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시절에 어르신이 이린이는 꿈을 꾸어야지 돈을 알면 안 돼 하는 것이었다
나는 돈이 있으면 맛나는 사탕 과자 풍선껌을 사 먹을 수 있고 선물도 살 수 있는데 왜 어르신이 무책임한 말을 한걸까? 내 사고를 혼란케 했다
나는 장학생으로 학교를 다녔다
운동장학생이든 ROTC장학생이든 탈락되지 않으려면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대학교 3학년 동계방학 때였다 학군단에서 장학생들을 집합시키더니 10여만 원씩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빈 집에 소가 들어가 듯 난 졸지에 부자가 되었다
자세히는 알 수 없으나 학군단 행정장교가 장학금 일부를 떼어 먹으려다 감사에 걸려 지급하는 것이라 한다
나는 두근대는 가슴을 다독였다
소설가의 꿈을 꾸고 신춘문예에 도전했으나 번번히 낙방하는 매형이 서울에서 버티다가 끝내 작가의 꿈을 접고 낙향해서 청주 초정리에 거처를 옮겼다
매형은 청주 한씨의 장손이었다
내려가 보니 형편이 말이 아니었다 나는 매형에게 농사를 지으려면 소가 필요하니 송아지를 사서 키우라고 장학금으로 받은 10여만 원을 기쁘게 건넸다
매형은 각서를 근사하게 써 줬다
4학년 동계방학 때 장학금으로 산 송아지가 황소가 되어 주인을 기다리려니 하고 매형한테 한걸음에 달려갔는데 송아지도 황소도 눈 씻고 볼 수 없었다
청천하늘에 벼락치는 느낌이었다
매형은 집에 없고 누나만 있기에 누나 송아지는 어디 있어? 누나가 네가 준 돈으로 송아지를 삿어야 했는데 씨앗 사고 생활비로 다 써 버렸다는 것이었다
누나는 부친이 준 돈으로 알았다
하늘이 노랗다
카페 게시글
김호신님의 문학세계
돈을 밝히면 인간성이 상실된다
74김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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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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