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도 아닌 사소한 괴로움이 시작되면 괴로움이 괴로움을 불러 견디기 어려운 두려움이 생긴다. 큰일도 아닌 일상적인 작은 일을 가지고 불만족이 쌓이다 보면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보여 자신을 속박한다. 처음에 사소한 화가 분노로 바뀌고 다시 원한으로 바뀌고 두려움으로 바뀌면 한순간에 생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까지 생긴다.
이때 괴로움의 출구를 찾아 다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나면 오직 매달릴 것은 몸에 있는 호흡이다. 괴로움의 힘은 워낙 강해서 무엇으로도 맞서 싸우기 어렵다. 오직 괴로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다음에 괴로움 때문에 거칠어진 호흡을 알아차리는 것이 가장 강력한 해결 방법이다. 이때 괴로움을 없애려고 호흡을 알아차려서는 안 된다. 그러면 반발력 때문에 괴로움의 힘이 더 강해진다.
오직 있는 그대로의 호흡을 알아차릴 때 순간적으로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짧은 순간이라도 벗어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순간의 벗어남이 차츰 일시적으로 벗어남에 이르게 하고 나중에 완전한 종식으로 끝낼 수 있다. 마음은 한순간에 하나밖에 없어서 어떤 대상을 강력하게 붙잡으면 현재의 괴로움은 순간적으로 사라진다.
괴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호흡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릴 때 아무것도 바라서는 안 된다. 단지 거기 대상이 있어서 알아차릴 때만이 완전하게 새로운 원인을 만들 수 있다. 만약 무엇을 바라는 마음으로 알아차리면 욕망으로 알아차리는 것이라서 마음이 평온할 수 없다. 오직 욕망 없이 있는 그대로 알아차릴 때만이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다.
괴로움에 맞서서 괴로움을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괴로움을 하나의 대상으로 분리해서 알아차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때의 분리가 호흡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러면 순간의 고요함을 얻는다. 모든 것은 짧은 순간으로부터 시작된다. 한순간의 출발이 좋으면 이러한 출발이 궁극적 지혜로 이끈다. 한순간의 출발이 좋지 못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바람직한 결과에 이르기 어렵다.
사실 괴로움은 내가 바라는 것이 충족되지 않아서 생기는 일상적인 것이다. 죽음이 괴로움이지만 누구도 죽음을 회피해서 정작 죽음의 괴로움은 잊고 산다. 그러므로 하찮고 실체가 없는 괴로움에 목숨을 걸고 덤빌 필요는 없다. 단지 괴로움에 맞서 싸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호흡을 알아차리면 내가 키워서 만든 괴로움은 그냥 단순한 괴로움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