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부동산 5大 화두 / ② 수도권 '입주폭탄' 터지나 ◆
분양가상한제에 직면해 건설사가 밀어냈던 입주물량이 하반기 들어 수도권에서만 7만7000여 가구 쏟아진다. 말 그대로 '입주 폭탄'이다. 특히 광교 송도 등 지금까지 불패 신화를 이어온 청약 호조 지역 역시 하반기부터 물량 폭탄과 주변 집값 하락에 따라 더 이상 안심지대가 아니라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주물량이 몰리는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더 큰 폭의 집값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남수 신한(주가,차트)은행 부동산팀장은 "상반기 조정폭은 강남권 하락 여파와 심리적인 영향이 컸다"며 "금리 인상에 겹쳐 입주물량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7월 이후에는 상반기보다 더 큰 폭의 하락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하반기 신도시 지역 집값이 미분양이 적체된 용인과 고양, 파주지역 등에서 최대 10% 선까지 조정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팀장도 "용인과 파주, 남양주 등에서 계약금 포기를 전제로 손절매를 한다고 봤을 때 분양가에서 최소 10% 이상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올 하반기 수도권 입주물량은 7만7672가구 중 고양시가 1만2887가구로 가장 많고 다음(주가,차트)으로 인천 1만637가구, 용인 6361가구 , 파주 3538가구, 수원 3246가구, 김포 3104가구 순이다.
이들 지역은 올해뿐만 아니라 최근 3년간 분양물량이 집중됐던 곳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조사사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용인 3만9535가구, 고양 2만6787가구, 김포 2만5806가구, 파주 2만3721가구, 수원 1만8277가구 등 입주물량이 넘쳤고 미분양주택도 갈수록 적체되고 있다.
최근 분양이 집중적으로 쏟아진 수원의 경우 2007년 10월 이후 분양된 아파트 총 가구 수는 모두 7962가구로 이 중 5월 말 현재까지 미분양된 아파트는 31.6% 수준인 2516가구에 달한다.
최근 수원 정자동 SK(주가,차트)케미칼(주가,차트) 용지에 3498가구를 분양한 SK(주가,차트)건설은 당초 분양 예상가보다 실분양가를 대폭 내렸지만 3순위에서 고작 46%의 청약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런 여파는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분양 불패 신화를 이어왔던 광교신도시에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광교도 하반기에만 5600가구가 추가 공급될 상황에서 인근 지역에서 미분양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광교 역시 더 이상 안심할 수 없게 됐다"며 "수도권 전체가 지뢰밭으로 변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가 팔리지 않자 입주 예정자들이 기존 집을 전세로 내놓으면서 한동안 강세였던 전세 시장도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지역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용인 수지구 성복동, 고양 식사지구, 파주신도시 등은 전세금도 한 달 전보다 중소형은 500만~1000만원, 중대형은 2000만~3000만원 내렸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잔금을 치르지 못한 입주 예정자들이 전ㆍ월세로 주택을 내놓고 있지만 동시다발적인 물량을 시장이 버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가 최근 수도권 및 지방 거주자 835명을 대상(주가,차트)으로 향후 6개월 내 주택 매 도 의사를 조사한 결과, 수도권 응답자의 33.7%가 "매도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반면 지방 응답자는 19.3%만이 "매도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지방보다 수도권 거주자들의 집값 붕괴에 대한 압박감이 훨씬 높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