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기 감수성훈련을 다녀와서
온몸이 피곤하지만 행복한 순간이었다.
혼돈의 시간이 지나고
사실 내가 사는 삶이 실재가 아니였고 감수성 훈련에서 3일 동안 경험한 것들이 실재였다.
현재에 살면서도 현재를 누리지 못하고 생각에 머무르고 내 경험에 비추어 판단하고
분석하고 사회가 가르쳐준 공식대로 맞추려고 애쓰는 나는 실재를 살지 못하는 삶이었다.
과거와 미래를 왔다갔다하며 애써왔던 나를 안아준다.
감수성 훈련에서의 경험은 현실에서 자주 경험되지 못하는 것들이다.
누군가의 말에 서로 눈 맞춤해주고 미소 지어주고 서로 안아주고 품어주고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당신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당신이 얼마나 귀한 사람인지.
우리는 온 마음으로 진심으로 표현해 보고자 애썼던 시간이었다.
내 존재에 대해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게
내가 정말 인정받고 싶었던 분에게 듣고 싶었던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 사랑 어린 말들을 늘 함께 하는 사람에게 나눈다는 게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요?
누군가에게 한걸음 다가가기가 얼마나 어렵고 두려운지,
누군가와 가까워진다는 건 제게 두려운 일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인지 잊어버리게 될까
부담스러운 존재가 될까
상처주고 아프게할까
선물이 아니라 당연하게 생각할까
에너지를 쓰지 않고 편리하게 대할까
감사보다 서운함이 먼저 올라올까
자신의 고통을 표출하는데 앞장서게 될까봐
그래서 힘들었습니다.
나에게 안전한 거리를 두는게 나를 다치지 않게 하고 괜찮은 나로 포장하기 정말 쉬웠습니다.
감수성 훈련에서는 나의 부족한 부분도 드러내고 괜찮지 않은 나도 표현되고
그럼에도 그 모습 그대로 나임을 받아들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조금은 나의 내면의 커튼을 열어 보일 수 있었습니다.
아침 해가 떠오르면 방안의 먼지와 정리되지 않는 어제의 흔적들이 빛줄기와 함께 비춰보이듯
오랫동안 치우지 못한 묵은 찌꺼기도 있고 어제 바로바로 치웠다면 좋았을 어질러진 것들이
오늘 나를 불편하게 하기에 이제는 바로바로 표현해보라고 자신을 재촉합니다.
그게 내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니?
내 스스로가 허락하는 대로
내 스스로가 동의되는 대로
내가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대로
내 마음이 울리는 대로
한 걸음씩 다가가 볼게
자신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 주었습니다.
한 걸음씩 내 마음의 문을 열어 사랑하는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고귀한 유풍님, 여신 바다님,
신비한 아이엠, 골목대장 허니, 진중한 룰루, 피어오르는 작약, 곱디고운 블리스,
전사 로라, 눈부신 희망, 해학의 꽃돼지, 큰사랑 리나몬드, 생각대장 워니,
햇님 룩말, 바른생활 또바기, 변화의 바람 용바, 감수성의 보석 루시
님들을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모두의 온기를 느꼈습니다.
함께 호흡하고 머물러 주었습니다.
떨림, 눈물, 사랑하는 여린 마음들이 춤을 추듯, 바람이 불 듯, 나를 움직이고 따뜻하게 해주었고 그 따스한 감각들을 기억하고 느껴봅니다. 좋습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내가 소중하고 귀한 사람이라는 진실을 깨우쳐 주는 순간이었습니다.
당신의 미소가, 당신의 말 한마디가, 당신의 온기가, 당신의 그 머물러 주셨음이
나를 존재하게 합니다. 당신도 그렇습니다.
첫댓글 여름님의 글에 눈물이 납니다. 과정 안에서 여름님의 여러 모습을 알아차리고 그 모습 그대로 괜찮음을 알게되신 여름님! 축하드립니다 ^^ 상대의 눈을 또렷하게 바라보시며 한마디 한마디에 정성을 담아 건네주시던 여름님의 모습이 떠오르니 정말 여름의 푸르름과 그늘의 시원한 바람이 느껴져 상쾌합니다. 그리고, 저희의 별칭 앞에 수식어까지 찰떡같이 어울리는 것으로 만들어주신 정성에 감동입니다.
여름님을 통해보는 세상이 아름답네요.
한 분 한 분 붙여주신 표현에 절로 미소지어지네요.
그 순간들이 떠올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