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가장 많이 선택하는 메뉴 가 자장면 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빠르고 간편해서 게다가 가격까지 저렴하고 맛이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가조사에서 빠트릴수 없는 품목으로 도 알려져 있지요 우리는 흔히 짜장면 이라 하지만 바른 표기법은 자장면입니다 .소주를 쏘주라고 발음 하는 것처럼 왠지 짜장면 이라고 해야 더 맛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우스개 소리로 자장면을 졸업하면 어른이고 짜장면 맛을 못잊어 자꾸 찾는 사람들을 애들이라고 놀리기도 합니다.
어제 교회에 다녀오면서 재미있는 식당을 봤습니다 재동초등학교 건너편에 태국 요리 전문점이 개업을 한겁니다. 주택가 골목에 태국요리 전문점이라니 놀랍습니다. 태국요리 전문점이 들어선 골목은 예전에 가회루 라는 오래된 중국집이 있어 우리들이 초등학교 졸업식이라도 있어야 어쩌다 가보는 유일한 외식 장소에서 가까운 곳 입니다.
가회루는 삐걱 거리는 나무계단을 올라 2층에 들어가면 어두컴컴한 작은 홀에 테이블 여섯 개도 안되는 규모로 그나마 테이블 은 비닐에 덮여있고 의자는 삐걱거리는게 당연 합니다. 난로위에 있는 커다란 양은주전자에서 뜨거운 엽차를 각자 따라 주고 언손을 엽차잔으로 녹이면서 기다리면 주문한 자장면이 나옵니다. 우리가 식사를 하는중에도 끊임없이 철가방은 배달을 다녀 오고.
이런 추억의 가회루도 이미 사라져 지금은 후라이드 치킨점으로 바뀌었습니다. 팔판동에 있던 태화루 역시 오래전에 문을 닫았습니다. 어려서 이 태화루 앞을 지나갈때면 골목으로난 주방에서 주방장이 면발을 뽑느라 허공에서 반죽을 내려치고 다시 들어올려 허공에서 흔들 때 밀가루의 하얀 분말들이 떠다니던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 합니다.
자장면은 인천 차이나 타운의 공화춘이라는 중국집에서 처음 선보였고 2005년이 자장면 탄생 100주년 이라합니다.
아편전쟁이후 수많은 중국인들이 해외로 이주하기 시작하면서 동남아시아 와 멀리는 미국까지 그리고 한국에는 인천개항이후 들어오기 시작한 중국인들이 차이나 타운에 몰려 들면서
수많은 중국집들이 문을 열었고 그중에 공화춘 이라는 곳에서 맛보인 자장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전국에 청요리집이 들어서게 됩니다.
지금도 왠만한 도시마다 화교들이 운영하는 오래된 중국집이 있어 각자 자신들 고향의 자장면 맛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오래전에 듣기로는 베토벤의 생가 근처에도 중국집이 있어 유명인사의 행적을 찾아 다니는 동양인들을 유치하려는 화상들의 상술에 놀랐다고 들었습니다.
또 도박의 도시 라스베가스 의 도박장에서 한국인 손님들은 남다른 대접을 받는데 도박장에서 식사시간이 되면 제공되는 메뉴중에 하나는 육개장이고 또다른 하나가 자장면 이라고 합니다. 극명하게 보여주는 한국인의 대표적인 식사메뉴 라고 생각합니다. 빠르고 간편하게 먹고 바로 게임에 들어갈수 있게 선택된 메뉴로 더 이상 좋을수 없을 테니까요.
이렇게 열심히 도박해서 백만장자가된 한국인들이 많다고 합니다. 도박에 재능이 남달라서 백만장자가 되었다는 게 아니라 도박하기전 에는 억만장자였는데 다 잃고 백만장자가 됐다고 하는 농담이지요. 억만장자에서 백만장자로 변신하려는 한국인들을 위해서 제공되는 음식이 자장면 이라니 재미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서울에도 오래된 동내마다 화교들이 운영하던 많은 중국집들이 있었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입맛이 까다로와지고 선택할수 있는 메뉴가 다양화 되면서 중국집들이
영업난으로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독특한 풍미와 오랜전통으로 영업을 하는곳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서울에는 차이나타운 이라고 부르기엔 규모가 작지만 중국집들이 몰려있던 거리가 있었습니다. 을지로 입구에서 명동으로 들어가던 길쪽에 예전에는 많은 중국집들이 있었고 이곳이 한국에 진출한 화상들의 중심지로 여기서 그들만의 독특한 네트웍을 형성 전국의 중국집들이 동업자들간의 유대와 상거래가 이루어 졌다고 합니다만 지금은 흔적조차 보이지 않고 명동 코스모스백화점 뒤편 중국대사관 으로 이어지는 작은 골목에 중국집과 잡화를 취급하는 소규모의 영업집들이 남아 있습니다.
오래전 을지로 입구에는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중국집이 있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제일 맛이 있고 영업이 제일 잘된다는 그집은 지금처럼 외식산업이 발달 하기전에는 장안에서 첫 번째가는 유명한 식당으로 왠만한 유명인사와 재력가들이 단골 손님이었다고 하는 전설같은
중국집 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유명한 중국집 건너편에 해방이후인지 아니면 한국전쟁이후인지는 몰라도 개성상인 이 상권을 이끌고 서울로 들어와 개업을 하게 됩니다. 상호가 개성상회라고 하는 이상회는 아마도 한국전쟁이후에 개성에서 영업이 어려워지자 서울로 내려와 광교 조흥은행 본점에서 몇백미터 떨어진 을지로 입구에 개업을 하게 된겁니다. 우연하게도 을지로 입구에서 화상의 대표적인 중국집과 한국에서 가장 뿌리깊고 전통있는 상인이 마주치게 되었던 거죠.
업종은 달라서 서로 경쟁한다거나 거래 할 일도 없었지만 화상과 개성상인 이라는 자부심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개성은 일제때 전국이 속속 일본상권의 지배하에 들어갔을 때에도 전혀 흔들림없이 자신들의 네트웍을 형성 일본 상권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하는 유일한 지역이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개성상인들의 결속력과 자부심으로 끝까지 개성의 상권을 지켰다는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개성상회의 초대 회장 이었던 분은 개성상회에서 이루어낸 이익을 불우이웃을 돕거나 장학 사업을 펼치고 가난한 정치인들을 지원하면서도 자신의 생활은 검소하고 낭비가 없는 청빈한 생활을 실천하면서 사업을 했다고 전해 집니다.
고국을 떠나 서울에서 화상으로 크게 성공한 중국집 주인과 역시 부득이 하게 개성을 떠나 서울에 자리를 잡은 개성상회가 우연하게도 을지로 입구에서 마주보면서 영업을 하던 어느 해 인가 개성상회의 초대 회장님이 돌아가시자 서울에는 금새 회장님의 부음이 전해졌고
맞은편에 서 장사하던 중국집 주인의 귀에도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건너편 개성상회 초대회장님의 부음을 들은 중국집 주인은 한동안 충격에 넋이 나간 표정 이었다고 합니다.
주인의 이상한 표정에 종업원들이 의아해 하고 있을 때 중국집 주인의 깊은 탄식이 터졌습니다.
"졌다----"
?
종업원들은 영문을 몰라 서로 얼굴만 쳐다 보고 있다가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지다니요? 개성상회 회장님이 돌아 가셨다는데 뭘 졌다는겁니까 ?
종업원들의 질문에 중국집 주인은 만감이 교차 하는 얼굴로 대답했습니다.
을지로에서 장사는 내가 먼저 시작했고 우리집은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중국집으로 왠만한 사람들은 다들 우리집 단골이지만 그 회장님은 죽는날 까지 우리집에서 짜장면 한그릇 사먹은적 이 없다.
자장면 한그릇도 쓸데없는 낭비라고 생각한 개성상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입니다.
신의와 근면은 개성상인인 송상들의 모토였습니다. 혈연을 철저히 배제하면서" 재산은 잃어도 신의는 절대버릴수 없다"던 개성상회는 야당정치인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끊임없는 세무사찰과 도로확장 이라는 이유로 을지로 입구에 있던 세체의 빌딩을 내주게 되고 시대흐름에 따르지 못해 결국 몰락하고 맙니다.
시카고에서 사는 친구와 채팅하다가 자장면 얘기가 나와서 자장면과 관계된 일화를 찾다가 수다를 떨었습니다.
대학로의 만리장성 , 성대앞 성균원, 미아리 승리원,종로3가 단성사 옆 등등 중국집 자장면 맛을 열심히 설명 하니까 이친구가 서울에 와서 제일 먹고 싶은게 자장면 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친구는 서울 도착하면 제일먼저 가는곳 이 자장면 먹으러 가는겁니다.
조만간 자장면 먹으러 서울 올 것 같습니다.
신당동 떡복이 찾아 제주도에서 비행기 타고 오고, 대전에서 유명한 성심당 빵을 찾아 고속버스 타고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첫댓글경주빵 먹으러 경주갑시다 !!! 예전에 타이페이 대사관있을때 중앙우체국 골목은 항상문전성시 였는데...대만과의 국교단절후 중화인민공화국 대사관으로 바뀌면서 그골목역시 상권이 많이 죽었죠 !!! 그래도 그골목에 가면 아직도 중국문화가 자리하고 있어요.... 자장면 집도 남아있고 !! ㅎㅎㅎ... 서울에서... ^,~
첫댓글 경주빵 먹으러 경주갑시다 !!! 예전에 타이페이 대사관있을때 중앙우체국 골목은 항상문전성시 였는데...대만과의 국교단절후 중화인민공화국 대사관으로 바뀌면서 그골목역시 상권이 많이 죽었죠 !!! 그래도 그골목에 가면 아직도 중국문화가 자리하고 있어요.... 자장면 집도 남아있고 !! ㅎㅎㅎ... 서울에서... ^,~
조현성씨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올려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왠지 ㅉ~ㅏ장면이 먹고싶어용. 언제 한번 추억이 있는곳 데려가주세요. 학로님 경주로 오세요. 경주에는 빵이답니다. 그것두 경주빵...^&^~
그러게요 서울에 오시면 안내 하겟습니다. 경주의 중국집도 궁금하고요...
오늘 짜장면은 아니고 짬뽕 먹고, 탕수육 먹으면서 옛날을 생각했는데 이글이 올라와서 더욱 반갑습니다. 아마 여름 방학이 되면 또 서울에 갈 것입니다. 그때 연락드릴께요.
김미아 선생님 그럼 최소한 여름방학때면 뵐수 있겠네요~~~ 오시면 꼭 연락 하시는거 알고계시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