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돌이라는 곳 [정끝별]
목울대 밑 우묵한 곳 그곳이 천돌
쇄골과 쇄골 사이 뼈의 지적도에도
없는
물집에 싸인 심장이 노래하는 숨 자리
목줄이 기억하는 고백의 낭떠러지
와요 와서 읽어주세요 긴
손가락으로
아무나가 누구인지 모든 게
무엇인지
숨겨둔 술통이 익을 즈음이면
숨들이 밤으로 스며들고
혼잣말하는 발자국이 하나둘 늘어나요
어떤 여름은 파고 또 파고 어떤 이름은 묻고 또 묻고 애초
에 없었던 어떤 이름은 그냥 밟히기도
하고
박힌 희망에 호미 자루가 먼저 달아나기도 하는데요
그
럴 때면
눈물의 밀사가 관장하는 물시계 홈통에 물 떨어지는
소리
와요 어서 와서 대주세요 긴 손가락의 지문으로
지도에도 없는 천 개의 돌을
열어주세요
발소리도 없이 들었다 잠시 별을 피워낸 서리
입김
유리컵처럼 내던져진 너라는 파편과
인도코끼리 같은 오해의 구름,
그리고 지리멸렬에 묶인 지리한
기다림이
기억의 물통을 채울 때면 망각의 타종 소리가 맥박처럼
요동치는 곳
뜻밖을 살게 한 천돌이라는 그곳
어떤 이름을 부르려 달싹이는 입술처럼
천 개의 숨이 가뿐 내 고통의
숨통
-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문학동네,
2019
* 조물주가
인간을 만들면서 혈이라는 걸 만들었다.
왜 만들었냐
하면 아플 때 중요한 그곳을 눌러주라는 것.
그래서 뼈를
피해 우묵한 곳을 만들었다.
그곳이
혈자리이다.
천돌은 중심선을 머리 정상에서 따라 내려가면 코, 인중, 입술, 목젖(요건 남자만 있는.)아래, 목이 끝나는 부분에
있다.
그 아래에는 명치, 배꼽과 중요한 곳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암튼 중심선에
있다는 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나는 식구들이
목감기에 걸려 기침하거나 가래가 생긴다고 하면 이 천돌에 동전파스를 붙여준다.
혈자리를
눌러주는 것도 좋지만 힘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용하게 쓰는
이 파스요법중 가장 많이 쓰는 건 멀미할 때다.
배낚시를 갈
때나 버스를 탈 때 손바닥쪽 손목에 사선지인지 오선지인지 그려진 곳이 있다.
그곳에
동전파스 하나 붙이면 멀미가 나지 않는다.
기타 등등
몇개의 혈자리만 알면 생활에 보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