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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으로 우울한 글들만 있길래 한번 올려봅니다.
Physicz의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보게되었습니다.
카페에 올라온적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읽고나시면 왠지 뿌듯하실꺼에요 ^^
요즘 한국의 비보이들을 보면서
왠지모를 자신감이 생기고 맘속에 열정이란게 꿈틀거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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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 Bboy Championships 2004 - ①
아, 이제야 정신이 좀 들었다. 처음 안건, 공연 볼만한거 있나 자주 들어가서 뒤져보던 영국티켓예매싸이트(ticketmaster)에서였다. Bboy, 그것도 championships이라길래 왠지 끌려서 비보이친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어떤 거냐고 물어봤더니 엄청 부러워하며 말이 마구 많아졌다 큭 :) 그래서 마침 10월엔 예매해놓은 공연도 없었고 한국도 나온다길래 - 게다가 한국팀은 2002년에서도 우승했었다기에 - 무작정 이틀동안의 티켓을 끊었다. 토요일, 일요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의 일정.
아무리 혼자 다니는걸 좋아하고, 익숙해졌다고 해도,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공연도 아니었고 그냥 가끔씩 인터넷에서 동영상으로 보던 비보이들의 무대여서 내심 걱정도 됐고 뻘쭘하기도 했다.
- 2nd October, 2004
첫날은 popping부터 시작되었다. 처음보는 나로선 신기하기 짝이없었다. solo나 crew처럼 와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눈이 저절로 마구 커졌다. 여기선 우리나라는 출전을 안했고 그래서 뭐 별로 동영상 찍지두 않았다; 마지막에 popping winner를 발표할때, 사람들은 대부분 France의 Salah를 이야기할 줄 알았다. 왜냐하면 그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무대를 이끌었다. 저 사람이 표정으로, 몸으로, 춤으로, 뭘 말하는지 나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France의 다른 흑인의 이름을 이야기했고 사람들은 일제히 우- 하는 야유를 보냈다. 내가 민망할 정도로 너무 크게. 사람들은 말도 안된다고 2등 Salah의 이름을 외쳤고 이에 host들이 나와서 진정하라는 말을 할 정도였다. host 중 Crazy Legs는 마이크를 떼고 작게 '난 니네가 왜 이러는지 알아' 다시 마이크를 입에 대고는, '어쨌든 진정해 Salah가 너네한테 할말이 있대' 라고 했다. Salah는 '심사위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나에게 이런 환호를 보내준 너희들에게 고마워 그러나 난 이등을 했고 하지만 난 내년을 기대할거야' 라는 요지의 말을 했다. 일등한 흑인은 상받고 야유를 받자마자 무대뒤로 들어가버려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_-; 좀 불쌍하기도 했고 심사위원들은 다른걸 보나? 하는 생각도 했고 관객들 열라 냉정하다 이 생각도 했다.
두번째, Solo부분의 시작. 무대 양쪽으로 한사람씩 이름이 불려지고 host가 각각의 출신국가를 묻는다. Korea가 나오자마자 난 왠지 마구 기뻤다. 난 Crew에서만 나오는 줄 알아서 내일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Solo에서도 나오네 신난다. 그리고 내가 더 신났던건 Korea라는 말이 나올때마다 사람들이 환호를 했던 사실이었다. 첫날은 약과였다. 둘째날에 비하면. 나름대로 정말 오길 잘했다 이러면서 한국을 열심히 응원했고 예선에서 Physicz를 보고 완전 반했다. 뭐랄까 음악에 맞는 느낌 같은거. 음악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일텐데 말이다. 그리고 일본 비걸도 매력적이었고 어느나란진 모르겠는데 청바지에 흰티를 입고 나랑 똑같은 나이키 운동화를 가진ㅋ 여자가 정말 잘 췄다. 정말 멋있었다. 일본 비걸은 공교롭게도 Physicz와 예선대결을 했다. host는 서로에게 국적을 묻더니 한국과 일본이라는 것을 알고는 Korea vs Japan을 외치며 김치와 와사비, 스시의 대결이라며 흥분했다 푸하하-.-; Solo Final은 Physicz vs. hong10, 둘다 한국이었다. 난 너무 신났다. 한국 정말 잘하는구나! 한국끼리의 대결이라 만약 다른 나라와 결승전에서 붙었다면 굉장히 긴장했겠지만 그정돈 아니었고 그래도 굉장히 즐거웠다. 아! Physicz가 준결승땐가 엘보스핀을 했는데 사람들 완전 열광하고 난리였다. oh shit과ㅋ Physicz를 외치며 소리지르고..와 진짜 몰랐다 그정돈줄! Crazy Legs까지 코리아를 외치고 엘보스핀을 외치고 그날 분위기는 그때가 최고조였던듯. 여하튼 Solo에선 Physicz가 승리!
집에 오니까 새벽 한시다. 전날 뭘 잘못 먹었는지 저녁부터 토욜아침까지 계속 설사하고 힘들었었는데 그래도 가겠다고 일부러 아무것도 안먹고 물만 먹고 참았다. 게다가 마술에 딱 걸려서 첫날은 가지말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젠장 한동안 안오던 비까지 무지막지하게 온다. 모든 악조건을 다 참고 가야한다는 일념하에 집을 나서니 다행히 배아픈것도 배고픈것도 사라지고 마술도 좀 진정되었다. 비는 여전히 왔지만. 줄서는것도 두시간정도 서서 기다리고, 입장해서는 둘째줄에서 봤다. 다행히 앞에 있던 아프로 머리의 착한 흑인이 조금씩 비켜주기도 했고 가끔 얘기도 하면서 재밌게 볼 수는 있었지만, 앞뒤양옆으로 덩치큰 외국남자들 사이에 낑겨서 까치발을 하고 사진찍느라 동영상 찍느라 소리지르느라 완전 정신이 없었다. 집에 와서 배고픔에 식빵에 케찹을 발라먹고는 미영씨가 준 진 한잔을 먹고 동영상을 컴퓨터로 옮기고 레포트 쓰고 내일을 위해 잠이 들었다.
uk Bboy Championships 2004 - ②
이틀째다. 윽 세시간 전에 도착하는걸 목표로 했는데 늦게 일어나버렸다. 후다닥 준비하고 그 와중에 한국에 있는 비보이친구에게 어제의 동영상을 전송해주며 생각해보니 오늘은 crew니까 나라끼리 대결이고, 그렇다면 태극기가 있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친구에게 물었더니 가져가면 비보이들이 손으로 가리키면서 좋아해준댔다ㅋㅋ 나도 어제 그 한국에 열광하던 영국인들 틈에서 내심 좀 뿌듯했던 터라 태극기를 '그려가기로' 맘먹고 싸인펜으로 5분만에 후다닥 그렸다. 이씽 이럴줄 알았으면 한국에서 조그만 태극기 하나라두 가지구 오는건데. 후회는 늦었음. 결국 진짜 늦어가지구 정신없이 뛰어갔다. 어떻게 도착했는지두 모르겠다. 버스 지하철 시간계산하면서 뛰어다니느라-_-;
- 3rd October, 2004
암튼 그렇게 도착해보니.....앞줄은 오늘두 틀렸다. 절망ㅜㅜ 그래두 줄 서있던 몇시간동안 정말 사람들은 전부 한국 비보이들 이야기만 했고 일본방송국 카메라와 그 외 다른 카메라들이 줄을 쭉 찍으면서 중간중간마다 오늘 누가 이길 거 같냐고 그러면 사람들은 대부분 망설임없이 Korea라고 말했다. 아우 뿌듯해ㅋ 입장 몇분 전, Physicz, Hong10을 비롯한 한국팀 몇몇사람들이 대기실(건물뒤쪽으로 있었다)에서 나와 줄서있는 우리들 옆으로 지나갔다. 맘같아서는 한국말로 어제 정말 멋있었다고 오늘도 열심히 하세요 하고 싶었는데 너무 떨려서 말이 안나왔다.(내 나이에 이게 왠 가슴떨림이냐고) 그들을 알아본 외국인들은 휘파람 불고 박수치고. 난 그냥 웃음이 막 나왔다 :) 이렇게.
입장할때, 오늘은 가방검사를 한다. 어제도 관중석에서 캠을 찍으면 다 잡아내더니만, 오늘은 아예 가방을 달란다. 난 다행히 보통 카메라모양의 디카였지만 좀더 큰 카메라나 캠은 전부 압수대상이었다. 내 디카를 보던 여자가 덮개를 열자 자동으로 나오는 렌즈를 보고 오 신기하다 이런다ㅋ 내가 이건 그냥 카메라라며 괜찮지? 그러니까 응 이건 괜찮아 그래서 휴 동영상 되는거 모르는구나 하고 후다닥 뛰어 공연장으로 들어왔다. 벌써 사람들이 앞쪽으로 차있었고 난 키가 작다는 단점을 살려ㅋ 사람들을 비집기 시작했다. 결국 세째줄까지 가는데 성공! 하지만 내 앞 두줄의 흑인들은 키가 너무 컸다. 이건 어제의 까치발로도 안된다. 망설이다가 내 앞의 흑인이 너무 잘생기고 멋있길래^^;; - Mos Def를 닮았다 - 말을 걸었다. "미안한데 난 키가 작아서 앞에가 하나두 안보여. 내가 니 앞에 서면 안될까?" 너무 착한 흑인! 앞으로 오라고 자리를 비켜줬다. 꺄~오늘도 둘째줄이다 어쨌든 일단 성공!
크루는 좀더 들뜬 분위기에서 시작되었다. 어제보다 확실히 차이가 났다. 어제의 열기가 이어진 탓도 있겠고, 크루를 본다는 이유도 있겠고, 한국 비보이들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 듯 싶다. 내 나라이기 때문에 이렇게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주변에서 Korea가 자주 들리는거보면 꼭 그런것만도 아닌 것 같다. 오기전에 친구가 메신저로 영국인들이 한국 비보이들 좋아한다고, 가면 알거라고 그랬을땐 솔직히 반신반의였는데. 결국 난 이날 끝까지 놀라움과 감동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 이곳에서 생활한지 반년인데, 이 짧은 시간동안 느낀 것 중 하나는 내가 한국이라는 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겨본 적이 없다는 거였다. 물론 내가 한국에서도 대단한 애국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이곳에 처음 왔을때의 느낌과 지금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처음엔 무작정 좋았지. 내가 동경하던 영국, 게다가 런던, 한국에선 평생 못볼지도 모르는 뮤지션의 공연들. 그러나 사람들은 냉정했고 난 괜찮을거야 자부하던 인종차별도 몇번 겪었다. 돌려말하기 잘하고 그래서 속마음이 어떤지 알수 없고 그래서 그들 마음에 인종주의가 아주 작게나마 자리잡고 있는 것도 몰랐었다. 뭐 다들 그런건 아니고 좋은 사람들도 물론! 있었지만 적어도 내가 느낀 공통점들은 이거였다. 마침 얼마전 학교에서 정말 한국인으로서 자존심상하는 일을 겪었던 터라 최고로 우울해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생각하고 있었던 영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잘못이었다고 생각할 만큼. 굉장히 마음이 상했었고 여기와서 처음으로 눈물도 흘렸다. 그래도 내 나란데, 내가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하지 못했다는 자책감도 있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난 이곳에 간거였다.
자 이제 다시 공연장으로. 어제보다 열기가 더한탓인지 서있기가 더 힘들었다. 이틀째 굶으니 어지럽기도 했다. 크루는 전부 8팀이 출전했다. 사실 이날은 한국꺼만 다 찍겠다는 계획하에 이때는 거의 사진도 안찍었고 보기만 했더니 거의 잊어버렸다-_-; 기억에 남았던 팀은 프랑스와 일본의 대결. 왜냐면 프랑스팀에는 꼬마 남자아이가 있었고 일본팀에는 비걸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사람들은 그들이 나왔을때 좀더 환호했다. 프랑스팀의 루틴은 꼬마 남자아이를 막 뒤로 던져서 뒤에서 받고 하는 것도 있었고 난 되게 재밌었다. 근데 그 남자아이는 정말 춤을 잘췄다. 걔가 혼자 나와서 할땐 진짜 너무너무 신기하다는 말뿐이 표현이 안되는거지. 마치 미니어처 장난감 인형 같앴어. 완전 입을 헤 벌리고 봤다. 일본 비걸도 잘하긴 했는데 내가 보기엔 어제 솔로에서 ‘효근’과 했던 대결이 더 나았던 듯 싶다. 사실 일본팀보단 프랑스팀이 뭐랄까, 좀더 화려한 느낌이었고 사람들의 호응도 많이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semi-final엔 일본이 진출했다.
아, 이 머리나쁨-_-; 영상들은 머리속에서 맴도는데, 나라이름을 모르겠다. 친구가 봤으면 다 줄줄 외웠을텐데, 난 이름도 국적도 모르니 저게 어느나라사람인지 무슨나란지 헷갈리기만 하고-_-; 어쨌든 나중에 디비디 나오면 살거니까 그때 보면 생각나겠지;
semi-final 은 금방 시작할 줄 알았는데 한시간동안 음악공연을 했다. 왠만하면 나도 소리지르고 흔들흔들 했을텐데, 이틀째 굶은데다가 어제부터 거의 종일 같은 자세로 서있다보니 허리가 너무 아프고 종아리에 쥐가 났었다. 그냥 집에 갈까 하는 생각까지 했으나 내 여기서 포기하면 영국생활을 포기하게 되는거야 라는 전혀 연관성 없는-_- 연관을 지으며;; 눈물이 진짜 찔금 나올정도로 아파도 참고 시계만 계속 봤다. 공연자들한테 너무 미안했다. 그 한시간동안 뛰어다니고 연주하고. 속으로 저 원래 안이래요 근데 아프니까 봐주세요 를 외쳤다-_-;;
으 드디어 semi-final의 시작! 일본 vs. 미국! 근데 솔직히..난 일본이 결승전 올라갈 줄 알았다. 그래서 진짜 잔뜩 만땅 긴장해있었다. 축구한일전도 아니고 이거 완전 비보이에서도 한일전되는거네 이러면서. 주변 사람들도 seme-final 끝나니까 결승전엔 한국이랑 일본이 나올거 같다고. 다들 그랬었는데 암튼 좀 이해안갔다. 일본은 미국에 내가 보기에 절대 뒤지지 않았다. 친구가 미국이 작년 우승이었댔는데 너무 별로였다. 몸 좋은 흑인 한명이 덤블링같은거만 잘하고 좀 밀리는거 같으면 덤블링만해-_-; 첨엔 오 역시 흑인 짱 이랬었는데 너무 많이 하니까....재미가 없다. 좀 그만하지-.- 그 흑인 말고 다른 사람들도 그다지 기억이 안남는다. 동양인으로 보이던 미국 팀 중 한사람은 좀 사람들의 호응을 받았었던 것 같다. 하지만 관중들은 일본에 더 환호했다. 나 역시도..^^;; 루틴도 신났었고 개개인들이 나왔을때두 오히려 예선보다 훨씬 더 잘했다. 사람들두 미국팀의 그 흑인이 첨에 덤블링하니까 오! 이랬는데 나중엔 잠잠.
semi-final의 두번째, 한국과 ...기억이 안난다-.- 캐나다였는지 영국이었는지 참;; 어쨌든 이때의 하이라이트는 ‘효근’의 엘보스핀과 ‘규상’이었다. (host가 어제 하도 엘보스핀을 외쳐대서 나도 알았다 아 저거구나!) 솔로때 그의 엘보스핀을 보고 완전 입이 벌어진 나는 오늘은 기필코 찍어야지 이러고 있었는데 그는 또 내가 메모리를 바꾸는 사이에 엘보스핀을 했다. 윽 효근 미워요 ㅠ.ㅠ 무대 보면서 감으로 메모리 갈던 나는 진짜 어제보다 더 열광했다. 어제는 엘보스핀 시작하자마자 사람들이 막 소리질렀었는데 오늘은 처음부터 소리지르는건 아니었고 숨죽이며 대단해하는 그 분위기. 근데 계속 돈다. 여기저기서 oh shit, oh my god이 튀어나오고 나조차도 아무말도 안나왔다. 과장 조금 보태서 그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몇바퀴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어제보다 오래였다. 10바퀴는 더 넘었던 것 같다. 횟수가 더해가니까 사람들은 진짜 소리지르고 열광하고 Korea를 외쳐댔다. 여기저기서 He's crazy를 연발했다. 나도 눈이 휘둥그레져서 진짜 최고다 이 생각밖에 안났다. 그리고 내 기억으론 이 다음이었던 것 같은데 한국차례가 다가오자 갑자기 내 주변에서 He's comin'을 외치며 죄다 카메라를 준비하는거다-_-; 난 뭐지뭐지 하면서 까치발을 하고 한국팀을 봤더니 어제부터 눈에 띄던 - 잘생겼드라 – '규상'이 하얀헬멧을 쓰고있길래 엇 저사람 뭐 할건가부다! 이러면서 나두 카메라를 준비했다. '규상'은 첨부터 헬멧을 쓴게 아니라 중간부터 썼다. 난 그게 더 신기했다ㅎ 어떻게 저 동작에서 쓸수있는거야!!!!! 그리고 거기서 또한번 사람들은 열광했다. 으으으 소름이 돋았다. 나도 점점 더 이 분위기에 휩쓸렸다. 꺅!
중간마다 작은 이벤트들이 있었다. free shit도 마구 던지고 크크. 올해엔 내 처음이라 어리버리해서 피하기에 정신없었지만 내년엔 내 기필코 하나는 건져야지-_-; 플스2를 선물로 주는 패션쇼도 있었고 – 윽 오락하구싶어라 - Jump Off의 랩배틀두 있었다.
이제 결승전이다아! host가 한국과 미국의 대결이라는 것을 말하자 잠깐 웅성거리는 분위기였다. 나도 잘못들은 줄 알았었다. 왜 일본이 아니라 미국이지?-_-; 라고 생각도 들었고 사람들도 일본이 아니고? 라는 그런 분위기. 시작전 '한국 파이팅' 이라고 외치던 사람들. 내 왼쪽에 한국사람들이 있었나보다. 나말고도 한국인이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어쨌든 결승은 시작되었고 누가 먼저 나가느냐도 기싸움인가보다^^;; 한국쪽 Hong10의 입모양을 보니 사람들한테 먼저나가 먼저나가 이러는거 같았다. 그리고 시종일관 한국은 우세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내가 감동받은건 이때였다.
친구가 아무리 영국인들이 한국 비보이들 좋아한다고 해도 잘 모르는 나로선 내가 느끼지 않았으면 믿기 어려웠을거다. 내가 후기를 이렇게 쓰는 이유도 같은 이유에서다. 내 친구들한테 내가 말해도 그들은 그곳에 있지 않았으므로 모르기 때문에.
난 그 관중석에서 한국 비보이들 이름을 다 알게됐다; 전혀 사전지식 없이 간 그곳에서 사람들은 한국이 나올때마다 Korea는 기본이고 그들의 이름을 불렀고 소리를 질렀다. 미국팀 할때랑 비교가 되었다 솔직히. 오죽하면 나중에 Crazy Legs가 백인 한국인은 첨본다(??) 머 이런 농담까지 했다. 특히 사람들은 '효근'에 열광했고 결승전에서 '규상'은 굉장히 돋보였다. 멋있어!ㅜㅜ! 이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한국이 이정도의 실력일 줄 몰랐고, 그 한국에 영국인들이 이정도로 열광할 줄 몰랐다. 결승이 끝나자 사람들은 Korea에 환호를 보냈고 나도 이때다 싶어 그려간 태극기를 막 흔들었다. Hong10이 이때 날 발견하고 어! 이러면서 손으로 가리키고 웃었다. 괜히 신났다. 흐흐;
연장으로 들어가는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너무 압도적으로 한국분위기라 난 연장은 원래 하는건줄 알았다..그런건가?-_-; 연장 시작 바로 전 내 뒤에서 싸움이 났다. 이미 결승전 전부터 조짐이 있었는데 결승전은 봐야겠고 자기들도 참다가 연장 사이에 싸움으로 된 것이었다. 서로 치고받고 주먹을 휘두르며 밖으로 나갔고 그 어수선한 틈을 타 난 좀더 잘보이는 옆자리로 짠ㅋㅋ 연장이 시작되었고 하이라이트는 '규상'이었다. 뭐..아는게 없어서 설명을 제대로 할 순 없지만, 비유를 굳이 하자면…마치 '선풍기날개' 같았다!!!!! 한손으로 빙글빙글 돌질 않나 무대 뒤쪽에 있던 사람들이 그 긴 다리를 막 피하는 것도 재밌었고 난 진짜 이걸 보고있는 내가 더 신기했다. 금방 멈출줄 알았는데 안멈추고 계속 돌아가는걸 보니 사람들도 나도 완전 꺄~~~ 이렇게 됐다. '규상'이 마지막에 멈추면서 미국팀을 손가락으로 가리킬땐 나도 나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왠만하면 동영상 찍을땐 소리 안지르려고 했는데..-.- 그 뒤에 미국팀이 한번 더 했었나? 몰라 기억 안나 이건 완전 한국의 승리야 야호!
Project Soul의 이름이 발표되었다. 무대에서 사람들이 환호를 하고 한국팀들도 기뻐하고 그들이 준비해온 태극기를 펼쳤을 때 난 가슴이 벅차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전까지 내가 가지고 있었던 우울함이 싹 날아갔다. 무엇보다 그 많은 영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열광하고 좋아해줬다. 한국팀이 자랑스러웠고 정말 고마웠다. 어쩌면 내가 비보잉에 대해 전혀 몰랐기 때문에, 그래서 이런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만큼 한국에 환호를 보내주는 영국인들을 본적이 없다. 뮤지션들 공연을 가면 - Alicia Keys 공연 후기에도 썼듯 - 영국인들은 꽤나 샤이하다. 어디선가 관중의 열광적임은 한국인을 따라갈 수 없을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유명 뮤지션이 한국으로 공연하러 오는 경우가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전에 갔던 몇몇 공연들에서의 영국인들은 한국의 공연장에서의 사람들관 정말 틀렸다. 오히려 한국에서 그다지 꺅 하는 성격이 아닌 나를 사람들이 쳐다봤을 정도니까.
그래서 난 더 감동을 받았다. 관중들은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 진정 그들의 춤을 좋아해줬고 그들을 인정해줬다. 그렇지 않았다면 샤이한, 그러나 냉정한 영국인들이 이정도로 열광하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내내 생각했다. "It was the BEST thing I’ve ever seen." 앞으로 갈 공연들이 몇 개 더 남아있지만, 아마도 이 생각엔 변함없을 것 같다. 그 열정, 환호성, 그리고 이곳에서의 얼마 안되는 생활 뒤였기에 느낄 수 있었던 나만의 감동.
덧붙임 – 부끄러운 나.
파티도 가고싶었지만 레포트가 다음날까지 두개나 있었고 급한 마음에 막차를 타고 집에 오니 새벽 한시다. 꼬깃꼬깃해진 파일 안에 넣어둔 태극기 그림을 꺼내들고 보니, 젠장....................이렇게 암울할 수가; 너무 정신없이 급하게 그려간 터라 한쪽이 틀렸다. 분명히 검토한다고 했는데도 이런 실수를 하다니. 현장에선 몸을 움직일 틈조차 없어서 앞쪽을 보지도 못하고 마냥 좋아서 그래도 나름대로 그려간거 잘했다 싶어서 마구 흔들어댔는데. 차라리 안그려간거보다 못하잖아. 너무 속상하고 부끄러웠다. 힘이 갑자기 쭉 빠져서 레포트에 집중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이왕 지나간거, 좋게 생각하자. 이번 기회로 몰랐던 태극기 그리기랑 태극기의 뜻까지 알았으니. 내년에 혹 가게된다면 그땐 완벽한 태극기를 준비하자. 머리는 이렇게 생각하려고 했지만 마음이 따라주질 않았다. 뭐, 그래도 힘내자! 마지막 소원은 디비디엔 제발 안나오길 바라는것 뿐-_-;
허니미니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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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보셨겠지만 Physicz의 엘보스핀!!!!!!!!!
[출처: 네이버 반리님]
첫댓글 ㅋㅋ~~여기서 포기하면 영국 생활도 포기~~~재밌네요
관람후기는 밑에게시판이에요....^^
넘 잘 봤어요...수고 많으셨습니다.'' ^^
아~~~~~~감동이다~!!!!!!! 정말 진정한 한류스타들~!!!!!!! 비보이들~!!!!!!!!!정말 좋은글 감사합니다~!하얀모래님~~~!!!!!! 정말 잘 봤습니다~! 스크랩좀 하겠습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유럽의 한류는 비보이에게 맡겨라~
글 읽으면서 저도 그곳에 있는듯한 느낌이었어요~ 정말 잘봤습니다...영국생활 열심히 하고 돌아오세요~~
그런데요~~물론 하얀모래님에게 하는말이 아니고요~~이글 쓰신 분에게 하는말인데~~~아마도 이분이 비보이에 대해서,,,,,하나도 모르시고 가셔서 그런것 같네요~~~그리고 너무 일본을 무섭게???생각하네요~~
저도 이 UK2004 영상 봤는데요~~풀버젼으로~~~ 일본 솔직히,,아직 안됩니다,,,,실력이,,,세계에서 톱클래스 수준은 아니더군요~~
일본이 너무 잘해서 걱정했다고 쓰셨는데~~~제가 봤을때는 일본이 결승전 올라왔으면,,,,우리나라한테,,,,완전 대패당했을겁니다~~
차라리 안올라 온것이 일본에게는 잘 된일일 정도로~~~~~일본팀 수준이,,,,,솔직히 우리나라팀에게 절대 게임이 안됩니다~~~어쨌든 그래도 이글 쓰신분에게 감사하다는 말 하고싶네요~~~잘 읽었습니다~~
하얀모레님에게도 감사하고요~~^^(괜히 테클 건것처럼 됬지만,,,,어쨌든 글쓰신분이 너무 일본을 대단하게 생각하시는 거 같아서,,,,,,,영상보신분들은 아실겁니다~)
저도 UK2004 이거 봤는데 솔로배틀도 보고 크루배틀도 봤는데 솔로에서 1,2등 우리가 했잖아요 끝내줬음 사람들 탄성이 멈추지 않고 크루도 당연히 우승했지만 우리나라가 이렇게나 잘 하는구나 하면서 얼마나 놀랐던지..
전이거 이때 대회하고나서이분이 사진과 글을함께 올린거 봤어요...^^ 글구 영국도 당연히 매니아들은 울나라비보이를많이알겠지요..그간의 성적을봐서도...인터넷으로보고 비보이 영상으로보고....훗훗 암튼 감동....ㅠ.ㅠ.
잘 봤습니다~^^
그 현장에서 보셨다니 정말 재미있었겠군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