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사랑(백애; 白愛)’과 ‘흑사랑(흑애; 黑愛)’
☞ 폭풍언덕 히스클리프 브론테 베르터(베르테르) 사랑 연애 종류 삶 죽음 에로스 타나토스 번식 문학 예술
윗그림은 이탈리아 인문학자·상징학자·역사학자 아킬레 보키(Achille Bocchi; 아킬레스 보키우스; Achilles Bocchius, 1488~1562)의 1555년판 저서 《모든 지식분야의 흥미진진한 상징적 문제들(Symbolicarum quaestionum de Universo genere quas serio ludebat)》에 수록된 이탈리아 화가 줄리오 보나소네(Giulio Bonasone; 줄리오 데 안토니오 부오나소네; Giulio de Antonio Buonasone; 줄리오 보노소; Julio Bonoso, 1498~1574)의 삽화인데 〈크라테스, 에로스, 리모스, 크로노스(Krates, Eros, Limos, Chronos)〉라는 제목을 겸비할 수 있다.
윗그림의 주제는 사랑을 질병으로 간주한 고대 그리스 견유철학자(犬儒哲學者; Cynic; 퀴니코스철학자; Kynikos哲學者) 크라테스 테바이오스(Crates; Krates Thebaios; 서기전365~285)의 풍자적 충고이다. 고대 그리스 평전작가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Diogenes Laertios; 라에르티우스; Laertius, 3세기에 주로 활동)의 《그리스 철학자 열전(Bioi kai gnomai ton en philosophia eudokimesanton; 저명한 철학자들의 삶과 사상; 출중한 철학자들의 언행록)》 제6권 제86절에 기록된 크라테스의 충고는 다음과 같다.
“굶주림이 사랑을 치료하다가 완치하지 못하면, 시간이 사랑을 치료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완치되지 않거나 완치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사랑을 완치할 최후수단은 목매달 밧줄뿐이다.”
윗그림에서 사랑을 상징하는 에로스(Eros)는 날개와 활을 가진 아이, 굶주림(허기; 기아; 시장기; 배고픔)을 상징하는 리모스(Limos)는 여인, 시간을 상징하는 크로노스(Chronos)는 뿔난 사튀로스(Satyros; 세일레노스; seilenos; 실레노스; silenos)로 묘사되었고, 의자에 앉은 크라테스(Krates)는 교수대의 밧줄에 매달린 현판에 각인된 “최후희망(SPES ULTIMA)”이라는 문구를 오른손검지로 가리킨다.
크라테스의 관점에서 (거의 완치될 수 없는 불치병이나 만성질환이나 지병 같은) 질병으로 간주되는 사랑은, 쬐금 더 정밀하게는, 수틀리면 이른바 상사병(相思病; 연병; 戀病; 연애병; 화풍병; 花風病; 회심병; 懷心病)이나 집착병으로 악화될 수 있는 과격한 육욕(번식욕+정욕+색욕)이나 소유욕(독점욕+지배욕+애완욕; 愛玩慾)이라고 분석될 수 있을 성싶다. 이런 사랑을 완치할 수 있는 시간은 어쩌면, 얼추 3년쯤일 것이라고 이따금 추산되는, 이른바 ‘사랑의 시효기간이나 활성기간이나 유통기간’보다 결코 짧지는 않으리라.
그런 반면에 이른바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성공하지 못한 사랑, 실연, 비련 따위’로 별칭되는 사랑의 상처는, 예컨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같은 문예작품을 산출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의 제1부 제7장에는 흥미롭게도 “사랑은 언제나 광기를 얼마간 함유하지만, 광기도 언제나 이성(리성; 理性)을 얼마간 함유한다”고 글쓰였다.
☞ 메타문학(Meta-literature) 루 살로메와 이별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각종 이성(리성)들: 극한 돌파 극치 추월 예술 순수 광기
그리고 이른바 ‘짝사랑이나 외사랑’이라고 속칭되는 결혼은커녕 연애조차 성사하지 못하거나 미수하여 상심하거나 절망한 사랑의 환상이나 망상은, 예컨대, 돈키호테의 편력 같은 미치광이짓이나 우행(愚行)뿐 아니라 무분별한 망동(妄動)이나 괴행(怪行)마저 유발할 수도 있다.
여기서 으레지레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발끈해버릇할 개체의 히스테리반응에는 게으르고 꾀죄한 죡변이 아무래도 반응할 만하지 않다.
(2023.01.28.21:27.)
☞ 사랑 내막 평등 정의 공평무사 감정 본능 계략 불의 차별 불평등 애심 편애 흑막 비밀 심리 심정 속성 특성
아랫그림은 잉글랜드 시인·화가·번역가 단테 게이브리얼 러제티(Dante Gabriel Rossetti, 1828~1882)의 1878년작 〈판도라(Pandora)〉이다. 판도라의 상자 겉면에 각인된 글귀는 “희망은 끝까지 남는다(Ultima manet spes)”고 얼추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