ㅋㅋㅋ 암튼 소백산 너무 좋았어..다신 "핫쵸코" 안 이저뿔테니 함 봐주그라...산행기 잘 읽었고 담에도 좋은산행 함께 할수 있도록 하자..감기는 후딱 털어뿔고 건강하게 잘 지내거라
초코야 수고많았당..립스틱 고만쩜바르구 (옛날내모습을 보는것같아사리^^)겅주는 짐 감기랑싸으고있당.감기조심하자.여유로운 12월을 보네자꾸나^^
정말로 고맙군요 제닉네임까지 올려주시고 다음산행에 만나면 꼭 하산주 한번 쏠게요(꼭 내가 쏜다고 애기를 해야됨, 말안하면 그냥 넘어갈수도 있음)
쵸코의 산행일기도 일품이네... 우리 지리산종주에서 보는건가? 감기조심하구 담산에서 보자.^^*
칼바람을 아겨내고 무사히 돌아온 핫쵸코님, 좋은추억만드셨지요. 무용담은 다음에 들려주세요. 늘건강하시기를.....
소백산에 댕겨온것처럼....칼바람이 느껴지네...그려...흐미 ~ 무셔무셔 ㅎㅎ 아주 잘 읽구 가 ~ ~ 가고싶다....산에
햇살 좋은 날 + 고생 많았다. 담에 남자 친구 달구와. 이쁘고 몸매 좋은 애가 애인이 없는건 성격이 이상해서인가????
소백산에서 좋은 추억 많이 담아왔구나! ^^;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