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신용불량자 양산의 주범인 '현금서비스'에 대해 각 카드사별로 개인신용도에 따라 수수료율을 차등적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30%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여신금융협회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계·은행계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이 천차만별인 가운데 서비스 이용에 따른 수수료 부담은 줄지않고 있어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신불자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정부 정책과는 반대로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비중 및 수수료율 등을 낮추지 않고 있어 당분간 '신불자 양산=수익구조 악화'라는 등식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별로 보면 이용기간에 따라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이 가장 낮은 곳은 국민은행 KB카드(15.82%), 가장 높은 곳은 현대카드(31.69%)로 나타났다.
현대카드는 연평균 환산 취급수수료(3.89%=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율X365/현금서비스 평균이용기간)외에 카드사중 유일하게 현금서비스 이용시점에서 회원가입 후 6개월이 경과하지 않았거나 최근 3개월내 연체 등 거래정지 이력이 있는 고객에 '예비요율'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타사에 비해 수수료율이 높다.
이와 관련, 현대카드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예비요율을 적용해 연체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며 "타사에 비해 수수료율이 높지만 올해 1분기 현재 신판비중이 70%를 넘어서는 등 현금서비스 비중을 점차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금서비스를 1회 인출시 부과하는 현금서비스 취급 수수료율은 LG카드가 가장 높은 0.6%로 나타났다. 현금서비스로 10만원을 인출할 경우 600원의 수수료를 고객에 추가로 물리는 것이다.
아울러 삼성·신한카드의 현금서비스 취급 수수료율은 지난해 각각 0.3%, 0.4% 였으나 올해 상반기중 0.5%로 인상했으며 현대카드도 지난해 6월 0.3%에서 같은해 11월 0.5%로 올렸다.
또 외환은행의 20일미만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은 20.10%로, 전 카드사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외환은행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을 경우 타사와 같은 이용기간대비 2.0~3.0% 더 많은 수수료를 내야 한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수수료는 원가 등 여러가지 사항들이 반영되어 산출되므로 각 사마다 천차만별일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카드사 현금서비스는 빌려준 돈에 '웃돈'을 엊어 받는 사채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수수료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고객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가 높다는 것은 단순한 수익구조에 의존하고 있다는 단면을 보여 주고 있다"며 "따라서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신용판매 등 비현금서비스 부문을 강화하는 카드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 붙였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현금서비스 연체로 인한 신불자 발생은 정부정책, 고객 금융지식, 카드사 수익구조 미비 등이 종합적으로 부재된 상황에서 발생된 문제"라고 지적한 뒤, "카드사도 기업인 만큼 수익을 추구해야 할 뿐 아니라 적자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당장 현금서비스 수수료율까지 낮추게 된다면 카드사는 버티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수료 테크'와 관련, 여신협회 관계자는 "현금서비스를 받을 때는 이용기간내 결제일에 가까운 시점에서 인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선결제를 하게 되면 그만큼 수수료를 적게 낼 수 있다"며 "또 한 카드사를 집중적으로 이용할 경우에는 많은 수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