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상류의 동강과 서강이 굽이쳐 흐르는 영월은 계족산이나 백덕산 등 여러 산과 계곡들을 끼고 있어 풍광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곳이다. 서강 강변에 수십 길 낭떠러지를 만들어낸 선암이나 장릉의 장송들은 카메라만 들이대면 그대로 작품 같은
사진들을 쏟아낼 정도다.
이 수려한 고장 영월에서 여름 휴가철을 맞아 2009동강국제사진전과 동강축제가 열린다.
↑ 동상(동강의 환희) 강태수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은 동강국제사진제는 오는 7월 24일 오후 7시 주 행사장인 동강사진박물관 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8월 24일까지 한 달 동안 영월읍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특히 사진제가 열리는 기간 중인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는 '동강에서 텐트치고, 고기 잡고, 물놀이하고…'라는 슬로건을
내건 동강축제가 함께 열리므로 휴가를 즐기면서 사진까지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사진제는 크게 전시행사와 교육행사로 구분된다.
전시행사는 MASKS(가면을 쓴 사람들)전과 동강사진상-이상일전, 강원 다큐멘터리사진사업 특별전,
젊은 사진가展 : 마술피리 등 9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 가운데 올해 주목할 만한 전시로는 프랑스의 알랭사약과 한국의 이수균 등 두 큐레이터가 공동으로 기획한 MASKS展을
들 수 있다.
'가면을 쓴 사람들'이란 부제로 동강사진박물관에서 9월27일까지 열리게 될 이 전시는 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를 비롯한
프랑스 유명 미술관 소장 사진가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앤디 워홀이나 만 레이, 신디 셔먼 세계적인 작가 44명의 유명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주요 출품작으로는 앤디 워홀의 '멋진 여성의 자화상'을 비롯해 신디 셔먼의 무제(흑백), 필립 아살리의 '자화상', 다이안
아버스의 '백조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나체주의 숙녀', 파트릭 바이 매트르 그랑의 '박피된 인간'과 '프로필', 에르윈
블루멘펠트의 '히틀러'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육명심(백민 시리즈) 구본창(Masks) 오형근(아줌마) 등 대가들이
참여해 사진예술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올해 동강사진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상일의 전시는 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이상일은 어머니의 삶과 죽음을 담은 작품 '으므니'와 온산공단이 들어설 때 풍경을 담은 '메멘토모리', 새벽 3시의 세상 모습을
담은 최신작 '오온 시리즈' 등을 내걸 예정이다.
학생체육관에선 또 강원 다큐멘터리사진사업 특별전도 열리는데 지난 2006년부터 3년간 진행된 강원도 내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의 결과물을 전시한다. 이 작업엔 2006년에 이주형, 박근재, 이선민, 손원명, 2007년에 김동욱, 최광호, 박태희, 김재영,
김남덕, 2008년에 백지순, 백종하, 이성은, 임지원 작가 등이 참여했다.
동강사진박물관 맞은편에 자리 잡은 영월군의회도 화려한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곳에선 '젊은 사진가전 : 마술피리전'이
열리는데 백미정의 거울큐브를 통한 시각적 환상'Identity of Space'와 박새롬의 삶을 조명하는 자화상 'The climbing Monkey'
손준호의 일탈된 상상적 이미지 '뜬구름 드래그' 등이 전시된다.
이들은 사진을 찍는 데서 벗어나 사진이 찍히는 공간을 연출하는 방법으로 사실적 공간과 비현실적 세계를 넘나들며 상상력의
한계를 어떻게 넓힐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특히 '완전한 자립을 이루지 못한 나-DAZED; Stage of Mind'를 들고 나온 이지영은 자신이 심리적으로 체험한 공간을 연출
하는 방법으로 내면의 세계를 열어보였다는 평을 듣고 있다.
사진전이 열리는 동안 문화예술회관에선 '강원도 사진가 초대전'과 '영월군 사진가 초대전'이 열린다.
강원도 사진가 초대전은 강원지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원종호, 안찬희, 이창근, 김시동, 윤광수,
백귀헌 등 원주와 횡성, 영월, 평창, 정선권역의 사진가 가운데 선정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영월군 사진가 초대전에선 매년 영월군 내 한 마을을 선정해 마을 환경과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한 해 동안 밀착 촬영해 보여준다.
올해는 동강래프팅의 출발지인 영월읍 문산1리와 2리 사람들의 진솔한 삶의 모습과 표정이 담겨졌다.
거리설치전으로 진행되는 '영월 마주보기'에는 김태동, 박호상, 차진현, 황경미 등 신진 사진작가들이 새로운 시각에서 영월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명한다. 이들은 주 행사장인 동강사진박물관 벽면이나 벽천분수(폭소)와 분수대, 영월군의회 벽면,
군청 정문 계단 등을 이용해 다양한 종류의 전시행사를 갖는다.
동강사진박물관 광장에선 '같은 하늘, 낯선 풍경'이란 주제로 야외 설치전이 열리는데 권혁재 백남식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이들은 '국토대발견'이란 주제로 남한과 북한의 모습을 담아 전시한다.
동강사진박물관 야외 회랑에선 '초등학교 사진일기'전이 열리는데 전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공모한 작품이 나올 예정이다.
한편 교육 행사로는 동강사진워크숍과 원로 사진작가들이 나와 일반 사진애호가들에게 강연하는 사진 공개강좌 등이 열린다.
워크숍엔 소나무로 유명한 배병우 작가를 비롯해 양종훈 유병욱 정주하 이창수 김하준 오형근 김홍희 김중만 정재숙 정연두
박경일 정은지 작가 등 대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올해는 특히 전시 기획자와 미술관 관장, 사진가들을 리뷰어로 초빙한
포트폴리오 리뷰 시간도 마련했는데 자신이 찍은 사진을 들고 오면 전문가들로부터 비평을 들을 수도 있다.
7월26일 열리는 사진 공개강좌는 사진 애호가라면 꼭 참석해볼만한 교육 프로그램.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육명심 작가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한정식 작가가 각각 나설 예정이다.
동강국제사진제 홈페이지 : www.dgphotofestival.com
문의 : 강원도 영월군 문화관광과 : 033-370-2227
신나는 축제의 장
영월은 우거진 숲과 굽이도는 강을 갖추고 있어 다른 지역보다 시원한데다 수많은 문화유적이나 박물관 등을 갖추고 있어 여름
휴가지로 제격이다.
국내 최대의 래프팅장으로 꼽히는 동강에선 다양한 물놀이를 할 수 있다. 또 주변엔 행글라이딩이나 계곡체험 등을 해볼 만한
곳도 많다.
특히 7월말부터 8월초까지 동강축제까지 열리기 때문에 영월은 재미있게 즐기면서 더위까지 날릴 수 있는 여행지라고 할 수 있다.
영월읍 동강유역에서 벌어지는 동강 축제는 7월31일 동강캠핑장과 동강물놀이장 등에서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시작된다.
이날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축하공연과 풍물마당이 벌어진다. 또 뗏목시연이나 음악과 함께하는 화려한 불꽃놀이 등도 펼쳐진다.
영월군은 8월 1일부터 4일까지 휴가를 맞아 영월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맨손으로 송어나 메기 잡기(일반 및 어린이)나 동강
플라이 낚시, 래프팅, 행글라이딩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대부분 가족과 함께 즐기기에
적당하다.
축제 기간 중 8월 1일과 2일에는 기네스북에 도전하는 세계 최대의 삼굿체험행사(삼굿에 불을 지펴 돌을 달구고 나무는 숯이
된 상태에서 물을 부어 수증기로 감자, 옥수수, 달걀 등을 쪄서 먹는 체험)가 벌어진다. 이 행사가 끝난 뒤엔 감자와 옥수수 등을
무료로 나누어 줄 예정이다.
이 밖에 곤충생태체험이나 뗏목타기, 섶다리 건너기, 당나귀 타기 등 영월에서만 접할 수 있는 이색체험 행사도 펼쳐진다.
또 송어나 돼지고기 등을 참숯에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공간이나 지역의 농·특산물을 맛 볼 수 있는 먹거리 장터도 마련된다.
한편 영월에는 동강사진박물관 이외에도 곤충박물관이나 책박물관 조선민화박물관 등 다양한 박물관과 별마로천문대 등이
있어 배우면서 즐기는 여행지로 꼽을 만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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