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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 견보탑품 제십일
그때 부처님 앞에 칠보탑(七寶塔)이 있으되,
높이는 오백 유순이오 사면 넓이는 이백 오십 유순이라.
땅에서 솟아올라 공중에 떠 있으되 가지가지 보물로 장엄
하여 난간(欄杆)이 오천이오, 감실(龕室)이 천 만이오,
무수한 당번으로 꾸미고 보배 영락을 드리우고 보배 방울
을 만억으로 그 위에 달고 사면으로 전단향취가 나서 세
계에 가득하고 모든 번개(旛蓋)는 금 은 유리 자거 마노
진주 매괴 칠보로 합하여 조성한바 높이가 사천왕궁까지
이르더라.
삼십삼천에서 만다라화를 내리어 보탑에 공양하고 천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인 비인 등
천 만억중에 일체 꽃과 향과 영락 번개 기악으로 보탑에
공양하고 공경 존중 찬탄하더라.
그때 보탑 중에서 큰 음성이 나며 찬탄하여 말씀하되,
선재 선재로다. 석가모니 세존이 능히 평등한 큰 지혜로
교보살법 불소호렴이신 묘법연화경으로 대중을 위하여 설
법하시되 이같이 하시니 석가모니 세존이 설하신 바와 같
이 다 진실하니라.
그때 사중이 큰 보탑이 공중에 떠 있음을 보고 또 탑중
에서 나는 음성을 듣건데 다 법으로 기꺼움을 득하고 미
증유한 일을 이상하게 여겨 자리에서 일어나 공경 합장하
고 한편에 물러섰더니 그때 보살이 있으되 이름은 대요설
이러니 일체 세간 천인 아수라 등의 마음에 의심하는 바
를 알고 부처님께 사뢰되,
세존하, 무슨 인연으로 이 보탑이 땅으로 쫓아 솟아나며
또 가운데로서 저 소리가 전신(全身)에 발하나 있고.
그때 부처님이 대요설 보살더러 고하시되, 이 보탑 중에
여래의 전신이 있으니 동방으로 무량 천 만억 아승지 세
계를 지나 나라가 있으되 이름은 보정(寶淨)이오 그 가운
데 부처님이 계시되 호는 다보불(多寶佛)이라.
그 부처님이 보살도를 행하실 때 큰 서원을 지으시되 만
약 내가 성불 하거던 멸도한 후 십방국토에 법화경 설하
는 곳이 있을 지면 나의 탑묘가 이 경을 들으러 그 앞에
솟아 뵈여 증명(證明)을 작하고 찬탄하여 말씀하시되 착
하다 하리라.
그 부처님 성도(成道)하실 임시에 천 인 대중 중에서 모
든 비구에게 고하시되, 나 멸도 후에 나의 전신(全身)을
공양코저 하는 자는 마땅히 큰 탑을 일으킬지니라 하시며
그 부처님이 신통하신 원력으로 십방세계 재재처처에 만
약 법화경 설하는 자가 있을 지면 보탑이 다 그 앞에 솟
아나와 전신이 탑 가운데 있어 찬탄하여 말씀하되 선재 선
재(善哉)라 하시나니라.
대요설아, 이제 다보여래탑이 법화경 설함을 듣고 땅에서
솟아나서 찬탄하여 말씀하시되 선재선재라 하시니라.
이때 대요설(大樂說) 보살이 여래의 신력을 입은 고로 부
처님께 사뢰되, 세존하 저희들이 원하옵나니 그 부처님의
진신을 보고저 합니다.
부처님께서 대요설 보살더러 고하시되, 이 다보불이 심중
한 원이 있으되 만약 나의 보탑이 법화경 듣기 위한 고로
제불전에 출현할 때 나의 진신으로 사중에게 뵈이고자 하
는 자는 그 설법하는 부처님의 분신(分身)하신 제불이 십
방세계에서 설법하다가 다 돌아와 한 곳에 모인 연후에야
나의 진신이 출현하리라 하시니라. 대요설아, 나의 분신한
바 제불이 십방세계에서 설법하는 자를 마땅히 모으리라.
대요설이 부처님께 사뢰되, 세존하 저희들도 원하옵건데
세존의 분신 제불을 뵈옵고 예배 공양코저 하노이다.
그때 부처님께서 백호상광(白毫相光)을 놓으시니 동방 오
백 만억 나유타 항하사 등 국토 제불이며 그 모든 국토가
다 파리바닥에 보배나무와 보배의복으로 장엄하고 무수한
천 만억 보살이 그중에 충만하고 보배 장막과 보배 그물을
치고 그 나라 모든 부처님이 크고 좋은 소리로 모든 법을
설하고 무량 천 만억 보살이 제국에 편만하여 중인을 위
하여 설법하심을 보겠더라. 남방 서방 북방과 동남방 서
북방 동북방과 상방 하방에 백호상광 비치는 곳마다 이러
하더라.
그때 십방 제불이 각각 여러 보살에게 고하시되, 선남자
야. 내가 이제 사바세계 석가모니불 처소에 가서 아울러
다보여래의 보배탑을 공양하리라. 때에 사바세계가 청정
세계가 되어 유리바닥에 보배나무로 장엄하여 황금사슬로
여덟 갈래 지경을 표하고 촌락 도성 대해 강하 산천 임수
등이 없고 큰 보배 향을 피우고 만다라 꽃이 땅에 퍼지고
보배 그물 장막이 그 위에 덮이고 모든 보배 방울을 달았
는바 다만 이 회중만 머물고 모든 천인은 다른 국토로 옮
겨 두니라.
이때에 모든 부처님이 각각 대보살 한 사람씩으로 시자
를 삼고 사바세계 보배나무 아래 이르매 보배나무 하나씩
의 높이는 오백 유순이오 가지와 잎새와 꽃과 열매가 차
례로 장엄하고 모든 보배나무 아래마다 사자교의가 있으
되 높이는 오 유순인바 또한 큰 보배로 꾸몄더라. 그때
제불이 각각 그 자리에서 가부좌하사 이렇듯이 삼천대천
세계에 편만하여도 석가모니불의 일방(一方) 분신도 다
용납지 못하더라.
이때에 석가모니 부처님이 분신 제불을 용납케 하시려 팔방
세계를 다시 변하여 이백 만억 나유타 국을 지으시되 다
청정케 하여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가 없으며 또 모든 천
과 인을 옮겨 타방으로 보내고 화한 바 나라도 유리바닥에
보배나무로 장엄한바 나무 높이는 오백 유순이오, 가지와
잎새와 꽃과 열매가 차례로 엄식 하였고 나무 아래 각각
사자교의가 높이는 오 유순인바 모든 보배로 꾸미고 대해
강하 석산 등이 없고 보배 장막이 위에 덮이고 번과 개를
달고 큰 보배향을 피우고 모든 하늘의 보배 꽃이 사면에
깔리었더라.
석가모니불이 제불의 앉으실 자리를 지으실 제 다시 팔방
세계에 이백 만억 나유타 나라를 변하시되 또한 전과 같이
꾸미었더라. 그때 석가모니 부처님의 동방 분신되신 백 천
만억 나유타 항하사 등 국토 중에 각각 설법하시던 제불이
이리로 와서 모이시고 이렇듯이 차례로 십방 제불이 다
와서 모이사 팔방에 앉으시니 그때 각각 일방마다 사백 만
억 나유타 국토 제불 여래가 그중에 편만하시더라.
이때 제불이 각각 보리수나무 아래의 사자교의에 앉으사
다 시자를 보내어 석가모니불께 문신할 제 각각 보배꽃을
가득히 쥐여 부치고 고하시되, 선남자야 네가 기사굴산
석가모니 처소에 나아가 나의 말씀으로 여쭈되 병환도 없
으시고 번뇌도 없으사 기력이 안락하시고 보살과 성문의
무리도 안은하옵니까 아니이니까 하고 이 보배꽃으로 부
처님께 흩이어 공양하고 말씀 하오되, 아무 부처님이 이
보배 탑을 열으실 제 참례코저 한다 하고 모든 부처님의
보내신 사자들도 또한 이와 같이 하니라.
그때 석가모니불이 분신된 부처님이 다 와서 모이사 사
자교의에 앉으심을 보시고 제불이 함께 보탑 열기를 희망
함을 들으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 나시와 허공중에 떠 계
시거늘 일체 사부중이 일어서서 합장하고 일심으로 부처
님을 관하는지라. 이에 석가모니불이 오른편 한 손가락으
로 칠보탑의 문을 열으시니 큰 음성이 나되 자물쇠를 물
리고 큰 성문 열 때와 같더라.
즉시에 일체 회중이 다 이 다보여래가 보탑 중에서 사자
좌에 앉으사 전신이 산멸(散滅)치 아니하심이 선정에 드
심과 같음을 보고 또한 그 말씀에 선재라 선재라 석가모
니불이 법화경을 쾌히 설하시니 내가 이 경을 듣고저 여
기 왔노라 하심을 듣겠더라. 그때 사중들이 과거 무량 천
만억 겁에 멸도하신 부처님이 이러한 말씀을 설하심을 보
고 미증유를 찬탄하여 하늘보배 꽃뭉치로 다보불과 석가
모니불 위에 흩이더라.
다보불이 보탑 중에서 좌석을 반에 나누사 석가모니불께
드리시고 말씀하시되, 석가모니불은 이 자리에 앉으소서.
즉시에 석가모니 부처님이 그 탑 가운데 들으사 그 반좌에
가부를 맺어 앉으시더라. 그때 대중이 두 부처님이 칠보탑
중 사자 좌상에서 가부좌하심을 보고 각각 생각하기를
부처님의 좌석이 높고 멀으니 원컨대 여래께서 신통력으로
저희들로 하여금 허공에 처하게 하소서 하더니 즉시 석가
모니불이 신통으로 대중을 허공에 올리시고 큰 소리로 사
중에게 널리 고하시되, 누가 능히 이 사바국토에서 묘법
연화경을 널리 설할고. 이제 정히 그때라. 여래가 불국에
마땅히 열반에 들겠기로 이 묘법연화경으로 부촉(付囑)할
곳이 있을 가 하노라. 이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
고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거룩하신 세존께서 열반한 지 오래지만
보탑 속에 계시면서 법을 위해 오시거늘
어찌하여 사람들은 법 구하려 않는건가
이 부처님 열반한 지 무수하게 오래지만
간 곳마다 곳곳에서 법을 찾아 듣는 뜻은
법화경을 설법하심 만나보기 어려운 탓
저 부처님 본래 소원 내 열반한 뒤에라도
어디든지 찾아가서 법화경을 들으리라.
또 하나의 분신으로 항하강의 모래 같이
한량없는 여러 부처 법 들으러 여기 오며
오래전에 멸도하신 다보여래 뵈오려고
미묘한 그 국토와 일체 모든 제자들과
하늘인간 용과 귀신 모든 공양 다 버리고
불법 오래 남게 하려 이곳까지 왔느니라.
오신 부처 앉게 하려 신통력을 나투셔서
무량 중생 옮기시어 청정국토 만드셨네.
보배나무 아래마다 부처님들 계시는 곳
맑고 맑은 연못 속에 연꽃으로 장엄한 듯
보배나무 아래마다 놓여 있는 사자좌에
부처님들 앉으시어 큰 빛으로 장엄함이
캄캄한 어둔 밤에 밝은 횃불 켬과 같네.
몸에서 난 묘한 향기 시방세계 가득하여
중생들이 향기 맡고 기쁜 마음 못 참으니
비유하면 큰 바람이 작은 가지 흔드는 듯
이와 같은 방편으로 불법 오래 남게 하네.
대중에게 말하노니 내가 열반 보인뒤에
누가 이 경 보호하여 읽고 외고 설할건가
오늘 여기 여래 앞에 스스로들 맹세하라
다보여래 부처님은 열반한지 오래지만
크게 세운 서원으로 사자후를 설하시니
다보여래 부처님과 석가세존 나의 몸과
모아 놓은 화신불(化身佛)만 깊은 뜻을 알고 있다
모든 여러 불자들아 누가 이 법 보호하리
큰 서원을 바로 내어 오래오래 간직하라
누가 능히 법화경을 수호하고 보호하면
나와 다보 부처님께 공양함이 되느니라.
다보여래 부처님이 보탑 속에 계시면서
시방세계 다니심은 법화경을 위함이라
모여 오신 화신 부처 시방 모든 세계에서
광명으로 장엄하는 그런 이도 공양하라
법화경을 설한 이는 나와 다보 부처님께
몸 나투신 부처님을 친견함이 되느니라.
여러 착한 남자들은 자세하게 생각하라.
이것 가장 어려운 일 큰 서원을 낼지어다
이밖에도 다른 경전 그 수효가 항하 모래
모두 다를 설하여도 이 경보다 쉬우니라.
수미산을 들어다가 다른 세계 무수한 땅
불토마다 옮기어도 어려운 일 그 아니며
발가락을 놀리어서 대천세계 들어다가
먼 국토에 던지어도 어려운 일 또 아니며
유정천에 올라서서 한량없는 다른 경전
중생위해 설법해도 어려운 일 아니지만
부처님이 열반한 뒤 미래 오는 악한 세상
법화경을 설한다면 이것 제일 어려운 일
만일 어떤 사람 있어 맨손으로 허공 잡고
자유롭게 다니어도 어려운 일 아니지만
내가 열반 보인 뒤에 법화경을 손수 쓰고
남을 시켜 쓰는 일은 이것 가장 어려운 일
어떤 사람 큰 땅덩이 발톱 위에 올려놓고
범천까지 올라감은 어려운 일 아니지만
부처님이 열반한 뒤 악한 세상 태어나서
이 경 잠깐 읽는다면 이것 매우 어려운 일
겁의 불이 활활 탈 때 타오르는 불길 속을
마른 풀을 짊어지고 그 속으로 뛰어들어
몸과 풀이 안 타는 것 어려운 일 아니지만
내가 열반 보인 뒤에 법화경을 가지고서
한 사람께 설하는 일 이것 가장 어려운 일
팔만 사천 많은 법장 십이부(十二部)의 경전들을
모두 받아 지니고서 사람 위해 설법하고
이를 들은 모든 중생 여섯 신통 다 얻도록
교화하고 인도해도 어려운 일 아니지만
내가 열반 보인 뒤에 법화경을 받아듣고
깊은 뜻을 묻는다면 이는 극히 어려운 일
어떤 사람 설법하여 천억이나 만억이나
한량없고 수가 없는 항하사수 중생들을
아라한과 얻게 하고 여섯 신통 구족하여
이런 이익 있다 해도 어려운 일 아니지만
내가 열반 보인 뒤에 법화경전 능히 받아
잘 받들고 지닌다면 이것 가장 어려운 일
내가 불도 위하므로 한량없는 국토에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여러 경을 설했으나
많은 경전 그 가운데 법화경이 제일이니
만일 누가 가진다면 부처님 몸 가짐일세
여기 모인 선남자야 내가 열반 보인 뒤에
누가 능히 법화경을 받아 가져 읽고 쓰며
일심으로 외울건가 이러한 뜻 가진 사람
부처 앞에 지금 나와 스스로들 선서해라.
이 경 갖기 어렵나니 잠시라도 지닌다면
내가 매우 기뻐하고 여러 부처 그러하리
이와 같은 사람들은 부처님들 칭찬하사
이를 일러 용맹이요 이를 일러 정진이며
이 이름이 지계로써 두타행(頭陀行)을 닦음이니
위가 없는 부처님 도 더욱 빨리 이루리라.
미래 오는 세상에서 이 경전을 읽는다면
이 사람이 참된 불자 좋은 땅에 머무리라.
부처님이 열반한 뒤 경전 뜻을 이해하면
이런 사람 하늘인간 이 세간의 눈이 되며
두려운 이 세상에 잠깐 동안 설하여도
하늘인간 사람들이 모두 와서 공양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