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리콘밸리 'AI 서빙로봇'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
구글서 엔지니어로 일하며 부업으로 식당
직접 서빙하다 힘들어 서빙로봇 개발키로
쇼프트뱅크 주도 370억원 규모 투자 유치
美 대형 외식업체...구글 본사.한국에 공급
주문 쇄도...글로벌 양산체제 확보에 방점
미국 실리콘밸리에 창업한 인공지능(AI) 로봇 스타트업이 지난 1월 소프트뱅크 등이 주도해
3200만 달러(3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구글 엔지니어링 출신인 하정우 대표가 설립한 베어로보틱스는 시드 투자로 약 380만 달러(40억원)를 유치한 데
이어 이번 시리즈 A 투자 규모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베어로보틱스가 이처럼 높게 평가를 받은 것은 이 회사가 개발한 AI 서빙로봇 '페니'가 국내외에서 내로라하는
외식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시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정우 대표는 '미국에서 손에 꼽히는 대형 외식업체 컴패스(COMPASS)에 서빙로못을 공급했고,
구글에서 직접 요청해 구글 카페테리아에서도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롯데의 빌라드살롯과 부산
TGI프라이데이에 로봇이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주립 명문 텍사스주립대 오스틴캠퍼스에서 컴퓨터사이언스로 박사과정을 마쳤다.
그가 A를 남보다 빠르게 공부한 덕에 로봇에도 AI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었다.
하 대표는 미국 인텔을 거쳐 국르에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중,
부업으로 시작한 식당에서 서빙로봇을 개발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식당이 잘 되면서 하루에 8km를 오가며 서빙을 하다 보니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힘들었고,
서빙 직원들이 지쳐 그만두는 것을 보고 로봇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것.
'미국에서 풀 서빙을 하는 식당이 점점 없어지고는 추세예요.
풀서빙 식당에 음식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일만 하는 푸드러너는 직종이 있었는데 이 직종도 없어지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서버들이 음식까지 나르게 돼 힘들고, 손님들의 만족도가 떨어지게 돼요'
하 대표는 '힘든 일을 로봇이 해주면 서버들은 손님에게 더 잘해줄 수 있고
식당이 잘 되는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흫 대체한다는 우려를 하지만,
그는 오히려 인력난을 해결하고 힘든 일만 대신 해주는 '도우미'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처음 개발을 시작했을 때는 서빙로봇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서 주변의 만류가 많았어요.
3년 전 서빙로봇을 처음 개발해 현재 100대 정도를 운영해요.
캠퍼스에서 추가로 공급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지만 현재로서는 추가 물량까지 소화하지 못하고 있어요'
'페니'는 3단으로 설계돼 쟁반 3개를 놓을 수 있게 기획됐고, 중국의 로봇 기업이 이 같은 컨셉트를 따라했을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AI 기술도 활용되는데, 로봇이 센서 데이터로 매장 내 위치를 파악하는데, 길을 찾을 때 장애물이 있으면
피해야 할지 기다려야 할지 정할 때도 AI가 학습된 데이터를 활용해 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담당한다.
'자율주행 로봇에서 중요한 것이 세계 시장에서 요구하는 안전의 수준을 맞출 수 있느냐 하는 거예요.
미국에서는 문제가 발생하면 소송도 자주 걸리고요.
저희 로봇은 사람이 바닥에 엎드려 있어도 손을 치지 않으며, 로봇이 사람이 다리를 꼬면 감지하기가 힘든데 이 상황도 잘 인식해요'
베어로보틱스는 올해 초 개최된 CES에서 사람이 많은 전시 현장에서 서빙로봇을 계속 운행했다.
CES에서 보통로봇이 무대에 나와 시연을 하지만 전시회 현장을 오가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자율주행 로봇이 잘 운영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고품질의 로봇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시리콘밸리에 창업하면서 좋은 엔지니어들을 채용할 수 있었다는 점도 한 몫 했다.
'전 세계에서 AI와 로봇을 개발하려는 회사들은 많은데, 좋은 인재를 뽑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요.
저희는 구글 엔지니어로 리더 역할을 하던 몇 분이 옮겨왔고, 로봇을 실제로 상품화했던 엔지니어들도 일하고 있어요'
베어로보틱스는 미국에서 서빙로봇 분야의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미국 외식업협회에서 혁신상을 받고,
지난달 유럽 외식업협회에서도 수상을 하는 쾌거를 이뤘다.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10~20개 가지고 있지만, 당분간은 서빙로봇이 시장성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돈을 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해요.
미국, 한국 이외에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예요'
유럽에서도 문의가 많은 만큼 양산을 늘리면 유럽에도 진입할 계획이다.
또 미국 내에서도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외식업 규모가 큰 텍사스주의 달라스에 사무실을 오픈한다.
'밀려있는 주문들을 처리하기 위해 양산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데, 투자 받은 자금을 제품 양산을 늘리는 데도 사용할 계획이에요.
내년에는 1만대의 로봇을 양산해 식당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하 대푠느 앞으로 로봇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물인터넷(IoT) 제품 등
외식업체를 편리하게 할 수 있다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재품울 개발할 계획이다.
'10년 정도 후에 '베어로보틱스 덕분에 식당 운영이 편해졌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요.
로봇을 보러 식당에 오는 것은 한번이지, 맛과 좋은 서비스를 받아야 식당을 다시 찾는 만큼 '로봇 식당'을 내세우지 않아요.
저희 로봇으로 외식업체가 90% 이상의 시간을 맛과 서비스에 할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채윤정 AI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