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못생긴 것보다
예쁜 게 낫지.
쟤 빼고 우리 중에 비슷한 사람 넣어도 되겠지.
그럼 저 정도 얼굴로 뭘 하겠다고 주제넘게 나서.
우리가 합시다. 저 얼굴로 하겠다는데 우리라고
못하라는 법 있답니까?'
그래서 나를 빼고 나보다 조금 낫다는 여자를 넣고
'그래도 높은 지위는 예쁜 여자가 해야 사람들이
몰려들 테니까 예쁘고 늘씬한 여자로 앉힙시다.'
그래서 내 자리는 다른 여자에게 넘겨주었다.
그게 바로 교회에서 사람 뽑는 방식이었다.
아 참! 그렇게 하고 나는 주방으로 보냈다.
교회 주방 봉사를 하거나 식당에서 일하는 여자들이나 도우라고.
어느날이었다. 시집식구들 잔치에 갔다가 시집식구는 나를 밀어내고
식당에서 일하는 여자들이 나에게 빨리 일어나라고 행패도
부렸었다. 그때 이미 시집에서는 나를 밀어냈던 것이니
이제는 시집식구라고 부를 필요도 없다.
류 씨쪽에서 가족으로서는 나에게 어떤 권리행사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아무튼 그런데
그렇게 뽑아놓고 보니 그 여자들 머리는 텅 비어서 그 자리에서
일을 하려니 할 수가 없었다. 음식을 하는 데에 있어서는
일가견들이 있어서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뽑았던 여자들이니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래서 방법을 짜낸 것이 교회니까 우선순위로
목사가 대신 말해주면 그것을 받아 그 자리에 있는
여자가 말을 했다. 마치 앵무새처럼.
그런 식으로 나라 일을 운영해 오고 있었다.
그래서 아직도 목사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나름대로 교회에 배운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들의 자문도
받으면서 교회가 나라 일까지 좌지우지하고 있었으니
교회 입맛에 맞게 만들어 놓은 구조가 제대로 돌아갈 리
없었다.
얼굴로 뽑고 체격으로 뽑아놓고 집안 살림 좀 한다는
여자들을 줄 세워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뽑았으니
그 머리에서 나온 일들이 어떤 결과를 낳았을지 뻔한 것 아닐까.
실력은 저 멀리 날아가도 실력 좀 있는 남자들이 붙어서 도우면
외모로만 해도 충분하다고 해서 벌려놓았던 일들의 결과가.
그 여자들의 머리가 나보다 나았다면 못생겨도 된다고 하겠지만
나하고 얼굴이 엇비슷하면 된다고 뽑은 여자들이 뭘 했을까.
그런 여자들에게 붙어서 세금 받아먹던 자들은 뭘 하고 있었을까.
지금도 그들은 강아지를 의자에 앉혀놓고 나는 서 있는 사진만으로도
내가 그 자리에 앉기 싫어하니 자신들이 앉겠다는 갖지도 않는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그것만으로도 내 식구에게 들이밀면서
역시 내 사인을 위조한 서류로 속이려고 모의를 할 수도 있다.
몇 년 전 친정아빠를 그렇게 속인 자들이다.
뭔가 바꿔보겠다고 허튼 일을 꾸민자들이나 옛날의 종교를 다시
회복하자며 교회가 기득권이 되어 일을 꾸몄던 것이나 거기서 거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