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노성산 산신령 시종산악회 산악인들의 고함에 강림...보살펴주옵소서! 신은 마음 열어
영험한 노성산 말머리바위 기운 받은 시산제
사종산악회 시는 시산제 始
시종산악회 종은 시산제 山
시종산악회 산은 시산제 祭
돼지바비큐 이벤트 의미 더해
신은 위대하다. 신에는 자연신을 비롯해 예수, 석가 등의 신으로 추앙하고 있다. 산악인들에게는 산신령이 신이다.
산신령을 모시며 간절한 소망을 전하는 시산제가 연초가 되면 의례히 행한다. 여기에 재경 시종면향우산악회(이하 시종산악회)도 시산제를 거행했다.
산악회는 16일 경기도 이천 설성면에 있는 ‘노성산(310m)’ 주차장 정자에서 시산제를 지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그 자리에서 임했다. 노성산에는 말머리를 닮은 바위가 있어 영험의 기운이 서린 산으로서의 신성시한다. 노성산 말머리바위는 노성산, 미국산, 설성산 사이에 용맹한 말이 나나타나자 세 게의 산에 주둔하던 장수가 서로 자치하려는 다툼을 벌이면서 이기는 순서대로 말의 머리, 몸통, 꼬리를 차지하기로 했는데 노성산 장수가 말머리를, 미국산 장수가 몸통을, 설성산 장수가 꼬리를 차지해 노성산 정상 아래에 말머리바위가 있다고 해서 얽힌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 산이다. 이런 산은 영험이 있다고 마을사람들은 이 산을 신성시한다. 산악회는 그런 신령스러운 산에서 매물을 받쳐 산신령을 모시고 술잔을 올렸다. “정성껏 마련한 술과 음식을 흠향에 주옵소서!” 라고 하면서 “올 한해도 산행 길을 열어주시고 무사한 산행이 되게 해주옵소서!” 라고 고했다.
시종인들의 마음이 통했을까? 노성산은 강한 기운이 느껴졌고, 강림한 산신령은 제상에 앉아 산악인들의 고하는 소리를 들어줬다.
오전 8시 20분경에 종합운동장역에서 출발하여 10시 40분경에 도착, 산행을 11시 45분까지 가볍게 한 후 낮 12시부터 산악회 조종현 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시산제는 개회식으로 시작으로 국민의례, 산악인 선서를 한 후 강신, 참신, 초헌, 독축, 아헌, 종헌, 헌작, 소지, 개밥, 폐회사, 음복 순으로 진행됐다. 초헌관에 김찬석 산악회장, 독축은 김남철 감사가 맡았다.
김찬석 산악회장은 초헌문을 통해 “시종산악회 회원 모두가 지금까지 무사하고 건강하게 산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산신령님께 감사합니다” 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올 한해도 건강하고 즐겁게 산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라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강림한 산신령에게 “부족한 정성이지만 성심을 다하여 조촐한 재물을 마련하여 이곳 노성산에서 산신령님께 바치오니 산신령님께서는 부디 임재하여 주시옵서서! 주시옵소서! 주시옵서서!” 고했다.
김남철 감사는 축문을 통해 “산을 배우고 닮아 자연과 하나 되고자 산을 찾는 회원들이 바러옵건데, 배낭을 멘 어께가 튼튼하고 험한 산과 골짜기를 오르내리는 두 다리가 지치지 않도록 늘 강건한 힘을 주시옵고, 저희 시종산악회 가족은 물론, 산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옵서서!” 하면서 정성을 다하여 마련한 술과 음식을 흠향해주기를 바랐다.
종헌, 헌작으로 잔을 올리고 삼배를 했다. 제상에 놓인 돼지머리에 돈 봉투를 입에 넣었다. 일부는 귀에 5만 원짜리를 꼽기도 했다.
모든 시산제 의식행사를 마치고 행사를 치른 정자 옆 주차장 공터에서 준비해온 음식을 즐겼다. 음식도 소화시킬 겸 약 1시간가량 윷놀이를 했다. 그런 후 오후 3시 30분경에 상경을 했다.
이번 시산제에서는 돼지 바비큐 이벤트를 벌였다. 돼지 한 마리를 준비해 현장에서 직접 구이를 해먹었다. 홍어랑 함께 먹은 즐거움으로 감동 그 자체였던 시산제로 기억되게 했다.
이번 시산제는 작년보다 더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곳을 한 번 다녀와서 편안하게 지낼 수가 있었다. 시산제에 앞서 원경사에서 시작한 산행은 노성산 장수봉 정상을 올라 자신이 노성산 장수가 된 듯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말머리바위, 병풍바위, 굴바위가 있는 코스를 원점회귀 했다. 그런 후 12시부터 진행하는 시산제에 임했다.
한번 가본 코스여서 쉽게 오르내렸다. 노성산에는 작년에는 볼 수 있었던 진달래꽃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노성산은 볼을 스쳐가는 바람에서 봄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이날따라 날씨가 포근하고 화사해 노성산은 봄노래를 부른 듯했다.
노성산의 명물인 말머리바위는 보는 각도에 따라 시각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진돗개머리 같기도 하고, 멧돼지머리 같기도 하다. 시종산악회 산악인들은 돼지머리로 여겼다. 시산제 제상이 놓인 돼지머리로 생각했다. 회원들은 “산신령님이시어! 이 멋진 바위를 재물로 바치오니 흠향해주시옵소서!” 했다.
강한 기운을 느낄만한 노성산에서의 시산제는 산신령이 회원들이 고하는 소리에 귀를 열었다. 산행에 무사함과 가정에 안녕과 사업에 발전이 있게 해달아는 간절한 바람에 산신은 회원들이 마련한 제상에 내려앉았다.
시종산악회 시는 시산제의 ‘시(始)’ 가 됐다. 시종산악회 종은 시산제의 ‘산(山)’ 이 됐다. 시종산악회의 산은 시산제의 ‘제(祭)’ 가 됐다. 시는 ‘엄마가 아이에게 음식을 먹이는 듯 하는 모습’ 을 그린 것이라고 하니 엄마가 주는 양분을 통해 건강한 삶을 시작하게 될 것 같다. 산은 ‘들판을 둘러싼 것, 사람들이 모이는 것’ 이라고 하니 넓은 들판에서 많은 사람들이 풍족한 삶을 누릴 것 같다. 제는 ‘고기를 바치면서 제사를 지내고 있는 것’ 을 의미한다고 하니 신과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며 기운찬 삶을 보낼 것 같다.
행운, 복, 안전기원을 의미하는 제상에 놓인 돼지머리는 눈을 웃는 듯 지그시 감았다. 입은 살짝 열었다. 그런 돼지머리를 놓은 것은 윷놀이에서 도는 ‘시작’ 을 의미하여 첫 도는 ‘살림밑천’ 여겼기 때문이다. 또 돼지는 잘되기를 바라는 ‘되야지’ 와 발음이 비슷해서다. 또 돼지는 ‘꿀꿀’ 소리를 내 벌꿀로 여겨 ‘꿀맛 같은 삶’ 이 이루어지길 바라서다. 또 돼지의 한자말은 ‘돈(豚)’ 이어서 돈과 독음이 같아서다. 또 돼지가 새끼를 많이 낳듯 돈을 벌어 ‘부귀영화’ 를 누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돼지머리를 제상에 놓은 것이며, 돼지 입에 돈을 물리는 이유이다.
노성산의 말머리바위는 시종산악회 산악인들을 위해 말머리가 아닌 살림밑천, 잘되기를, 꿀맛 같은 삶, 돈을 많이 번, 부귀영화를 누린 돼지머리로 회원들에게 상서로운 기운을 북돋아줬으리라 본다.
그래서 시산제를 서울에 있는 산이 아닌 지방의 복을 부르는, 건강을 부르는, 안녕을 부르는 신령스러운 짐승을 닮을 바위가 있는 곳에서 시산제를 지내게 됐다.
김찬석 산악회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우리가 이천 노성산에서 올 한해 무사산행과 건강산행과 발전 산행을 비는 시산제를 지내게 됐다” 며 “작년에도 이 자리에서 지냈지만 올해는 더 기운이 느껴진 것 같다. 아마 우리 산우들의 간절한 마음이 통해서도 그러하겠지만 우리 시종산악회, 시종향우회가 그동안의 성실한 삶을 꾸려간 것에 대한 산신령이 사랑으로 눈으로 지켜보고 영험한 기운은 더욱 불어준 것으로 믿어진다” 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오늘 우리가 정성껏 마련한 술과 음식을 흠향하면서 올 한해 산행을 우리가 바라는 대로 하게 해줄 것으로 믿어진다” 며 “올 해도 아무 탈 없이 행복한 산행 추억을 함께 쌓아가자” 고 시산제의 시는 시종, 시산제의 산은 산우의 산이라고 연관성에 의미를 뒀다.
강용식 향우회 명예회장은 인사말에서 “우리 시종산악회가 멋지고 명품산악회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매달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집행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며 “김찬석 회장, 조종현 운영위원장, 박선화 재무관리와 향우회 박영심 사무차장 등의 헌신적인 일이 있기에 우리가 즐겨왔고 즐기고 있다” 고 치하했다.
감 명예회장은 “시산제는 산행함에 있어서 무사한 산행, 건강한 산행, 동료들과의 친목을 도모한 산행과 가정에 평온과 발전 등을 담아 우리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산신령에게 기도를 드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며 “오늘 이 뜻 깊은 시산제를 통해 저마다 바라는 소망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매달 산행에 많은 분들이 함께했으면 한다” 고 말했다.
조종현 운영위원장은 이번 시산제를 위해 김찬석 회장이 100만원, 향우회 임충열 고문, 강용식 명예회장, 황인곤 회장 등이 20만원, 여러 분들이 10만 원 이상 찬조를 해줬다고 밝혔다.
이번 시산제에는 김찬석 산악회장을 비롯해 박상만 고문, 김남철 감사, 김황모 부회장, 조종현 운영위우너장, 김석동 총괄대장, 조길현 산악대장, 박연자 여성대장, 김평근 관리총무, 박선화 재무관리, 강원정 간사 및 회원, 그리고 향우회 강용식 명예회장, 마동욱 감사, 손창식 부회장, 남상균 사무국장, 박영심 사무차장, 전동배 사무차장 및 향우, 그리고 최두안 재경 영암군향우산악회 사무국장, 김성균 재경 군서면향우산악회 고문 등이 함께했다.
한편 다음 달 산행은 세 번째주 토요일이 아닌 '네 번째 토요일(4월 27일)' 에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정에 의해 이 달만은 양해를 구한다며, 네 번째주 토요일에 산행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조종현 운영위원장은 회원들한테 이해를 구했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