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7일(일) 경산마라톤 풀코스 도전하는 날이다.
그동안 틈틈히 훈련을 한다고 했지만 너무 부족한 느낌이다.
특히 동호회 가입도 안하고 체계적인 훈련방법도 모르고 그저 혼자 15키로 정도 뛰어보고 고향집까지 뛰어본게 전부다.
완주 할수 있을까 두려움이 앞선다.
5시간이 컷오프이니 그때까진 기어서라도 들어올 자신감 밖에 없다.
새벽7시경 전화벨소리가 한참을 울린다.
시골에서 아버지로 부터 전화다. 비가 오는데 마라톤 나가느냐고 걱정부터 하신다.
집에서 쉬라고 성화이시다. 예.. 일단 가보고 결정하겠다고 아버지를 안심시킨다.
사실 풀코스는 4만원인가 참가비를 낸 것 같다. 아까버서라도 나가야지..
태풍 산산이 북상한다고 해서 마라톤대회측 홈페이지를 보니 비가와도 강행한다고 한다.
대충 아침은 조금 먹고 차를 타고 가다 어제 산 찰떡 반만 먹는다.
이거 반이면 반나절 4시간은 버틸수 있지 싶다. 파워젤보다 더 근기가 있지 싶어서..
지난번 오디에서 파워젤 맛도 못 보아서 뭐라고 평가를 내릴 순 없지만..(누가 다 먹었어요? ㅋㅋ)
대회장에 도착하니 비옷을 입고 몸을 푸는 선수들이 많이 보인다.
이번에 풀1천명, 하프1500명, 10키로 1600명, 참가라는데 비가와서 그런지 그만큼 안되어 보였다.
풀코스 도전자를 슬슬 둘러보니 몸매부터 다들 보통이 아니다.
대부문 등판에.. 러너스클럽,, 000마라톤클럽등 동호인이 전부다.
부산, 김해, 울산, 창원 경북, 경남지역에서 많은 선수들이 참가를 한것 같다.
까짓것 한번 미친듯이 달려보지 뭐.. 하면서도 내심 걱정이다.
드디어 출발 신호가 텐, 나인,, 출발,,
초반 몸이 풀리기까지 내가 왜 참가했는지 잠깐 후회도 하였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한번 풀어야 할 숙제이기 때문에 꼭 완주하고 싶었다.
10키로 지점에서 랩타임을 보니 48분10초,, 음,, 이정도면 4시간안에는 들지 싶었다.
이후 17키로 정도 달리는데 3시간30분 페이스메이커 4명과 여러 선수들이 나를 추월해 간다.
어!!! 저 페이스메이크 행렬을 시야에서 놓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달리는데 처음에는 10미터,, 25키로
지점 반환하는데 100미터,, 차츰 멀어져만 간다.
고향집 원두막을 지나면서 어머님이 포도 좀 먹고 가라고 하신다. 저 지금 한가로이 포도 먹을 시간 없어요.. 속으로 대답하고 갑니다... 하면서 시야에서 멀어지기전 까지만 조금더 힘차게 달렸다.
아버지는 1등, 2등도 못하는데 뭐하러 참가하냐고 하신다... ㅎㅎㅎ
빗줄기가 굵어진다. 참가선수들이 전부 너무 잘 달린다.
여성 러너도 날 추월해 가고,, 이때부터 골인지점까지 내가 추월한 선수는 불과 20명 내외지 싶다.
20키로 지점까지 약 300위정도 라면 3~400명은 추월해 갔지 싶다.
무려 셀수없이 ㅠㅠㅠ,,
30키로 지점에 가니 도저히 근육이 굳어져서 달리기 힘들어 졌다.
5키로 마다 지원하는 물과 파스,, 일단 파스를 허벅지에 뿌리고 다시 출발한다.
이제 12키로 정도 남았는데 다른 선수들이 전부 나를 추월해 간다.
호흡이 문제가 아니었다. 다리가 따라 주지 않는다.
가슴으로 달릴려도 스피드가 나질 않는다.
자인을 지나니 정말 걷고 싶었다. 일단 상대온천입구 까지만 가보자.. 그리고 결정하자.
상대온천을 지나니 미래대학입구까지만 가보자.. 그리고 결정하자.
스피드는 없지만 그래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한두명의 선수들이 걷는 모습이 보인다.
두번더 허벅지에 물파스를 뿌렸다.
이제까지 자전거 타면서 한번도 물파스 사용한 적이 없다.
그런데 마라톤 쉽지 않은 영역이 분명했다.
미래대학을 바로 앞에 두고 4시간 페이스메이크가 나를 추월해 간다.
이젠 도저히 물러설 수 없다.
100미터를 따라 붙는데 다리가 안따라 준다.
이때의 허망감이란..
남은 거리 2키로..
비를 맞으면서 강행한 마라톤 풀코스.. 4시간3분에 골인하였다.
4시간 벽을 돌파하지 못하면서..
마라톤을 해보니 너무 잘 달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전국에서 잘 달리는 선수들이
풀코스 참가 하겠지만..
체계적인 훈련과 평소 체력관리 없이는 3시간 30분대 돌파는 힘들지 싶다는 생각이다.
완주메달을 받고 뻐근한 다리를 억지로 차에 밀어 넣어면서 그래도 새로운 영역에서의 도전을
성공적이진 않지만 만족한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하고, 고향으로 내려가서 고치굽는 방에서
몸 좀 풀고 대구로 왔습니다.
마라톤 한번 도전해 보세요..
또다른 세상이 열립니다.
인생에 단 한번이라도 풀코스 완주를 해 봐야 되지 않겠나요? ㅎㅎㅎ
내년에 팔공울트라마라톤100키로 참가 예정입니다.
나의 체력이 너무 허접이라는 것을 뼈져리게 느낀 하루였습니다. 진짜루~~!!!
** 대구로 오는 길에 문자를 받았는데 오늘 기록이 03:09:46.40이라고 왔는데
도데체 이해가 안되네요.. 정말 이렇게 나왔다면 거실에 붙여 놓을까요?? ㅋㅋㅋ
사진찍어서 달자모 게시판에 올려 자랑해야지.. ㅎㅎㅎㅎ
추가) 공식기록이 나왔네요..
첫댓글 비오는데.~ 고생하셨습니다. 허이구.~~
비때문에 더 힘드셨겠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완주 축하 드립니다...대단 해~~요.
비오는날 수고 하셨습니다.
멋진모습닙니다. 승리자에게서만 볼수 있는...
수고하셨습니다 내년에는 제가 옆에서 페이스메이커 해드리겠습니다 ^^
축하드립니다.단 한번이라도 풀코스 완주를 해 봐야 되지 않겠나는 말씀에 답변이 궁색해 집니다.
비오는데 고생 하셨습니다. ^_...
감동이 짜~안합니다..^^ 정말 짐승이라는 말밖에,,,고생하셨습니다..^^
헐 ~~ 풀코스완주 !!! 설마했는데?? .. 진짜로 풀코스 완주를 ... 헐헐 ~~ 대단합니다요 !!!
고생많으셨네요. 수고하셨습니다. ..
진심으로 완주 축하드립니다. 고생하셨구요, 며칠 푹 쉬십시요. 화이팅!!!
고생하셨습니다 파워넘치는 모습 앞으로도 많이 보여주세요
와 대단하십니다. 전 최후의 운동으로 마라톤만큼은 남겨두고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 마라톤에 도전할 용기가 안나서...^^ 완주 드립니다^^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일에 미쳐야 할 때가 왔는 것 같습니다. 식솔도 제대로 못 거두면서 하고 싶은 것 너무 하고 살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정말대단하십니다 전아직 잔거도 지대로못타는데 드립니다^^*
참 솔직 하시군요....잔차 열심히 타셔서 40km 완주 꼭 하세요...ㅋㅋㅋ
대단 하십니다, 끝없는 도전에 항상 갈채를 보냅니다.
잔차타고도 그기록 나올지...대단타.수고 많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