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뉴스를 보니 스위스 베버 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새로운 7대 불가사의 선정 프로젝트가 거의 막바지에 달해 이제 후보가 21개로 좁혀졌다는군요. 그런데 그 후보 중에 자유의 여신상과 에펠탑이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걸 보고 생각했죠. “아니, 저것들이 어떻게 불가사의 후보냐.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다들 아는데다 신비한 데라곤 전혀 없는데.” 특히 자유의 여신상을 보면 불가사의하기는커녕 중학교 때 영어 참고서 표지가 생각나면서 정말 보기만 해도 따분해진단 말입니다.
1. 기자의 대피라미드 Great Pyramid of Giza (쿠푸 왕의 피라미드)
터너 Michael Turner 작
신(新)바빌로니아의 네부카드네자르 2세 (?-BC 562) 가 메디아 출신의 왕비를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계단식 테라스로 된 노대(露臺)에, 흙을 쌓고 나무와 꽃을 심어놓아 멀리서 보면 삼림이 우거진 작은 산 같았다고 한다. 문제는 비가 오지 않는 이곳에 이 높이까지 물을 끌어오는 것. 왕은 정원의 맨 위에 큰 물탱크를 만들어 유프라테스 강물을 펌프로 길어올린 다음 각 층에 대도록 했다고 한다.
3.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Temple of Artemis at Ephesus
에페소스에서 설교하는 성 바울로 (1649) 르 수외르 Eustache Le Sueur
그리스도교의 성인 바울로가 지금은 터키의 한 지역인 고대도시 에페소스 Ephesus 에 처음 전도하러 갔을 때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이곳 사람들은 아르테미스 여신을 열렬히 숭배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 도시이니 시돈의 안티파테르가 7대 불가사의 중에서도 제일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던 장려한 아르테미스 신전이 있었을 것이고요. 르 수외르의 그림에서 뒤편에 보이는 것이 바로 그 신전입니다.
그나저나 이 신전에서 숭배한 아르테미스는 우리가 그리스/로마 신화를 통해 알고 있는 처녀신의 이미지와 다른 것 같습니다. 아래 에페소스 신전에 봉안되었던 아르테미스 상을 보세요. 가슴에는 수많은 유방을 달고 갖가지 동물이 조각된 치마를 입은... 기괴하면서도 경외감이 드는 모습입니다. 이것은 생명과 풍요를 관장하는 동시에 죽음을 관장하는 자비롭고도 무시무시한 원시적 어머니신의 이미지에요. 에페소스가 서아시아인 것을 고려할 때, 이 신전의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 속 발랄하고 쌀쌀맞은 처녀신보다는 서아시아의 대모신 이난나 또는 이슈타르에 가까운 여신이었을 겁니다.
아르테미스 에페시아 셀쿠크 Selcuk 고고 박물관
4. 올림피아의 제우스상 Statue of Zeus at Olympia
이 그림은 오리지널 “킹콩 (1933)” 같은 할리우드 영화의 미술과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라리나가 Mario Larrinaga (1895-1979) 가 그린 것입니다.
BC 457년경 그리스 남부의 펠로폰네소스 반도 북쪽 앨리스 지방의 제우스 신전에 있던 신상. 당대 최고의 조각가인 페이디아스 Pheidias 가 8년 여에 걸쳐 완성한 것으로 그 위엄이 마치 살아있는 것 같았다고 한다. 그러나 AD 426년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의 이교異敎 신전 파괴령에 의해 신전이 헐렸고 이후 수차례의 지진과 하천 범람 등으로 신상은 흔적도 남지 않게 됐다. - 주간조선
페이디아스의 또 하나의 걸작은 BC 438년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에 봉안되었던 여신상 “아테나 파르테노스 Athena Parthenos” 입니다. 이 조각 역시 사라졌지만 파르테논 신전은 아직 남아있고 또 이 조각의 모조품들이 남아있어서 올림피아의 제우스상에 비해 그 구체적인 모습을 가늠해보기가 쉽답니다. 아테나 여신상은 높이가 10-12미터 정도 되었고 나무 심에 금과 상아를 입혔다고 합니다. 1990년에는 미국의 내슈빌에서 이 여신상이 복원되기도 했어요. 물론 진짜 금과 상아로 만들지는 않았지만요…^^ 이 복원된 여신상을 보고 올림피아의 제우스상도 한번 상상해보세요.
by J.L. Riddle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Athena_Parthenos
5.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로스 영묘 Mausoleum of Maussollos at Halicarnassus
터너 Michael Turner 작
아래는 두산 백과사전의 설명입니다.
페르시아 제국 카리아의 총독 (실질적인 왕이었음) 마우솔로스를 위하여 할리카르나소스(지금의 터키 지역)에 건조된 장려한 무덤기념물. 마우솔로스의 생전에 착공되었고, 그가 죽은 뒤 왕비 아르테미시아가 계속 진행하였으나 완성된 시기는 아르테미시아가 죽은(BC 350) 뒤로 추측된다. 12-15세기 사이에 지진으로 붕괴되어 초석만이 현존하는데, 전체 높이가 50여m이고, 4변형의 높은 묘대(墓臺) 위에는 열주(列柱)가 계단식 피라미드 형상의 지붕을 받치고 있었으며, 꼭대기 부분에는 4두 마차에 탄 왕과 왕비의 조상(彫像)이 있었다고 한다. 각 면의 조각·프리즈는 발굴되어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수장되어 있다. 이후로 로마인은 비슷한 대규모의 분묘건축을 마우솔레움이라고 일컫게 되었다.
출처: http://www.bulgar.no-ip.info
그렇다면 마우솔로움을 계승할 새 7대 불가사의로는 인도의 타지마할 Taj Mahal 이 적당하지 않겠어요? 타지마할 역시 분묘건축이니까요. 무굴제국 황제 샤 자한이 사랑하는 왕비 뭄타즈 마할을 위하여 세운 것이라고 하지요. 후에 왕도 합장되었고요. 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니까요.
6. 로도스섬의 거상 Colossus of Rhodes 로도스의 거상 (1954) 달리 Salvador Dali (1904-1989) 작 캔버스에 유채, 개인 소장
이번에도 주간조선의 설명입니다.
BC 292-280년경 소아시아 인근 로도스 섬에 세워진 청동상. BC 407년경 지중해 무역의 중심지였던 로도스는 마케도니아의 침공에 맞서기 위해 높이 36m의 태양신 헬리오스의 청동상을 세웠다. BC 225년경 지진으로 파괴된 후 1000년 가까이 방치돼 있다가 AD 654년 로도스를 침공한 아랍인들이 부서진 거상의 나머지를 분해, 시리아의 유대인에게 팔았다.
아래 18세기에 그려진 삽화를 보면 헬리오스 거상이 양쪽 다리를 벌리고 서있고 그 아래로 배들이 통과하도록 해서 일종의 항만 대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상의 이미지는 중세 때 형성된 것이죠. 사실은 건축공학적으로 이런 형태의 거상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배들이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을 것 같은데요. ^^; )
베이 Philip de Bay 의 일러스트레이션 (1721)
그런데 이 거상의 상상도를 보니 어디선가 많이 본 모습 같지 않습니까..
출처: http://www.magazineusa.com
그렇군요. 머리에 섬광을 두르고 횃불을 들고 항만에 우뚝 서있는 자유의 여신상 Statue of Liberty 은 로도스 거상의 영향을 받은 것이 틀림없습니다. 무너진 거상을 계승하는 셈이지요. 흠... 그렇다면 새로운 7대 불가사의 후보에 들어가는 게 어이없는 일은 아니군요... 그래도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자유의 여신상은 음... 영어 교재만 생각난다고요... ㅠㅠ
7. 알렉산드리아 파로스의 등대 Lighthouse of Alexandria
이 그림도 라리나가의 작품입니다… 파로스의 등대도 지금은 없어졌지만 사라진 불가사의들 중에서는 가장 최근까지 있었습니다. 중세 후기까지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어쩌면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몰라요. 이 기사를 보세요!
고대 이집트 '파로스 등대' 다시 짓는다
불빛이 멀리까지 보일 수 있었던 것은 반사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낮에는 햇빛을 반사했는데, 전설에 따르면 그것으로 적함을 태울 수 있어 등대가 군사시설의 역할도 했다는군요. 하지만 당시의 광학기술 수준을 보면 그다지 신빙성이 없다고 대부분의 학자들은 말합니다.
그동안 여러가지 일로 좀 정신이 없어서 거의 한 달 가까이 업데이트를 못했습니다. 죄송... 최근 몇 주에는 온갖 중요 경제 이슈가 다 터지더군요. ㅠㅠ 게다가 두번째 책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해서도 그렇답니다. 책 주제는... 다 쓰면 광고하겠습니다. ㅎㅎ 이 블로그에 나온 내용은 아니랍니다... |
출처: Moon의 미술관 속 비밀도서관 원문보기 글쓴이: Moon
첫댓글 자유의 여신상이나 에펠탑이나.. 꼭 그냥 자기네 나라꺼 끼고싶어서 그러는것같어 ㅋㅋㅋ
2222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흠..이런거 좋아 ㅋㅋㅋ
222222222
세계 최고 불가사의는 부시가 어째서 미국 대통령인가
뭔소린지.........ㅠㅠ
222222222 뭔말인지 모르겠음;
불가사이 있네 8만 대장경이랑 불국사 석굴암??
저 분노한 어린이중에 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