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에 찾아가는 어머니 품 같은 고흥 운암山(雲岩),
(전남 고흥군 두원면과 포두면에 걸쳐 있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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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빠르게 오건 늦게 오건 이맘때면 비가 눈이 되고 겨울 기분이 든다.
지난달에 심은 밀, 보리 파란 싹이 추위에 움츠려 있고,
양지(陽地)에서는 겨울 나물들이 씩씩하게 자라나고 있다.
산 짐승은 먹이 찾아 밭으로 내려오기 시작하고,
까치와 텃새들이 유난히도 설쳐대는 시기이다.
무서리 서너 번에 된서리 오듯,
된서리 서너 번에 얼음이 언다고 했으니 기온이 영하 2-3도로 내려가면 무를
뽑아 무 김장부터 먼저 한다.
거기서 한 단계 기온이 더 떨어져 영하 4-5도가 되고 평균기온이 4도 이하로
떨어지면 본격적으로 겨울김장을 해야 한다.
시골은 배추 뽑은 날이 곧 김장하는 날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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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 지난지도 9일이나 되었고,
눈이 많이 내린다는 대설(大雪)도 6일 밖에 남지 않았다.
절기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눈이 내릴 정도로 추위가 시작되기 때문에 어찌하든
겨울 채비를 해야 하는 때다.
그러나 한 겨울에 든 것도 아니고,
아직 따뜻한 햇살이 비치므로 소춘(小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더구나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겨울절기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에서는 입동(立冬)이후 대한(大寒)까지를 겨울이라 보지만,
서양에서는 추분(秋分)이후 대설(大雪)까지를 가을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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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는 평균 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면서 첫 추위가 시작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설(小雪)전에 김장을 하기 위해 모두들 서두른다.
이미 농사철은 지났다고 하지만 여러 가지 월동준비를 위한 잔일이 남아있다.
시래기를 엮어 달아야하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기도 하며,
목화를 따서 손을 보기도 한다.
또 겨우내 소 먹이로 쓸 볏짚을 모아두기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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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 소설(小雪)이라고 부르는 절기가 지난 지
아흐레가 되었어도,
서울을 비롯한 중부이북, 강원지역에는 눈이 몇 차례 내렸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을 뿐 우리고장에는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었으며 눈 소식은 없었다.
이때는 무지개가 걷혀서 나타나지 않고,
천기(天氣)는 오르고 지기(地氣)는 내리며,
폐색되어 겨울이 된다고 하였다.
2-3일 전부터는 날씨가 차갑고 바람 끝이 매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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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2월 1일 금광산악회에서 고흥에 있는 운암山을 산행하는 날이다.
오늘도 3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운암山산행에 참여를 했다.
고흥 운암山(雲岩)은,
전남 고흥군 두원면과 포두면에 걸쳐 있는 높이 484.2m의 산으로
정상 부근에는 수려한 바위봉우리들이 줄지어 서 있고 골짜기가 깊다고 했다.
구름이 산봉우리를 감싸고 있다 하여 운암山(雲岩)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운남山(雲嵐)이라고도 한다.
옛 문헌에는 모악산(母岳山)이라고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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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古書) 흥양誌(지)에는,
“흥양현 북쪽 15里(약: 6km)에 있다고 했으며.
죽사(竹寺), 은석사(隱寂寺), 중흥寺(中興) 등의 사찰(寺刹)이 이어져 내려왔고,
용은寺(龍隱)라는 말사도 있었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갑오개혁을 시행한 김홍집(金弘集: 1842-1896)이 흥양현감을 지낼 때,
운암山에 올라 기우제를 올렸는데 그때의 “기우제문”이 전해지고 있다.
산꼭대기에 기우제 제단이 남아 있고,
산 중턱에 대한불교조계종 수도 암(修道庵)이 있다.
수도庵에는 전남도문화재자료 제156호로 지정된 “수도庵 무루 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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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적으로 오전 5시에 일어나 아내가 차려주는 아침을 먹고 산행준비를 했다.
창밖을 내다보니 날씨가 차갑다.
만일을 생각해서 “아이젠”을 배낭에 챙겼다.
아내가 날씨가 춥다며 속에 입을 쫄 바지를 내민다.
상의에 패딩을 걸치고 등산복을 입었는데도 집을 나서니 바람결이 차갑다.
오늘은 운 좋게 간선버스 09번이 기다림이 없이 도착하더니,
동천마을 3단지에서는 광주역방향으로 가는 98번 지선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광주역광장에 도착하니 07시 한 시간을 먼저 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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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버스는 고흥을 향해 출발했으며 오전 10시 20분경에 산행기점인 박 지성
공설운동장주차장에 도착했다.
운동장을 중심으로 고흥 문화회관과 소형영화관 등이 있었으나 관람하는 사람들은
없고 덩그러니 건물들만 서 있었다.
오늘은 산행 1,2팀이 함께 출발을 했다.
산행버스는 12시까지 주차장에 있다가 두원면 운대里 수도庵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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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산행코스는,
박 지성공설운동장에서 출발 -중섯 재 -병풍바위 -운암山정상까지 함께하고,
산행 1팀은 -깃대峰 -죽순바위 -코 바위와 약수터를 지나 서촌里정류장과
송산초교 쪽으로 하산하고(약10km, 4시간 30분소요),
산행 2팀은 운암山 정상에서 수도庵 -고흥 분청문화박물관으로 내려와
산행 1팀 하산지점인 서촌里정류장으로 산행버스로 이동하기로 했다.
산행1팀의 하산시간을 오후 3시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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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건강이 안 좋아 산행1, 2팀에서 빠져 혼자서 공설운동장주변, 공원주위,
팔각정과 치유의 숲길을 걸어 작은 봉우리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산행버스가 있는 곳에 도착했더니 12시였다.
최 기사는 바빠서 밀린 버스세차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우리는 산행 2팀의 하산지점인 운곡里 고흥 분청문화박물관에 도착했다.
나는 최기사와 점심을 먹고 “고흥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다.”라는 테마로 세워진
분청문화 박물관을 구경했다.
두원 운석 특별전시실을 비롯해 역사문화 실, 분청사기 실, 설화문학실로 구성이
되어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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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을 구경하고 두원면 운대里에 있는 수도庵을 찾아갔다.
수 도암은 고려 공민왕(19년)때 화주 인종스님과 도목 응문이 건립하였다.
운암山의 산꼭대기에서 부는 바람소리를 듣고 한 시간이 흘러야 산 구비 구비
돌아 이곳 도량에 바람이 온다고 한다.
정상에서 솟아 수도庵까지 흘러오는 물은 우리나라의 최고의 맛을 자랑한단다.
좌측 산기슭에 기이한 “자궁바위”가 있어 이곳에서 자식이 귀한 사람들이
공을 들이면 자식을 얻는다는 풍문도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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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庵(암)에서 하산하는 산행 2팀을 만나 함께 내려왔다.
나 회장이 길을 잘못 들어 헤매다가 늦게 내려오는 바람에 산행 1팀이 하산하는
서촌里정류장으로 갔더니 먼저 내려온 산행1팀이 추워서 웅크리고 서 있었다.
산행 1팀에서도 회원 한 사람이 늦은 바람에 1시간 이상을 기다리다.
오후 5시가 다 되어서야 고흥 생굴판매장으로 갔다.
김장철이라 생굴을 구입하려는 회원들이 많아 고흥으로 산행地를 정한 것이다.
한빛산악회에서도 회원들이 생굴을 구입하려고 미리와 대기하고 있었다.
회원들은 kg당 13,000원하는 생굴을 필요한 만큼씩 구입을 했다
2-5kg씩 20여개의 스티로폼상자가 산행버스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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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서비스로 주는 생굴을 안주삼아 술을 마시는 회원들의 식성이 장난이
아니었다.
생굴을 넣은 떡국을 써서 하산酒로 먹었다.
회원들은 바닷바람이 차가워도 술기운에 추위를 못 느낀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 갈 무려 산행버스는 광주로 향했다.
모두가 흥에 겨워 노래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산행버스는 어둠속을 달려간다.
광주를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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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사랑이여
(프란시스 카르코의 詩)
사랑하는 사람아, / 그대는 어느 곳에 있는가.
내 詩 속에 말고 또 어디에 있는가, / 지금은 겨울, 겨울에 묻어오는
어둡고 기나긴 내 슬픔이여. (2연 중략)
창문으로 비 들이치는데 / 타는 장작을 바라보며 나는 휘파람을 불고
유리창 안에 아직 채 일어나지 않은 / 희뿌연 아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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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