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원 지사 서울 가락동 농산물 시장 유통실태 점검 나서
중도매상.경매사 등과 간담회 "소비 패턴 변화따른 대응 필요" 지적도
1일 감귤데이 서울 행사 참석과 가락동 도매시장 감귤 유통실태 점검 및 판촉활동에 나선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도매시장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1일 새벽 2시 서울 가락동 농산물 시장.
제주 노지감귤이 육지부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첫 관문인 이곳 5개 청과 법인 경매장에서는 중도매인들을 상대로 제주 노지감귤 경매가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경매장마다 제주산임을 표시한 감귤박스가 어른 키높이로 수북히 쌓여있고 박스 주변에서는 중도매상인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박스 안의 귤의 모양을 살피고, 하나씩 까서 맛을 보며 가격을 매겨본다. 곧 경매가 시작되자 감귤은 빠른 속도로 거래됐다.
이날 제주산 노지감귤은 5kg 상자당 평균 9000원 선, 타이벡 노지감귤의 경우 같은 양에 2만원에 거래될 때도 심심치않게 나왔다. 제주산 노지감귤이 시장에서 좋은 가격으로 거래되며 겨울 1등 과일이라는 명성을 재확인하고 있다.
감귤 중도매상인 A씨는 "올해 제주 감귤은 상품이 대체로 좋다. 작년까지만 해도 브랜드가 아닌 감귤은 품질이 별로였는데 올해는 일반감귤도 맛이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 지난 26일 기준 서울 가락시장을 포함해 전국 도매시장에서의 10kg 상자당 평균 경락가는 1만5900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1만1500원에 비해 38% 이상 비싸게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양상국 한국청과 총괄이사도 "이번에 저희가 거래하는 감귤은 선별도 잘 되있고 당도도 더 높은데다 부패과도 덜해 가격이 좋게 형성되고 있다"며 "5kg에 일반조생은 8000원선 타이벡 감귤은 16000원선에 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몇 해 전만 해도 비상품 출하로 감귤값 폭락의 홍역을 치르던 제주 감귤은 이처럼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는데 성과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제주도가 매해 현지 경매사와 중도매상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질 높은 감귤생산을 위해 노력한 결과로 평가된다. 다만, 소비자에게 가장 먼저 선보이는 극조생 감귤의 맛과 부패 문제는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등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이날 12월1일 감귤데이 서울 행사 참석과 가락동 도매시장 감귤 유통실태 점검 및 판촉활동에 나선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도매시장 관계자 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은 문제점들이 집중 논의됐다. 이번 방문에는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과 감귤진흥과장, 농협제주지역본부장, 조천·중문·효돈·남원농협 조합장, 제주감협 조합장, 농업인단체, 출하연합회, 상인단체, 농가 등이 동행했다.
농협공판장 회의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원 지사는 "소비지, 유통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실제 적용해보니 농민도 좋아하고, 생산 유통 모두가 좋아하는 길이 열린 것 같다"며 "어떻게 하면 농민과 유통이 더 만족할 수 있을 지 앞으로도 발전적인 새해를 위해 서로가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고 다짐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중앙청과 관계자는 무엇보다 감귤의 품질 관리에 우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관계자는 "검증안된 신품종으로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보다는 품질 관리가 우선이 돼야 한다고 본다"며 "빨리 출시하겠다는 마음으로 완숙이 되지 않은 극조생이 나오는 경우 소비자들이 그 다음 출시되는 감귤을 외면하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청과 소속 고태호 경매사는 "극조생 감귤의 부패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10월달 만큼은 1번과를 출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경매시간에 맞춰 하역을 하는 것도 중요한데 제주도 감귤은 등급별 표시를 하는 송품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하역 시간이 늦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원 지사가 현장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도매상인들은 감귤이 좋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현재 소비시장이 위축되어 있다는 점에 보다 적극적인 판촉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일부에서는 1,2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소비 문화 변화에 따라 감귤도 소포장 팩을 박스로 묶어서 경매에 내보내는 등 변화에 발맞춰나갈 것을 건의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염기동 농협가락공판장 사장은 "앞으로 유통의 흐름을 봤을 때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소포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지가 어떤 변화를 원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5kg은 실상 절반 정도는 부패해서 버리게 되므로 소포장 부분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결정해봐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