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의 A가 추천까지 할 음악인지에 대해서 (나부터)회의감이 있을 수 있으나, 가는 마당에 추천음악 한번 정도는 괜찮잖아? 거 해체하기 딱 좋은 날씨네...레인보우 음악의 위대성을 반드시 찾아내준다! 까짓거 내 키보드 춤 한번 춰주지. 춰준다고!
연예기획사들의 소속 연예인에 대한 노예계약이 문제된 이후로 표준계약서가 정착되었는데, 전속기간이 7년으로 정해졌다. 그래서 7년 주기로 아이돌그룹들은 해체냐 재계약이냐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 '주기'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최근 이 7년의 기간에 걸리는 그룹들이 줄줄이 나왔다. 그리고 대부분 해체의 길로 들어섰고, 레인보우 또한 그 길로 가게 되었다. 그렇다면 시간을 거슬러 7년전에 아이돌그룹이 줄줄이 쏟아져나왔다는 이야기.
아몰레드의 압박! 미래형 선글라스의 압박!
2009년의 8월 까지 걸그룹들 중에서 대표적인 것만 모았는데 이정도.
2009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일제 강점기에 박힌 쇠말뚝 제거작업이 드디어 효과를 본 듯. 간절히 원하면 우주의 정기가 흐른다!
Masa는 브라질 사람이었던 걸로 기억.
그렇다면 그 이후로는 아이돌 그룹들이 쏟아져 나오지 않았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AOA 데뷔할 당시, 한달에 아이돌만 40팀씩 쏟아져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당시 데뷔한 팀들 중 알고있는 팀 있는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실제로 그 중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팀은 AOA와 헬로비너스 뿐이라고... 2009년에는 그나마 걸그룹이 별로 없어서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었고, 그에 따라서 전체파이도 커졌다. 남성들이 본격적으로 걸그룹의 팬덤으로 편입되기 시작한 시기도 이맘때 였던 것 같다. 이때 소속사들이 벌어들인 돈으로 후발주자들을 말려죽일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2009년 이후에 데뷔하여 정상까지 가게 된 걸 그룹들은 가요프로그램에서 1위를 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향을 본다. 그야말로 '버틸 수 있는 자여야만 1위근처에나 가 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산업으로서의 이 치열한 시장에서 '버티기' 위해서는 회사의 서포트가 필수불가결한 요건이 된다. 한곡 홍보를 위해서 드는 비용이 내가 알기로 몇년전에 최소한으로 잡아 십몇억이었다. 그런데 2009년에서 살짝 늦은 시기에 데뷔하면서, 회사의 지원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레인보우... 뭔가 그냥 청산시키기도 애매하고, 가요프로그램 1위는 할듯말듯 결국 못하고ㅠ
그래도 레인보우에 대해서 언급할 가치가 있는 부분은, 걸그룹치고는 상대적으로 여성의 목소리를 내려 했다는 점을 들고 싶다.
음탕한 카메라 워크!
얘네 2016년에도 A부르고 있어 어뜨케ㅠㅠ...또한 국악축제에서 A를 부르는 꿋꿋함.
불과 2주전 정도이니, 이 때 쯤이면 내부적으로는 해체가 확정되었을터이다. 6년전 노래를 부르면서 사람들은 모를 해체를 앞두고 있던 멤버들 심정이 어떠했을까...
11월 12일까지가 계약만료 기간이라는데 공중파에서 금지된 배꼽춤이나 11월 12일의 가요프로그램에서 시원하게 때리고 방송정지를 먹음과 동시에 해체를 해버리면 어떨까싶다. 마지막은 화려하게.
물론 단순히 컨셉일수도 있겠지만, 레인보우가 비교적 여성의 목소리를 내려고 했다는 점은 A의 가사를 봐도 알 수 있다. A의 가사내용 뜯어보면 걸그룹으로서는 꽤나 파격적인 내용이다. A는 소설 주홍글씨의 A를 뜻한다. 무엇에 대한 주홍글씨인가? 여자로써 연애횟수가 잦을때 찍힐 수 있는 낙인을 뜻한다. 적나라하게 말한다면, '걸레'라는 낙인 말이다. 하지만 좋아서 만나고 안좋아져서 헤어지는게 그렇게 욕먹을 일인가? 가령 역사속의 인물로 여성들이 여러 남성을 홀리면 요부나 경국지색으로 부르면서 남자의 경우에는 같은 케이스인데 영웅호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것이 타당한가? 만약에 그런 경우의 남성을 영웅호걸이라 부르려 한다면, 여성도 또한 영웅호걸이라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그래서 레진코믹스의 웹툰 '먹는 존재'에서는 여성의 경우에도 남성편력이 강하면 '영웅호걸이로다 껄껄'이라고 하는 장면들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의 편견속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흔치않은 일이기 때문에 너만은 똑바로 나를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트와이스의 '치얼업'의 경우에는 비록 트와이스 내가 매우 애정하고 노래도 좋지만, 가사내용이 그지같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여자는 왜 먼저 좋아한다고 말하면 안되나? 여자는 왜 자신의 애정을 표현하면 안되는가?)
이런 차도녀컨셉이 레인보우가 1위를 못한 원인일까? 남성들이 수동적인 여성이나 귀여운 여성을 좋아해서? 회사 내부에서도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2013년 쯤에는 일반적인 다른 걸그룹처럼 귀척컨셉도 해보고, 섹시컨셉도 해보게 된다(그래서 레인보우가 '비교적' 여성의 목소리를 내려 했다고 표현했다). 그렇지만 그 때에도 방송 1위는 못함... 결국 '안될안'인건가...
그래도 레인보우가 단순히 '1위를 못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레인보우도 1위 해본적 있다. 그것도 무려 멜론차트에서 1위를! 다만 가요순위프로그램에서 1위를 못해봤을 뿐이다.
다이시댄스와 같이 작업한 곡이다. 역시 가사 내용이 여성으로서 당당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레인보우가 단순히 실패했냐 아니냐, 그 원인이 회사의 판단미스냐 컨셉부재냐... 사실 이제는 그 모든 논의는 레인보우에 대해서는 별 의미가 없다. 수고했고, 멤버들이 각자의 삶을 잘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행복하라는 말은 매우 추상적이어서 별 의미가 없고, 소소한 일들이라도 웃는 삶을 살길 바란다. 인생 별 거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