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신도 모른다. 어떤 경로로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
-290p 1986년 통나무 발행, 춘천 팔호광장 벨몽드 춘천서점에서
내가 읽은 책 중 가장 활자가 적어 평생 처음서부터 끝까지 확대경을 몰래카메라처럼 따라다니며 읽었다.
안경을 쓰고 또 돋보기로 한줄 한줄 깨알같은 글을 조명하며 한권을 다 읽으니 그 정성오죽했으랴! 그런데 오히려 재미가 동반되어 싫증을 느끼지 않았다. 워낙 저자는 48년생의 60대 후반으로 언론에 자주 등장하며 강의를 해온 한국의 지성인이요, 철학자요 한의사로 삼척동자도 다 안다.
이 책이 86년에 초판이 되면서 당시 어떤 여론들이 언론을 강타했을까 연실 읽으면서 궁금하기 짝이 없다. 거침없는 천박한 언어와 직설적인 말투와 물 흐르는 듯한 논리로 엮어나간다.
85. 11.30 고려대학교에서 강의한 동양사상입문이란 교양강좌 내용이 미흡해서 결국 6개월간 일회성으로 써내려간 책이란다. 각주가 많다. 한문, 영어가 많이 삽입되어 매우 차원높은 철학서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거기에 등장하는 남자와 여자의 성문제를 낯 뜨겁게 순수한 우리 말 중에서도 천박한 단어들만을 골라 거침없이 써내려가며 자기 주장을 피력해 읽으면서 여간 의아해 중단할까 망설이기도 했다.
솔직하다. 빙빙 돌려서 존재의 목적이나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고 직설적이다.
그는 대만 석사논문도 20일, 동경대 석사논문도 20일, 하바드 대 박사학위도 40일에 해치웠단다.
그의 글을 돋보기를 따라 불편하게 읽으면서도 내 마음을 잡아 끈 것은 가르치는 교수로서의 자세가 우선 동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막걸리, 호랑이, 돌탑이 고대의 상징물이다. 그는 한학기 1560명의 레포트를 혼자 다 읽어 평한다고 한다. 조교를 통하지 않고-. 참으로 훌륭한 교수의 태도가 아닌가! 성실하다. 그는 자라면서 엄니한테서 회초리로 맞고 컸다고 적었다. 세번 잘못하면 엄준한 회초리를 들어 컸다고 한다. 그래서 그도 항상 정도를 비껴가는 학생은 백언불여일타(百言不如一打)임을 강조한다. 사랑의 매-.절대 동감이다.
철학에 관한 내용을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나간 그는 역시 한국의 지성인이요.동양철학의 거목이다.
그는 구약성서, 신약성서, 공맹사상과 도교. 프로이드의 오디푸스컴플렉스와 카스트레이션 컴플렉스를 도마위에 올려놓고 동 서양의 남자와 여자에 대한 사고방식의 틀을 크게 비판하여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진정 프로이드가 말한 아들은 엄마와 성교를 하고 싶은 잠재의식을 가지고 있단 말인가 로 시작한 이 글에서 그는 고대 제자들한테 설문지를 통해보니 겨우 5%로 동,서양간의 인식의 차이가 크다고 나무랐다.. 음양조화와 천지숭배, 하늘과 땅을 숭배하는 동양의 사상과 Man과 우먼을 통한 종속관념, 남자 기준으로 나온 것에 대한 비판으로 동양에서 보는 여자의 숭배를 크게 강조하면서 천박한 말을 거침없이 썼다. 그대로 쓰지 못하고 고쳐서 써본다.
-여자의 성기속에서 인간은 나오며 그 때부터 역사는 시작되고 이어가니 여자의 음(陰)이야말로 최고가 아닌가!
여자는 생산, 해산으로 인류 역사는 시작된다. 위대하다.
여자의 텔타평야는 숭고한 인류역사의 출고이며 남자는 힘의 논리로 도끼가 상징으로 등장한다. 무심히 보았던 도끼-. 그것은 남성의 상징이다. 한자인 상형문자를 참 교묘하게 풀이하여 그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을 써나갔다.
아직도 생각난다. 조국은 남성을 상징하는 나라이며, 모국(母國)은 태어난 곳이란 성기를 그려 설득력한다. 그럴 듯한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아! 정말-. 꺠알을 뿌려놓은 듯한 페이지를 한페이지씩 돋보기를 이용해 넘기면서 철학서를 재미있게 읽었다고 할까, ㅎㅎ 서양에서 맨(Man)은 人이다. 남자이다. 동양에서는 음양조화라고 하지 양음조화라고 하지 않는다란 단어 나열의 궤변을 듣고도 머리가 끄덕여진다.
음은 여자요, 양은 남자인데 동양에서는 여자를 먼저 꼽는다. 왜 여자는 생산을 하는 모태이므로 갈빗뼈를 뽑아 여자를 만든 구약을 그는 실랄히 비판한다. 그런 종속이 아니라고-.
눈이 폭탄이 되어 내리던 2월 14일 춘천 팔호광장 춘천서점에서 주문했다. 절판이라고 하더니 단골이니 수소문해 본다고 하더니 다음날 연락이 와서 갔다. 특별히 ㅋ읽으면서 그의 자부심에 박수를 보냈다.
천명 이상이라야 강의한다. 혼자 2시간 이상이라야 강의한다. 강사료가 50만원 이상이라야 ㅎㅎ이런 자부심이 너 그리고 나에게 있어야 한다. 그런 자부심으로 자신을 세우며 우린 뚜벅뚜벅 살아간다.
어머니가 30년간 천안서 새벽기도하며 자식에게 지어준 검은 두루마기를 입고 반짝이는 검은 구두를 신고 강의한다. 심훈의 상록수처럼 조닥조닥 교실 복도에서 타학생들까지 몰려와 들은 여자란 무엇인가-강의가 눈에 선하다.
무의식의 세계를 꿈의 세계로 지표면으로 끌어낸 프로이드의 공로는 인정되지만 그의 컴플렉스를 크게 비판한 것엔 십년묵은 체증이 펑 뚫린 셈이다. 서양과 동양의 차이점을 신랄하게 비판한 여자란 무엇인가! 참 천박한 성과 관련된 말들을 그냥 지면에 올려서 이해를 더욱 쉽게 했다는 것이 과연 찬사를 받을 것인지 비판을 받을 것인지 그것은 순전히 독자들의 몫이리라.
일독(一讀)을 권한다. 일견 혹자는 거르지 않고 그냥 써내려간 성에 대한 천박함으로 왈칵 비난하기도 하겠지만, 성의 비교로 인간의 내면을 동,서양을 견주어 집필한 동양사상입문특강이니 이해하시길-.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이런 철학자의 막내딸 미르는 전위예술로 전나(全裸)로 딩구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과제였다.
-2/26춘천에서 德田 이응철
첫댓글 도올은 젊었을 때는 순수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정치적인 발언, 인기 영합 위주의 발언도 하고 해서 지금은 글쎄요?
진짜 문학하는 사람이나 예술하는 사람은 언제나 순수해야 존경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ㅎ ㅎ 48년생이니 68세인데 그의 지식수준은 동서양을 넘나들정도지요. 고려대에서 왜 퇴출당했는지 -.
문제작 여자는 무엇인가 때문인지 ㅋ 한번 읽어보세요. 천박한 단어들이 그 바닥까지 써가며 성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며 여자의 위대함을 서양과 비교해 쓴 철학서지요.감사
여자란~~ 무엇인가 책 제목부터 느낌이 팍 오네요 기회 되면 한 번 읽어 보겠습니다. 감사해요
한때 베스트셀러라고 했는데 ㅎ 철학서가 이렇게 재미있게 전개함은 참 놀랄 일이지요. 일단은 도올이 젊다는 것
그리고 솔직단백하다는 것이 이 책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고 할까요. 정말 프로이드의 오디푸스 컴플렉스는 우리 동양과는
너무 거리가 먼 것이라 후련하더군요.그런 비판이 ㅎㅎㅎ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