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 이종영
기차는 오늘도 연착이란다
밤새 내린 눈으로
지난밤 막차를 놓쳤는지
새우잠 자는 두 사내
바짝 오그라 붙은 나무의자엔
그나마 앉을 곳이 없다
밤새 타다 남은 갈탄 열기에
굽은 손을 녹이며 소년은 중얼거린다
오늘은 또 얼마나 늦는 걸까
청량리에서 출발한 급행열차는 밤새 달려와
설렁설렁 묶은 신문 뭉치를
내동댕이치고 달아나는데
기차는 아직 소식이 없다
대합실 통난로 옆을 왔다 갔다
시무룩한 역장의 침묵이 지쳐 보인다
기말고사,
시험만큼은 놓치지 말아야 하는데
기차가 울지 않는다
지워가는 철길 따라
내 어린 청춘 위로 눈이 내린다
첫댓글 신문팔이 少年의 悲哀가 고스란히 담긴 한겨울 눈내리는 날의 풍광이 그려집니다.
고운 글에 머무르다갑니다.
建安하시고, 健筆하시기를 祈願합니다.^^*!
저의 중학생 시절 자화상이랍니다
신문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각가 정에 100부가량 돌려야 다음 통학 열차를 타고 학교에 갔으니까요
열차가 늦으면 학교에 가는 통학열차를 탈 수가 없어 애가 타곤 한답니다
감사합니다
체험시여선지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아련한 학창시절 이야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