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마지막날, 너무나 짧게 느껴지는 집필여행입니다.
밤새 으르렁으르렁 고함을 지르던 바다, 미친 듯이 사방을 휘돌아치던 바람이
아침이 되자 잠잠해졌습니다. 어젯밤은 정말 창문이 덜컹덜컹 우당탕탕 넘어지고 자빠지는 소리로 불안했거든요.
멀리서 보는 파도는 여전히 높습니다.
고요한 아침 풍경.
마음이 착 가라앉습니다.
아침 커피 한 잔 마시고 나서...
11시 전에 퇴소.
마음이 불안해서 쓰던 역사동화는 펼쳐 보지도 못하고(집중이 안 되어)
예전에 썼던 단편동화 두 편을 정리했습니다.
괜찮다고 생각했던 글도,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보면 왜 그렇게 어색한 문장이 많고 고쳐야할 게 수두룩한지.....
이렇게 고치고 저렇게 고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흘러 오전 10시.
수련원에서는 퇴소 요령에 대한 방송이 두 번이나 나온 시점.
이불과 수건 정리하고, 쓰레기 분리하고, 쓴 그릇들 말끔히 씻어 제자리에 두고,
커피포트와 물병도 원래 자리에 완벽하게 놓고 나서, 마지막으로 불을 껐습니다.
들어올 때와 똑같이 해놓고
마지막으로 바다도 다시 한 번 보고...
수련원을 떠났습니다.
가는 길에 들른 아름다운 동시인의 집.
햇빛이 쏟아지는 베란다에 놓인 화분들.
신나게 자라고 예쁘게 꽃피고 있는 중.
섬세한 손길을 느끼며
낯선 곳에 이사 오게 되어 걱정했는데 엄청, 무지하게 잘 지내고 있네요.
이제 점심 먹을 시간!
음식점에서 사 먹는 음식이 아니라
동시인의 손이 만들어낸 아름답고 화려한 밥상.
오랜만에 만나본 화려하고 아름다운 음식과 정성스런 손길에 감동했습니다.
와, 이런 대접 받아도 되나?
차도 디저트도 완벽했어요.
꽃친자 동시인에게서 선물 받은 로엘리아.
요즘 이 식물에 자꾸만 눈길이 갔었는데 인연이 있었는지 이곳에서 만난 것도 모자라 선물로 받기까지.
동시인 때문에 꽃친자의 대열로 들어선 또 한 명의 꽃친자,
너무 좋아서 입이 헤 벌어졌네요.
로엘리아에 대한 아픈 추억 - 몇 년 전, 로엘리아를 구입해 하엘정원에 심었었어요. 엄청 예뻐서 지나갈 때마다 보고 또 보고 했었는데....그만 얼어죽고 말았지요. 그때 구입한 곳에서 분명 월동 가능하다고 했거든요. 제가 월동이 되는 것을 찾으니까 어떻게서든 팔려고 했었나 봐요. 그래도 그건 아닌 듯. 월동이 안 된다고 했으면 안 샀을 수도 있지만....일단 정확하게 얘기해 줬으면 화분에 옮겨 월동을 시켰겠지요. 근데 아무리 예뻐도 월동이 안 되면 안 샀을 것 같기는 해요.
만난 기념으로 셀카도 찍었어요.
동시인이 부평에 살 때는 자주 인천대공원 수목원에 갔고, 꽃을 보고 난 후 꼭 이렇게 셀카를 찍곤 했죠.
추억사진 한 장 또 남겼습니다.
영종도는 조용하고 한적하여 살기 좋은 동네.
산책길도 잘 되어 있어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거주지.
영종도 집필여행 마지막 날, 화려하게 마무리했습니다. 덕분에.
결과가 어땠는지 그것을 따지기보다는 과정이 너무나 좋았던 짧은 여행이었습니다.
다음 집필여행도 조만간 또.....영종도 교직원수련원에서 할 예정입니다.
첫댓글 누군가 했네. ㅎ
안녕~ 솜씨 좋은 동시인!
솜씨 엄청 좋은 금손 동시인^^
화초도 잘 가꾸는 동시인이네요. ㅎ
영종도에 사시니 김샘은 늘 바다보이는 집필실을
둔 시인. 부러워라 ~
꽃친자 중의 왕 꽃친자^^
영종도에서 즐겁게 사시는 김샘 말씀이 떠오르네요. 요즘도 자전거 타고 다니시고 동네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시는지 ^^
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잘 지내고 계시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