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8일(월)
아침 산책에 나섰다. 일곱 시도 되지 않았지만 초등학생들은 벌써 학교에 등교하였다.
로비에서 식사 중인 한마음과 승범이가 생활 무전기를 들고 있다. 우리도 이번에 생활 무전기를 구입하려다가 기회를 놓쳤는데, 다음에는 꼭 구입해야겠다. 예전엔 국내 답사를 다닐 때 연락을 위해서 아마추어 무선 자격증도 취득하고 무전기도 구입해서 사용하기도 했다. 우리 나라에서 요즘 햄(Ham) 인구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유적지 관광을 하기 위해 뚝뚝을 계약하는 게 큰 문제다. 버스를 하나 전세 내서 함께 다닐 수도 있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각자 취향이 다르기에 모두 팀별로 움직이기로 했다. 기름 값이 올라 뚝뚝 요금도 하루에 10 달러로는 어렵다. 대부분 사흘에 40-50 달러 정도 가격으로 협상을 치루었다. 우리 가족은 두 대의 자전거를 이용하여 움직이기로 했기에, 하루 교통비는 4 달러 1,000 리엘 조금 넘는 셈이다. 아침 8시에 떠나기로 한 네 팀은 조금 늦게 유적지로 모두 출발하였다.
나는 Popular Guesthouse에 가서 비날과 콜롬보 일행을 만났다. 2층 식당에서 마산과 창원에서 온 여자 두 명이 아침 식사 중이다. 파퓰러 게스트하우스는 가격은 싸지만(선풍기 방 1인 3 달러), 시설이 낡고 어두운 편이다. 비날은 어제 12시 30분까지 현지 나이트 식당에 갔다고 한다.
9시 조금 지나 숙소로 돌아와서 아침 식사를 하다. 세 사람 모두 볶음밥이다. 미니 게스트하우스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작년에는 1.5 달러(6,000 리엘)에 빌렸던 곳이다. 그런데 자전거 대여료가 2 달러로 올랐다. 기어 변속이 가능하다는 이유다. 2인용 자전거가 새로 들어왔는데, 하루에 3 달러다.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세오녀를 위해서 다행이다. 두 대에 하루에 5 달러인데, 사흘 사용하는 조건으로 모두 13 달러에 빌리다. 보증금으로 여권을 맡기고 선불 치르다.
HK 환전소에서 20 달러를 환전하였다. 1달러를 4,120 리엘에 바꾸어준다. 작년 1월보다 달러 환율이 좋아졌다.
자전거를 타고 ㅅ의 집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숙소 스탭에게 물어보아도 잘 모른다고 한다. 어제 들었지만 내 발음이 정확하지 않는 모양이다. 스타디움 근처라는 얘기를 듣고 그 방향으로 달리다.
치마를 입은 세오녀가 뒷자리에서 좀 불편해 하다.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본다. 노골적으로 웃는 사람,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손을 흔들거나 돌아보는 사람들로 봐서 2인용 자전거가 신기한 모양이다.
씨엠리업에 있을 동안 우리 두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은 크메르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구경거리가 되었다. 세오녀는 귀국해서 2인용 자전거를 한 대 사자고 한다. 약 삼십 만원 정도 들어야 살 수 있다.
가다가 길에서 과일을 몇 가지 샀다. 그런데, 씨엠리업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보면 방향이 늘 헷갈린다. 특히 옛 시장 주변을 무심코 돌다 보면 더욱 그러하다. 앙코르와트로 가는 길에서 새로 생긴 박물관과 자야바르만 7세 병원을 지나 왼쪽으로 보면 새로 지어진 3층으로 된 아파트가 있다.
우리 나라 아파트와는 여러 모로 다르다. 1층에서 3층이 한 집을 이룬다.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지배를 받은 인도차이나 지역의 전형적 주택 형태다. 이 아파트가 우리 돈으로 2억 정도 한단다. 캄보디아 씨엠리업 부동산 시세도 장난이 아니다.
1층은 현재 자전거와 오토바이 주차장, 그리고 부엌과 식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조만간 개조하여 가게를 낼 것이라고 한다. ㅅ 과 이번 여행에 대해 사전 협의하고 앞으로 진행될 봉사 부분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인터넷이 불가능한 환경에서 피씨방에 가서 메일을 확인해야 하고, 서로 떨어져 있으므로 준비 과정에서 벌어진 몇 가지 혼선에 대하여 정리하였다.
점심 식사를 하는 가운데 조카인 준영이가 남편인 ㄹ 교수와 함께 프놈펜에서 돌아왔다. ㄹ 교수는 유럽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캄보디아 젊은이다. 검지 손가락이 검은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투표에 참여한 표시라고 한다. 나는 얘기하기 전에 몰랐는데, 세오녀는 사람들 손가락이 검게 물들어 있어 무척 궁금했다고 한다.
* 여행일자 : 2008년 7월 25일(금)-8월 24일(일) 30박 31일
* 여행장소 : 포항-서울-태국 방콕-아란-캄보디아 뽀이뻿-씨엠리업-바탐봉-씨엠리업-태국 방콕-타이완 타이중-컨띵-까오슝-타이페이-서울-포항
* 함께 여행한 이 : 태국-캄보디아(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 회원 16명)
이후 연오랑 세오녀 찬이 가족여행
* 환전 : 1달러=1,012.38(2008년 7월 외환은행 사이버환전 70% 우대)
1달러를 4,120 리엘로 바꾸다(2008년 7월 28일, 씨엠리업 HK 환전소)
* 연오랑의 아시아 여행기는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http://cafe.daum.net/meetangkor
첫댓글 정말 물가가 많이 올랐네요...
이제서야 조각 그림 맞추기 처럼 캄보디아 여행의 전체 그림이 그려집니다. 연오랑님, 화이팅~!
완전한 조각 그림을 맞추기는 힘들겠지만, 파편들을 모음으로 대체적 그림은 완성되어 가나요? 테레사님이 바라보는 여행 후기도 언젠가는 정리해주세요.
요즘 마나님이 저보고 자출족(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족속)하라고 성화입니다. 그리고 좋은 자동차는 집에서 무지 무~지 고생하시는 마님이 사용해야된다는 ...
2인용 자전거를 하나 사려니, 중국산인데 25만원 이상 하는군요. 자전거 타고 출퇴근 해보세요. 아주 좋습니다.
자출족 자전거는 어떤것이 좋나요 ? 자전거 잘아심 소개좀...
아파트가 2억이라니 정말 굉장하군요 -_-;; 한국에서 여유롭게 살 돈이 없어서 캄보디아에 가서 산다는 말은 이제 할 수 없겠어요. 휴~
전세로 이사온지 얼마 안 되어 방 들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집은 3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중앙에 계단이 있고 양쪽에 방이 있어요. 그러니까 방은 총6개, 화장실은 층마다 있어3개, 1층 방 하나는 가게(그 당시 텅 빔) 하나는 부엌, 2층은 침실(침대하나, 옷장하나, 텔레비젼 하나가 전부인 방)과, 교실(칠판 하나 책상하나. 책 꽂이 하나. 학생들이 한글도 배우고 기독교 교리도 배우는 곳)3층은 손님방(빈방)과 공장 겸 사무실(컴 한대와 재봉털 하나, 행거 하나가 전부. 옷을 디자인 하고 만들고 하는 곳). 참 간단한 살림살이였어요.
정말 아파트값이 비싸네요? 저도 요즘 자전거가 배우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