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노래
늘푸른언덕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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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해묵은 사회제도로 1982년 이전까지 실시되었던 '야간 통행금지 제도'가 있었습니다. 밤 12시 정각이 되면 전국적으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전 국민의 통행에 제한을 두어 밤 12시 이후부터 새벽 4시까지 거리엔 아무도 돌아다니지 못하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이 제도로 인하여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오늘 뜬금없이 이 야간 통행금지에 대한 이야기로 화두를 꺼내는 것은 이제는 고인이 되신 아버지가 문득 생각나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 7월 13일은 부친께서 하늘나라에 가신지 42주년 되신 날이었습니다.
이제는 천국 시민이 되신 부친의 삶을 기억하면서 생전에 당신께서 애창하시던 노래가 생각납니다.
그 노래는 지난 2018년에 고인이 되신 학사가수 고(故) 최희준 씨의 ‘하숙생’이란 유행가입니다. 이 노래의 가사말을 음미해 보면 한 편의 시를 방불케하는 인생의 의미를 은유적으로 잘 담고 있는 명품곡입니다.
어린 시절을 상기해 보면 부친께서는 술만 드시면 이 노래를 자주 흥얼거리시곤 했습니다.
4년 전 제 자서전적 수필에서 잠시 언급한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저희 부친께서는 고등학교에서 국어와 한문 과목을 가르치시며 평소에는 시를 즐겨 쓰시던 시인이셨습니다.
그런 당신께서 술과 친구들을 좋아하셨고 1년 365일 중에서 거의 300일 정도를 친구들과 어울려 술과 친하게 지내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친의 퇴근 시간은 어김없이 늘 통행금지 사이렌이 울리는 밤 12시였습니다. 당시 통금(통행금지)을 알리는 밤 12시 사이렌이 울리면 정확하게 집 대문을 걷어차고 들어서시면 노랫가락이 집안에 울려 퍼집니다. 바로 당신의 18번 곡인 ‘하숙생’을 부르면서 호기롭게 들어오셔야 당신의 하루의 일과가 끝이 나곤 했습니다. 당시 어린 저는 밤마다 늘 이 노래를 들으며 억지로 잠을 청하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부친께서 애창하시던 이 곡은 1980년에 하늘나라로 떠나신 후 한동안 저의 18번 곡으로 즐겨 불리기도 했습니다. 돌아가신 부친을 추억하며 이곡을 불렀던 것이지요.
제가 1982년 겨울에 포장마차를 운영한 적이 있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당시 포장마차의 상호를 부친의 애창곡 ‘하숙생’의 가사에서 따서 ‘나그네집’이라고 명명한 것도 고인이 되신 부친을 그리워했던 제 속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훗날 부친의 일생을 생각하면서 살아생전 시와 술과 노래를 즐겨 하셨던 부친을 ‘낭만 가객’이라는 별칭을 붙여드리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인생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고(故) 최희준 씨의 대표곡 ‘하숙생’은 살아생전 저희 부친께서 즐겨 부르시던 인생 애창곡, 당신의 ‘18번’이었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낯설겠지만 7080세대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이 즐겨 부르는 애창곡을 이야기할 때 흔히 ‘18번’이란 표현을 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이러한 표현을 부친으로부터 듣고 배운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 세대들이 즐겨 표현하는 이 ‘18번 곡’의 유래가 궁금하여 검색해 보았습니다.
‘18번 곡’에서 ‘18번’이란 말은 일본의 ‘가부키’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가부키’란 일본 문화로서 노래와 춤에 연기가 합쳐진 종합예술입니다.
(오늘날의 뮤지컬과 유사한 장르로 이해됩니다.)
이 독특한 일본 문화인 ‘가부키’가 성행했던 17세기 무렵, 일본의 유명한 가부키 배우 중 ‘이치가와 단주로’라는 사람이 자신의 가문에 전해오는 가부키 중에서 크게 성공한 가부키를 정리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가부키가 바로 18번째 가부키로 여기서 ‘가부키 18번’이란 말이 생겨났습니다.
이 말이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에 흘러들어와 오늘날 우리나라의 ‘18번 곡’이 되었다는 해석입니다.
이 말은 ‘자주 부르는 노래’라는 의미 외에 ‘자신 있는 특기’를 나타낼 때도 혼용하여 사용되기도 합니다.
잡학사전
이 ‘18번’이란 말의 어원이 일본 문화에서 유래되었다는 거부감으로 인해 국립국어원에서는 표준국어 대사전에 이 말을 대신하여 ‘단골 노래’ 또는 ‘단골 장기’로 바꿔쓰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18번 곡’이란 말을 ‘나의 애창곡’ 또는 ‘내 삶의 노래’란 의미를 지닌 ‘나의 인생곡’이란 표현으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노래를 천직으로 하는 유명 가수들에게는 자신의 무명시절, 처음으로 자신을 일약 대스타로 만들어준 대표 히트곡이 하나씩 있습니다. 가령 콧수염 가수 김흥국 씨는 “호랑나비”란 곡이 유명합니다. 지금은 팬들로부터 잊혀가는 가수 이용 씨는 ‘잊혀진 계절’이란 노래로 일약 스타가 되었는데 지금도 매년 10월 31일이면 전국 방송가에서는 이 노래가 흘러나와 어마어마한 인세 수입이 통장에 입금된다고 합니다.
코로나 19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 사이에 코로나19의 수혜주들이 생겨났는데 바로 트로트 경연에서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된 가수들입니다. 치열한 경연에 참여한 가수들은 결선 무대에서 마지막 결선 곡으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인 자신의 인생곡을 선택하여 ‘인생곡 대결’을 펼쳤습니다. 이 노래를 통하여 수많은 팬들이 눈물을 흘리고 열광을 합니다.
그리고 그 곡은 바로 그 가수들의 운명을 바꾸는 진짜 ‘인생곡’이 되었습니다.
힘들고 지친 국민들의 감성을 살려주고 지친 마음들을 위로하는데 이 트로트 가요가 엄청난 역할을 하였고 아울러 이 트로트 가수들의 인생이 하루아침에 바뀌게 된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이 트로트 가수들에게는 자신들이 부른 노래들이 바로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노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노래는 우리들의 지친 삶을 위로하고 때로는 어두운 삶에 희망이 되기도 합니다. 때론 아픈 이들을 치유하기도 하고 감성이 메마른 사람에게 사랑을 심어주기도 하는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
한때 저도 제 삶에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노래 18곡을 정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노래방에 가면 그 곡들 중에 상황에 맞게 한 곡씩을 골라 꺼내 부르곤 했습니다.
그러던 1998년 미국 주재원 시절 시애틀에서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언젠가 제 블로그를 통해 간증한 바와 같이 시애틀 한인교회에 등록 후 배정된 순모임에서 찬양사역을 담당하게 됩니다. 당시 제가 아는 찬양곡이 없어 차 안에 경배와 찬양 테이프를 틀어놓고 운전하면서 매일 찬양을 따라 부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찬양을 통해 성령이 임재하는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 때 저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던 찬양곡이 바로 갈라디아서 2장 20절을 모티브로 만든 찬양곡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라는 곡입니다.
그 후 이 곡은 길지 않은 제 신앙의 여정에서 만난 저의 신앙 고백이 되었고 주님의 증인으로 살며 그분의 제자로서의 제 삶을 바꾼 찬양곡이 되었습니다.
지난 7월 3일은 한 해의 반을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하며 온 성도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정성스러운 맥추 감사주일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 맥추 감사주일을 준비하며 제가 섬기는 찬양대에서는 아주 특별한 찬양곡을 준비하여 주님께 올려드렸습니다.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일상을 회복시켜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주님의 선한 능력으로 매일 같이 만나게 되는 하루 또 하루를 새롭게 살기 원한다는 내용의 찬양을 준비하였습니다. 온 찬양 대원들이 찬양을 부르며 회중 가운데로 나아가 성도들을 둘러서서 회중과 다 함께 찬양을 드리는 가운데 커다란 은혜와 감동을 경험하는 귀한 시간이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qbTkOqLM1c
그 날 함께 올려드린 찬양은 교회 예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선한 능력으로 인도하시는 주님의 놀랍고 크신 은혜가 찬양과 예배 가운데 살아 역사하셨음을 고백합니다.
할렐루야
그의 성소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그의 권능의 궁창에서 그를 찬양할지어다
그의 능하신 행동을 찬양하며
그의 지극히 위대하심을 따라 찬양할지어다
나팔 소리로 찬양하며
비파와 수금으로 찬양할지어다
소고치며 춤추어 찬양하며
현악과 퉁소로 찬양할지어다
큰소리나는 제금으로 찬양하며
높은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할지어다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
할렐루야
시편 150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