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맛있는 밥을 먹고 싶다
나는 살기 위해 먹는다는 말이 제일 싫다. 하지만 반대라면 언제나 좋다. 먹기 위해 산다, 이 말이 먹을 것이나 밝히는 단순한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해도 감히 마다할 수 있을까? 그만큼 ‘먹는’ 것은 그 자체로 고귀하고 중요한 일이다. 그 누가 반문할 수 있을까?
나는 매일 점심이면 여행을 떠난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점심시간이지만 그날의 분위기와 상황, 기분에 맞는 가장 최선의 ‘맛’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늘 행복한 고민이다. 그래서 지난 20년 동안 매일 점심은 언제나 설레었다.
지루한 일상을 특별하게 바꾸고자 같은 고민을 하는 이가 있다면, ‘먹는’ 즐거움을 이 책을 통해 나누었으면 좋겠다. 혼자라도 좋다, 함께 하면 더 좋은 ‘특별한’ 시간을 즐기고 싶다.
나는 밥 먹는 시간이 제일 좋더라
오전 11시 40분의 사무실 풍경은 다 비슷하지 않을까? 11시를 지난 시간부터 모두의 관심은 오직 ‘점심식사’에 맞춰져 있을 것이다. 회사에 밥 먹으러 오냐? 핀잔 들어도, 그럼 회사의 낙이 또 무엇이랴. 점심은 식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남대문로에 우뚝 서 있는 일등상사 빌딩 9층 홍보실. ‘맛좋아’ 부장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직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답안을 내리라,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슬쩍 고개를 들어 매의 눈으로 사무실을 스캔해본다.
우선 남녀성비. 으흠, 남자는 나까지 넷에 여자가 셋이라. 그럼, 나이를 보자. 20대가 셋, 30대가 셋, 40대가 하나네. 잠깐, 보아하니 박 과장과 김 대리는 어제 그야말로 브레이크 없는 알코올 무한질주를 했네. 그것도 참고사항이고… 김예쁜 씨는 순대라면 질색이고, 최고집 씨는 돼지고기는 절대 사양. 아이고, 머리 아프네. 방법이 없다. 이럴 때면 가장 좋은 해결책이 있지.
“어이, 김 대리! 우리 회사 근처 맛집이 어디 있지?”
밥 먹으러 출근하는 모든 직장인들을 위한 책
“뭐 좋아하세요?”, “… 네, 아무거나 다 잘 먹습니다.”, “그럼….”
나는 ‘먹는 것’의 즐거움을 고스란히 좋아한다. 그것이 비싸고, 평소에 잘 먹지 못하는 진귀한 메뉴어서가 결코 아니다. 매일 몇 차례나 먹는 밥상이 지겨울 법도 한데 점점 더 ‘맛’을 찾아가는 것이 비단 나 혼자는 아닐 것이다. 먹는 즐거움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그래서 더욱 ‘맛’이 좋은 음식을 선호하며, 그것을 찾아가는 모든 과정도 마다하지 않는다.
우물쭈물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도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일이나 제대로 할까? 음식을 맛있게 먹는 사람이 꼭 일을 잘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상대방에게 행복감을 줄 수는 있을 것 같다.
오랜 시간 제대로 공을 들여 숙성된 맛을 내는 책
이 책의 내용은 〈시티라이프〉에 연재되었던 기사를 모아 다듬고 추가하여 만들었다. 그 과정은 맛의 양념 같은 것이고,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시간은 맛이 우러나는 과정이다. 우리는 시간과 공을 들여 맛있는 한 상을 차렸으니 부디 독자들이 맛있게 먹어 주기를 바랄 뿐이다.
서울 시내 주요 오피스 밀집 지역인 강남역, 마포, 광화문, 대학로, 명동, 무교동, 삼성역, 신사역, 압구정동, 여의도 등 총 24개 지역 150곳의 맛있는 식당의 대표 메뉴는 물론 회식에 어울리는지, 여직원들과 찾으면 좋을지, 접대에 좋은 집인지, 동료들과의 우정을 나누기에 좋은 집인지 등의 섬세한 정보를 보충했다. 그리고 매 지역마다 독자가 맛집에 대한 평가를 매기기도 하고, 해당 지역의 문화나 산책코스도 함께 실어 맛과 문화에 대한 만족도를 높였다.
게재된 식당의 종류도 실로 다양하다. 일본 라멘, 추어탕, 태국 음식점, 한방삼계탕, 순대, 김치찌개, 복요리, 중국집, 샌드위치, 장어, 순두부, 설렁탕, 파스타 등 그야말로 선택의 즐거움을 제공하다고 자부한다.
첫댓글 서울 시내 24곳 150군데 나는 오늘 가장 맛있는 곳으로 밥 먹으러 출근한다
매일경제 시티라이프팀 지음 / 출판사 매일경제신문사 | 2011.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