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이번 대회가 내 커리어의 정점이 될 거라고 예상했다."
'미스터 매직'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 웰컴저축은행)가 PBA 월드챔피언십에서 마술 같은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16일 제주도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5' 준결승전에서 이번 시즌 5번째 결승 진출을 노린 한국의 '헐크' 강동궁(SK렌터카)을 상대한 사이그너는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집중력에서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4-2로 올 시즌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17일 결승전에서 '튀르키예 후배' 륏피 체네트(하이원리조트)와 우승 상금 2억원을 놓고 맞붙은 사이그너는 1세트를 1:15(7이닝)로 빼앗겼지만, 이후 2, 3, 4, 5세트를 연달아 차지하며 세트스코어 4-1, 압도적인 승리로 첫 월드챔피언십 왕좌에 올랐다.
이로써 만 60세에 '최고령 세계 챔피언'에 오른 사이그너는 "나이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스스로 젊다고 느끼고, 힘이 있다고 느끼는 것이 경기력과 직결된다"고 밝혔다.
또한, "나보다 15살, 많게는 40살 정도 어린 선수들과 PBA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 그들은 나보다 에너지가 더 많고, 이기고 싶다는 갈망이 더 크겠지만, 나는 한평생 당구를 치면서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 경험이 그들의 열망을 이긴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당구가 멘탈 스포츠? 아니,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강인한 두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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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이그너는 이번 우승의 원동력을 '발가락 부상'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PBA 팀리그를 앞두고 발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한 달 동안 목발에 의지한 채 거의 누워서 지내야 했고, 그 기간에 PBA 팀리그 5라운드와 포스트시즌이 있었는데,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너무 미안했다.
게다가 월드챔피언십을 앞두고 연습할 시간도 이틀밖에 없었기 때문에 기분이 굉장히 다운됐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정신을 붙잡을 수 있었다. 특히 이번 대회 동안 어려운 순간이 올 때마다 그 정신력으로 극복했고, 멘탈적으로도 이번 대회 중간중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젊은 선수 못지않은 체력을 유지하고 있는 사이그너는 '강인한 두 다리'를 당구선수의 필수 요소로 꼽았다.
그는 "평소에 꾸준히 운동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지난 한 달 동안 발가락 부상으로 누워있는 동안 근육량이 굉장히 많이 빠졌다. 제주도에 와서도 16,000보 이상을 매일 걸었다. 당구 역시 강인한 신체가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강한 두 다리는 당구선수에게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내가 공백기를 깨고 우승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인생은 내려가는 시기가 있다면, 반드시 올라가는 시기도 있기 때문에 나는 그 올라가는 시기가 이번 대회일 거라고 예상했다. 내 인생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이다"라고 말했다.
2023-24시즌 프로 데뷔전서 우승 후 두 번째 왕좌 차지
지난 2023-24시즌 PBA로 이적한 사이그너는 당시 시즌 개막전이자 프로 데뷔 무대인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프로 당구선수 데뷔를 알렸다.
지난 2024년 월드챔피언십에서 준결승에서 스페인의 다비드 사파타(우리금융캐피탈)에게 세트스코어 4-0으로 패하며 공동3위로 첫 월드챔피언십을 마친 사이그너는 올 시즌 정규 투어에서 단 한 번의 결승 진출 없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사이그너는 지난 2월 PBA 팀리그 5라운드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발가락 골절로 대회에 불참하며 팬들의 우려를 샀으나 프로 데뷔 후 두 번째 월드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여전히 최고의 당구선수임을 과시했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출처 : 더빌리어즈 https://www.thebilliards.kr/news/articleView.html?idxno=27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