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의 예배 회복
장모님께서 독수공방의 날을 보내다 발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겨 동네 병원 치료 후 반 깁스하고 오셨다.
98세 노인이라 더 이상 주공 아파트 삶을 누리기 어려웠다.
아내가 늘 푸른 요양병원 입원 가능 여부를 물었다.
바로 원무실장에게 확인하고 진료의뢰서를 챙겼다.
앰뷸런스가 도착하자 두 딸이 함께 모셨다.
결국 원치 않은 요양병원 침상에 누웠다.
낯선 곳 적응이 쉽지 않았다.
약 복용으로 의식이 흐렸지만 심야에 전화로 딸에게 괴로움을 드러냈다.
사흘 뒤 예약하고 생고기를 준비하여 자매가 들렸다.
잇몸으로 잡수시고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다.
잘 회복하면 집으로 모실 것을 다짐시키고 나섰다.
처남은 장모님을 다시 아파트로 모실 맘이 없었다.
병원에서 임종하도록 거처를 정리할 참이었다.
난 요양병원 싫어한 분이라 기다려 보자고 미뤘다.
장모님의 일관된 주장을 알기 때문이었다.
‘다시 그 집 가서 죽으면 나 꼬실라 붕께 고향으로 갈란다!’
평소 하나님 아버지가 불러 가시길 기도하셨다.
장인어른 곁에 묻히길 원하고 같이 입원한 시누이도 동행하길 바랐다.
아내가 원무실장을 만났다.
당분간 안정을 취하며 집중 치료가 필요함을 알렸다.
실장님의 고마움을 아내에게 전달받았다.
종종 환자 소개 해 준 일에 대한 예의였다.
입원한 어르신들 예배도 다시 드리자 했단다.
코로나 전, 6년간 매주 드린 예배가 회복되었다.
사실 코로나 규제가 풀려도 요양병원 예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끈질기게 예배하자는 할머니 두 분의 열정이 식지 않았다.
강청할 때마다 기도하며 병원 측에 요구하도록 넘겼다.
갇힌 공간에서 은혜 사모함을 알았다.
주일이면 두 분을 교회로 모시려 했다.
하지만 외출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요양병원 예배 허락을 기도 응답으로 여겼다.
그분들 아픔이 내 가슴 한 구석에 자리 잡았다.
두 분의 기쁨도 내 기쁨이기에 바로 찾아가 사회 복지사를 만났다.
함께 예배할 공간을 둘러봤다.
마주 보고 앉아 말씀 듣게 자리 만들자는 거였다.
성경과 찬송은 주보에 올리고 반주기 사용하면 될 것 같았다.
간식은 점심시간 후라 야쿠르트 세 개씩 준비하면 괜찮을 성싶었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얼마나 모이고, 어떤 분이 오실지?
화요일 오후 2시가 기다려졌다.
주일 예배 때 특송으로 불렀던 찬양이 자꾸 나왔다.
‘오늘 내게 한 영혼 보내 주시옵소서/
죄에 빠져 길을 잃고 헤매이는 자에게/
오늘 내게 한 영혼 보내 주시옵소서/
갈 바 몰라 방황하는 형제자매들에게/
아무도 사랑 않고 관심도 없는/
그들에게 날 이끄사 전할 말 주소서..’
그날 새벽 기도 마치자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찬바람을 안고 나갔다.
몸의 반응이 빨라 잘 달렸다.
땀이 추위를 삼켰다.
악조건에 뜀질이 풀려 마라톤 챌린지 1위에 올랐다.
커피 마시기 전 향을 맡은 행복함 같았다.
달음질에 불을 붙인 동기가 요양병원 사역이었다.
하체가 약해 누워 계신 분들을 보고 깨달았다.
‘누우면 죽고 달리면 산다.’
누죽달산! 정신으로 날마다 뛰면서 근력을 키웠다.
오전에 설교 문을 작성하고 예배 순서 지를 만들었다.
어르신들 간식을 챙겼다.
‘무슨 일이던 게 등어리 소금 얻듯 하지 말라’는 어머니 말이 생각났다.
점심은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안수집사님과 강 권사님을 모시고 갔다.
단상에 델몬트 오리지랄 토마토가 보였다.
예수 믿는 12명이 앉아 단출하게 예배드렸다.
신앙고백하고 ‘예수 사랑하심은 거룩하신 말일세’ 찬송 후 기도했다.
성경을 함께 읽고 합창하는 인사로 분위기를 달궜다.
‘잘 오셨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행복합니다. 기쁩니다. 힘이 납니다. 살맛 납니다./
모든 것 잘 될 겁니다. 복될 겁니다. 좋아질 겁니다./
웃고 삽시다. 주고 삽시다. 감사하며 삽시다. 축복하며 삽시다./
걱정하지 맙시다. 근심하지 맙시다. 염려하지 맙시다./
예수 믿고 구원받았습니다. 하나님 자녀 됐습니다. 천국 백성 됐습니다./
예수님은 생명입니다. 능력입니다. 권세입니다.
응답입니다. 축복입니다. 내 주인입니다./
오직 예수, 오직 말씀,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하나님께 영광/
할 수 있습니다. 하면 됩니다. 해 보십시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다 내 잘못입니다. 당신이 옳습니다. 성질내지 맙시다.
말을 예쁘게 합시다. 어머니 마음을 품읍시다.
행복의 시작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을 본받으며, 주님을 닮아가길 원해 반복시켰다.
설교도 귀담아듣게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 구원의 확신을 갖게 했다.
생명의 능력이신 하나님으로 세상을 넉넉히 이기도록 가르쳤다.
하나님의 자녀 된 권세로 죄와 싸워 행복한 삶을 누리길 원했다.
시설 관리 집사님의 ‘날 위하여 십자가에 중한 고통받으사..’
트럼펫 연주가 이어졌다.
센머리 어르신들이 입술을 달싹이며 따라 부르셨다.
광고 시간, 이전에 40명 환우의 명단을 일일이 확인하였다.
살아남은 분은 넷, 5년 만에 90%가 세상을 떠나 놀랐다.
축도로 예배 마치고 간식을 나눴다.
할머니가 신문에 말아 천마 차 2개,
생녹용 육골 즙 2개를 가방에 넣으셨다.
난 그냥 옆집 아줌마 대하듯 지나쳐 왔는데 옷자락을 잡아당기셨다.
그 애틋한 사랑을 마시며 박노해 시인의 ‘나눔의 신비’가 떠올랐다.
‘빛은 나누어줄수록 더 밝아지고/
꽃은 꿀을 내줄수록 결실을 맺어가고/
미소는 번질수록 더 아름답다.’
2024. 2. 24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