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에서는 처음... 이마리아씨 등 4명 축복장 받아 광주대교구에서 처음으로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를 들고 전국 성지 111곳을 모두 순례한 완주자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광주 장덕동본당 '착한 의견의 어머니' 쁘레시디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마리아(사라)ㆍ성란(데레사)ㆍ김명자(데레사)ㆍ김순자(빅토리아)씨. 지난해 2월 순례를 시작한 이들은 올해 4월 7일 의정부교구 마재성지에서 대장정을 마쳤다.
순례는 이마리아씨 제안으로 시작됐다.절친한 '형님' 성란씨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목적이었다. 성씨는 긴 세월 동안 남편과 불화를 겪고 있었다. 흔한 부부싸움 수준이 아니라 15년 넘게 남편과 말도 안 하고 밥도 같이 먹지 않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상처를 숨겨왔던 성씨는 어느날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이씨에게 아픔을 털어놨고 이씨는 "성지순례를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다. 성지를 순례하던 중 우연히 평화신문에 소개된 전국 성지 순례 완주자 기사를 보게 됐다. 그리고 "우리도 한 번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같은 쁘레시디움에서 활동하던 김명자씨와 김순자씨에게도 순례를 권유해 함께 하게 됐다.
주중에는 직장에 나가고, 주말에는 성지를 찾았다. 매주 토요일 새벽 3~4시에 출발해 이튿날 밤 12시가 다 되서 돌아오는 빡빡한 일정이었다. 절반 정도 순례를 했을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남편을 외면했던 성씨가 남편을 용서하고 대화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무려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얼어 붙어있던 마음이 성지순례를 하며 눈 녹듯 녹아버렸다.
이씨는 "형님을 위로하려고 성지순례를 시작했는데 하느님께서 정말 기적같이 상처를 치유해 주셨다"면서 "지난 1년 2개월은 많이 부족한 우리를 하느님께서 많이 사랑해주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은총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옥현진(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성지순례사목소위원장) 주교는 5월 21일 이들에게 성지순례 축복장을 수여했다. 성지순례사목소위원회가 2010년 발간한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는 전국 성지 111곳을 소개한 안내 책자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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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현진 주교와 김명자(왼쪽부터)ㆍ이마리아ㆍ성란ㆍ김순자씨가 축복장 수여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대교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