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치네.”(이사 9,1)
이번 주간 계속되는 독서의 말씀은 사랑의 사도 요한이 쓴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찬가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가장 사랑 받던 제자, 예수님의 마지막 순간까지 주님과 함께 한 유일한 제자 요한은 많은 성화 제작자가 이 사도를 묘사하기를 예수님의 가장 가까이 예수님의 품에 안겨 있는 모습으로 표현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에 가장 가까이 있던 제자 요한은 예수님 사랑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그는 예수님 사랑의 마음을 요한 1서라는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찬가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그 같은 사랑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요한은 오늘 독서의 말씀 안에서 예수님의 사랑의 마음이 우리 마음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연결된 그 사랑을 통해 우리 안에서 예수님의 사랑이 어떻게 완성되는지 그 비결을 다음의 말로 설명해 줍니다. 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시고 그분 사랑이 우리에게서 완성됩니다.”(1요한 4,11-12)
하느님을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우리가 우리 삶 안에서 사랑의 계명을 실천한다면,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면 하느님이 우리 안에 머물러 하느님과 우리가 하나로 일치되고, 그 일치의 체험으로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안에서 완성된다고 말하는 요한은 다시 한 번 다음의 말로 그 사랑의 완성의 비결을 설명합니다.
“누구든지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고백하면, 하느님께서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시고 그 사람도 하느님 안에 머무릅니다. [...]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십니다.”(1요한 4,15.16ㄴㄷ)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라는 성구가 바로 오늘 독서의 요한 1서의 이 말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사랑 그 자체이신 하느님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름으로서 그 분과 하나가 되는 일치를 체험하고 그 일치를 통해 자신 안에 하느님의 사랑을 담게 되어 그 사랑으로 하느님과 온전한 하나가 된다는 이 말씀은 요한 사도 개인의 예수님과의 직접적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체험의 진리이며, 자신이 체험한 그 진리를 요한은 다른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자 이 요한 1서를 기록했던 것입니다.
사랑은 마치 재채기와 같아서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사랑을 숨길려야 숨길 수 없으며, 사랑 받고 있는 이의 그 사랑은 마치 차오르는 샘물과 같아 퍼 올리고 퍼 올려도 마르지 않는 샘처럼 주위의 모든 이에게 흘러넘치게 되는 것처럼 요한은 자신이 체험한 그 사랑을 전하지 않을려야 전하지 않을 수가 없어 모든 이에게 예수님의 아름다운 사랑을 끊임없이 노래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요한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냅니다.”(1요한 4,18ㄱㄴ)
사랑은 모든 두려움을 몰아내고 두려움이 없는 사랑은 세상 그 무엇이 그 사랑을 가로막는다할지라도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요한의 말처럼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사랑의 진리를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 보여주십니다. 갈릴래아 호수의 바람이 거세져 노를 젓느라고 고생을 하고 있던 제자들에게 다가가고자 했던 예수님의 사랑 앞에 거대한 호수라는 걸림돌도, 비바람이라는 거센 역풍도 예수님의 제자들을 향한 마음엔 아무런 제약이 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그 모든 걸림돌과 제약을 이겨내고도 남을만큼 크고 깊고 넓은 사랑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예수님은 호수 위를 걷는 놀라운 기적을 통해 예수님과 제자들 사이를 막는 모든 제약을 이겨내고 제자들을 향해 걸어가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르 6,50ㄴ)
사랑이 부족해 두려움에 떨고 있던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다가가 완전한 사랑, 곧 두려움을 몰아내는 완전한 사랑으로 그들의 마음 속 모든 두려움을 없애 주십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제자들에게 일러주십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라고, 그 사랑 안에 머무르면 그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그 사랑 안에 머무르신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십니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모든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를 내라고 힘을 실어주십니다.
그러한 면에서 오늘 영성체송의 말씀을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십시오. 우리의 마음 속 두려움을 없애주시고 용기를 주시는 주님이신 그 분은 우리에게 생명으로 나타나십니다. 두려움이라는 마음의 죽음 속에 있던 우리를 새로운 생명으로 불러 주시는 참 생명이신 주님, 그 분이 우리 앞에 나타나셨습니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과 함께 하시던 그 분이 사람이 되어 우리 곁에 오셨다는 사실, 성탄의 이 진리 그리고 오늘 말씀이 전하는 이 진리를 마음에 새기고 언제나 생명이신 그 분과 함께 용기를 내어 두려움 없이 매일의 삶을 기쁨 속에서 살아가시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르 6,50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