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88회 등산 100대 명산 경주 남산(468m) 2014-4
한국요산회 정기산행- 2013년 1월 12일 일요일 맑음
경주 국립공원 남산은 경상북도 경주시 남쪽에 금오봉(468m)과 고위봉(494m)의 커다란 두 봉우리가 남북으로 솟아 있고 두 봉우리에서 시작된 수많은 계곡과 나지막한 봉우리를 품고 있다. 남북 8Km, 동서 4Km의 타원형 산세를 나타낸 남산은 왕릉 13기 등 수많은 역사유적들이 펼쳐져 있는 곳으로 신라시대 역사 유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남산은 한 마리의 금거북이 서라벌 깊숙이 들어와 편안히 앉아 있는 형상이라 해서 금오산이라고도 불린다. 옛날 경주의 이름은 서라벌, 또는 새 벌이라 했는데 이 뜻은 동이 터서 솟아오른 태양이 가장 먼저 비춰주는 광명에 찬 땅이라는 뜻이다.
신라인들이 천년을 두고 다듬었던 남산은 그 자체가 절이요 신앙으로 자리 잡아 신라 천년의 역사를 통해 가상 신성시되어왔다. 한 굽이를 돌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마애불이 맞이하고 곳곳에서 신라의 유적과 유물을 만날 수가 있다. 보물 13점을 비롯하여 확인된 절터만 150곳에 이르고 불상은 129기 그리고 탑은 99기나 된다. 한 마디로 남산은 나무 반, 유물 반이고 산 전체가 절집이자 지붕 없는 박물관인 셈이고 신라문화의 집결체라고 할 수 있다.
남산의 산줄기는 낙동정맥에 솟아 있는 백운산(892m)부터 시작된다. 백운산서 약 30km를 달려 나와 일으킨 산이 남산이다. 백운지맥이 시작되는 백운산에서 정맥을 벗어나 동쪽으로 가지를 친 산줄기는 천마산(621m)을 일으키고 남산의 모산인 치술령(767m)을 솟구친다. 치술령서 산줄기는 세 갈래로 갈라지는데 북쪽으로 뻗은 산줄기가 사일 고개로 내려앉았다가 마석산(531m)을 빚어놓고 남산 고위봉(494m)을 일으킨다. 고위봉을 지난 산줄기는 금오봉을 빚어놓고 도장봉을 지나 신라의 궁성을 바라보면서 그 맥을 마감한다.
한국요산회(회장 원성연)의 97차 남산 정기산행
38명의 대원과 함께 서남산 주차장서 산행이 시작된다.(11:03) 차도를 건너 품격 높은 소나무가 눈길을 사로잡는 장송 숲길로 4분쯤 나아가니 사적 29호인 삼릉이 나타나고 금오봉 2.3Km, 상선암 1.3Km란 푯말이 반긴다.(11:07) 삼릉은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의 무덤이다.
이리 휘고 저리 굽은 소나무와 늘씬한 소나무가 빼곡하여 참으로 보기 좋은 완만한 산길로 들어서 9분쯤 올라서니 머리가 없는 석불좌상이 나타난다.(11:17) 정교한 음각이 도드라져 신라 시대의 우수한 조각품으로 평가 받는 석불좌상은 높이가 1.6m로 계곡에 묻혀 있던 것을 이곳에 안치하였다고 한다. 아마 조선 시대의 배불정책으로 인하여 훼손되는 상처를 입은 것 같다.
조금 더 올라가니 동서양 벽에 각각 삼존불을 조각한 선각 6존불이 반긴다. 선각은 선처럼 파서 새긴 그림이나 무늬를 뜻하는데 붓으로 그림을 그리듯 새겨 놓은 것 같아 이채롭다. 계곡을 건너(11:26) 계곡을 왼쪽에 두고 2분쯤 올라가 상선암 0.35Km 푯말이 서 있는 곳에서 주 등산로를 이탈하여 왼쪽 계곡을 건너 보물 666호인 석조여래좌상에 닿는다.(11:29) 석조여래좌상은 순백 화강암으로 조성됐고 목을 자세히 보면 수난을 당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주 등산로로 돌아와(11:31) 3분쯤 올라가 또다시 계곡을 건너자 산길은 가팔라진다.(11:34) 어렵지 않게 급경사 오르막 돌길로 7분쯤 올라가 상선암에 닿는다.(11:41) 상선암은 조그마한 사찰이고 기와집처럼 지붕이 꾸며졌다. 계속하여 가파른 길로 3분쯤 오르니 금오봉 0.9Km란 푯말이 나타나면서 경사는 약해진다.(11:45) 4분쯤 더 오르니 전망이 시원한 곳이 나온다. 경주시를 흐르는 형산강이 내려다보이고 강 너머로 김유신의 설화를 간직한 단석산(827m)이 시야에 와 닿는다.
전망 좋은 곳에서 2분쯤 더 올라가 주 능선에 닿는다.(11:51) 포석정을 갈 수 있는 왼쪽 황금대 바위 능선 길은 밧줄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고위봉을 향해 나아간다. 주 능선부터 산길은 유순하여 진행이 쉬워진다. 바로 전망 좋은 바둑 바위가 나타나고 능선 길은 가볍게 오르고 내림이 반복된다. 기묘한 바위를 지나 목재 테크 길로 올라가 조금 더 나아가니 산길은 평지처럼 평평해진다.(12:01)이어서 평평한 길로 5분쯤 나아가다가 완만한 오르막이 돼 표지석이 박혀 있는 금오봉 정상에 올라선다.(12:08)
전망을 하니 서쪽으로 단석산을 비롯한 낙동정맥(낙동강 동쪽의 산줄기)의 산들이 조망된다. 하나둘씩 대원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1차로 올라온 대원들을 식사 장소로 보내고 2차로 올라온 이철재 관장(태권도 공인 8단) 윤여진 관장(태권도 공인 8단)을 비롯한 10여 명의 대원과 함께 정상 근처의 바위에서 오찬을 즐긴다.
하산은(13:00) 원점회귀 산행을 하기 위해 1.5Km 거리인 약수골로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한다. 급경사 능선 길로 300m쯤 내려서니 두 갈래 길이 나타난다. 직진하는 삿갓봉 능선 길도 밧줄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급경사 내리막길로 산에서 내려간다. 험한 길에는 밧줄도 달렸지만 길도 좁고 미끄러운 편이라 조심하지 않으면 넘어지기에 십상인 곳도 있었다.
얼마쯤 내려서자 산길은 유순해져 진행이 쉬워진다. 약수골 산길은 사람의 발길을 찾아볼 수 없어 조용하고 공기가 맑은 것 같았다. 차도로 내려가 차도를 따라 남산주차장으로 향한다.(14:00) 이 길은 경관이 좋아 걷기 좋은 길이었다. 15분쯤 걸어 주차장으로 돌아와 기분 좋은 산행을 마친다.(14:15)
등산 뒤풀이는 조성근 부회장의 협조로 경주에서 유명한 식당으로 향한다. 경주 시내로 들어가 왕릉이 집단으로 이루어진 노동고분군 옆 깔끔한 장닭 식당에서 닭갈비 전골로 맛나게 뒤풀이를 하니 오늘 하루는 대원들 모두가 세상 누구 부러울 게 없는 행복한 사람들이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