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갇힌 청춘, 기다림의 시린 풍경
시 <폭설>은 눈 내리는 대합실의 고즈넉하면서도 쓸쓸한 풍경을 통해 서민들의 고단한 삶과 청춘의 애타는 마음을 세밀하게 포착한다. 밤새 내린 폭설로 기차는 연착되고, 막차를 놓쳐 새우잠을 자는 사내들과 갈탄 온기에 손을 녹이는 소년의 모습은 시리도록 처연하다.
시의 긴장감은 '기말고사'라는 현실적 무게를 지닌 소년의 기다림에서 증폭된다. 청량리발 급행열차가 신문 뭉치만 던져두고 떠난 자리, 역장의 지친 침묵과 오지 않는 기차는 야속한 현실의 벽을 대변한다. 시험만큼은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간절함에도 기차는 울지 않고, 지워져 가는 철길 위로 눈만 속절없이 내린다.
시인은 폭설이라는 자연 현상을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닌, 소외된 이들의 발을 묶는 단절과 지연의 매개체로 그려냈다. 그 시린 눈 속에 덮여가는 '어린 청춘'의 아련함과 애상감이 서정적인 필치로 가슴 깊이 남는 시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교수님
그렇게 해서 오늘
우리가 이렇게 만나서
잘 살고 있습니다.
그대의 그 시절이 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