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메이저리그 판도를 미리 점쳐보는 시범경기가 3일(이하 한국시간) 개막된다. 세인트루이스-플로리다 애틀랜틱의 연습경기에 이어 막이 오른 시범경기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2개 리그로 편성돼 시즌 개막 직전인 4월 초까지 한달간 벌어진다. 올시즌 시범경기의 '5대 관심거리' 를 알아봤다.
▲ 최고의 선발진은?
올 스토브리그의 가장 큰 화두는 선발 드림팀 논쟁이었다. 케리 우드, 마크 프라이어의 영건 투톱에 그레그 매덕스의 노련미를 보탠 시카고 컵스를 비롯해 페드로 마르티네스-커트 실링의 조합으로 역대 최강의 원투펀치를 구축한 보스턴, 케빈 브라운과 하비에르 바스케스의 뉴욕 양키스, 로저 클레멘스와 앤디 페티트를 데려온 휴스턴, 팀 허드슨과 마크 멀더, 배리 지토등 빅3가 건재한 오클랜드등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품 로테이션' 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건강상태. 박찬호는 지난 텍사스 이적 첫해인 2002년 3월 시범경기 마지막에 오른허벅지 근육을 다쳐 개막전 등판 뒤 한달여간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바 있다. 무리하다 다치면 1년 농사를 모두 망칠 수 있다.
▲ 거물급들의 연쇄이동
시범경기의 관전 포인트는 팀 순위보다는 대형 트레이드에 따른 각 팀의 전력변화. 팬들의 머리 속은 유니폼을 갈아 입은 스타들의 활약상으로 가득차 있다. 김병현의 소속팀 보스턴은 정상급 선발 실링과 아메리칸리그 소방왕 키스 폴크를 영입해 타도 양키스를 부르짖고 있지만 로드리게스 파동에서 드러난 구단과 선수 사이의 깊은 골을 메우는 게 급선무다. 스토브리그 초반 브라운과 게리 쉐필드를 수혈한 양키스는 사상 최대의 'A-로드 빅딜' 을 성공시키며 '외계인 타선'을 완성했다. 3루수로 변신한 '야구천재' 로드리게스의 성공 가능성도 관심사.
2002시즌 MVP 미겔 테하다와 라파엘 팔메이로를 영입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선전여부도 팬의 흥미를 돋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애너하임은 거물 FA 블라드미르 게레로와 '마당쇠' 바톨로 콜론을 앞세워 2002년 랠리몽키 신화 재현에 나선다. 내셔널리그에서는 필라델피아와 휴스턴이 눈에 띈다. 뒷문이 약한 필라델피아는 지난해 각각 44세이브와 38세이브를 올린 빌리 와그너와 팀 워렐를 영입해 철벽 마무리 전선을 쌓았고, 클레멘스와 페티트를 영입한 휴스턴은 입장권 판매에 불이 붙었다.
▲ 출격! 코리안 빅리거
시즌 개막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스프링 트레이닝에 참가한 한국인 선수들의 심장 박동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캑터스리그에는 맏형 박찬호와 마이너리그 유망주 백차승,추신수등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고, 플로리다의 '그레이프푸르트 리그' 에는 김병현, 서재응, 최희섭, 봉중근, 김선우, 송승준등 국내파들이 대거 몰려있다.
'절치부심' 재기를 노리는 박찬호는 오는 7일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9개월 만의 공식경기 첫 실전피칭에 돌입한다. 선발전환이 확정된 보스턴의 김병현도 같은날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등판해 컨디션 점검에 나서며, 서재응은 LA 다저스, 봉중근은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 출격명령이 떨어졌다. 플로리다의 주전 1루수로 낙점된 최희섭은 시즌 개막에 맞춰 100% 컨디션을 끌어올릴 복안. 몬트리올의 김선우, 송승준도 개막전 로스터 진입을 향한 운명의 수능시험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 부활희망 쏜다!
부상에서 돌아온 슈퍼스타들이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002년 무려 260이닝, 24승 5패 방어율 2.32를 기록한 랜디 존슨은(애리조나) 지난해 무릎부상에 시달리며 데뷔 이래 최악의 시즌(6승8패 방어율 4.26)을 보냈다. 그러나 존슨은 지난 4년간 1178개를 솎아올리며 이부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다승 1위(70승), 방어율 2위(2.71)를 지키고 있다. 90년부터 99년까지 10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차지한 '90년대 홈런왕' 켄 그리피 주니어도(신시내티) 재기의 칼날을 갈고 있다. 2001년부터 부상의 악령에 시달리기 시작해 3년동안 5차례 부상자 명단을 들락거린 그리피는 올시즌 개인 통산 5백호 홈런(현재 481개)에 도전한다. 100만 달러라는 헐값에 애리조나로 유니폼을 입은 '천재 2루수' 로베르토 알로마의 마지막 불꽃도 눈여겨 볼 만하다.
▲ 마쓰이가의 혈투
지난해 마쓰이 히데키가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한데 이어 올해는 마쓰이 가즈오가 뉴욕 메츠에 입단해 도전장을 던졌다. 16홈런, 106타점으로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낸 히데키는 겨우내 몸을 불려 파워 히터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줄 심산이고, 7년 연속 3할 타율의 정교함과 2년 연속 30홈런과 80타점 이상을 거둔 배팅파워와 빠른발을 겸비한 호타준족의 유격수 가즈오는 축소지향의 스몰볼 야구를 선언했다. 두 마쓰이의 불꽃 튀는 자존심 대결도 놓칠 수 없는 흥밋거리.
스포츠서울닷컴| 최우근기자 cwk7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