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아파트 가치 상승효과” 커튼월룩 ‘주목’
부산 지역 해안가 재건축 단지들이 향후 아파트 가치 상승을 위해 건물 외관에 ‘커튼월룩’ 도입을 잇따라 검토하고 있다. 커튼월과 커튼월룩을 동시에 도입하는 삼익비치 재건축 단지 조감도. 각 조합 제공
부산 지역 해안가에 위치한 재건축 단지들이 건물 외관에 ‘커튼월룩’ 도입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어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아파트 외벽을 페인트가 아닌 유리로 마감하는 커튼월룩 방식으로 시공해 건물의 미적 효과를 높임으로써 향후 아파트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벽 페인트 대신 유리로 마감
공사비 싸고 미적 효과 탁월
해안가 위치 아파트 큰 관심
오션시티 푸르지오 등 적용
삼익타워·대연비치 검토 중
삼익비치타운 일부 적용 예정
커튼월룩 도입 검토 잇따라
부산 수영구 남천2구역 삼익타워 재건축조합은 현재 재건축하는 아파트에 커튼월룩을 도입을 추진 중이다. 조합은 다음 달 중으로 건물 외관을 커튼월룩으로 특화하는 방안 등을 안건으로 조합원들의 찬반 의견을 듣기 위한 조합원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 지상 36층 7개 동 913세대(전용면적 59~145㎡) 규모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일반 분양은 116세대다. 시공은 GS건설과 세정건설로 구성된 GS건설사업단이 맡는다.
삼익타워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재건축 사업 부지는 서북쪽으로는 황령산, 동북쪽으로는 광안리 해변이 위치해 있다. 또 단지 맞은편에는 마린시티, 동쪽으로는 재건축이 추진 중인 ‘삼익비치타운’, 남쪽으로는 용호동 ‘W’ 아파트가 자리잡고 있다. 최형석 조합장은 “단지 주변으로 커튼월을 적용했거나 적용할 예정인 화려한 외관의 주상복합아파트들이 많다”며 “이들 아파트들보다 높은 곳에 있는 언덕 위 우수한 입지를 살리고, 광안대교를 타고 해운대에서 남천동 방면으로 넘어오는 차량들이 볼 때 건물의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도록 커튼월룩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은 조합원당 약 1000만~2000만 원의 분담금이 발생하지만, 커튼월룩 도입을 통한 외관 개선으로 아파트 시세 등의 가치 상승 효과가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대연4구역 대연비치 재건축조합도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커튼월룩 도입을 검토 중이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말 ‘푸르지오’ 브랜드를 새롭게 바꿔 시장에 내놓았다. BI(Brand Identity)를 바꾸고 앞으로 짓는 아파트의 외관에는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한다.
구기옥 조합장은 “재건축되는 단지에는 새로운 외관 디자인이 적용되는데, 시공사와 커튼월룩을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새롭게 외관이 업그레이드된다고 하더라도 커튼월룩을 통해 미적 효과를 더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면 조합 내부의 의견 수렴을 거쳐 커튼월룩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커튼월룩 도입을 추진 중인 삼익타워 재건축 단지 조감도. 각 조합 제공
커튼월 대신 커튼월룩이 대세
커튼월룩 방식은 벽식 구조(벽이 건물 하중을 지탱)로 건립되는 일반 아파트에서 외벽면에 있는 창호 사이의 콘크리트 벽을 페인트가 아닌 유리로 마감하는 것으로, 커튼월 못지 않게 건물 외관을 화려하게 꾸밀 수 있다.
기둥과 보가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일반적인 주상복합건물에서 유리로 된 패널을 커튼처럼 둘러 외벽을 만드는 커튼월과는 다른 건축 양식이다. 커튼월은 통유리처럼 보인다.
커튼월은 통유리 구조상 냉·난방비가 많이 들고, 창을 크게 낼 수 없어 환기도 잘 되지 않지만, 커튼월룩은 일반 아파트의 벽식 구조에 페인트를 바르는 벽에만 유리를 시공해 냉·난방과 환기 등에서 기존 아파트와 차이가 없고, 화려함은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일부 아파트 단지들이 이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커튼월 방식이 적용된 건물은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있는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해운대아이파크’와 남구 용호동에 있는 ‘W’ 등이 있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부산 영도구 동삼동 ‘오션시티 푸르지오’와 올 10월 입주 예정인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자이’의 경우 주상복합아파트지만 커튼월룩을 적용한다. ‘삼익비치타운’ 재건축은 커튼월과 커튼월룩이 동시에 적용될 예정이다.
커튼월룩을 도입하려는 단지가 느는 이유는 아파트의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 효과 때문이다. 앞서 해운대구 마린시티 등지의 고층 주상복합건물들은 커튼월을 도입해 아파트 가치 상승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에 따라 커튼월 방식보다는 시공이 쉽고 공사비가 저렴 데다 그에 못지 않은 미적 효과도 누릴 수 있는 커튼월룩 방식을 적용하는 단지들이 전국적으로 늘고 있다. 재건축 단지의 경우, 공사비 증가로 조합원 분담금이 느는 ‘실(失)’보다도 아파트값 상승 효과라는 ‘득(得)’이 더 크다고 본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커튼월룩을 통해 일반 아파트와 외관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라며 “프리미엄 아파트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일반 분양 때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고, 향후 아파트 가격 상승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