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206 (토) 시사저널 여론조사… 윤석열 42.0% 이재명 39.5%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형국에서 존재감을 한껏 부각하며 야권의 강력한 대권후보로 떠올랐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 상승 효과는 추 전 장관 퇴임 이후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설 명절을 앞두고 시사저널이 여론조사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한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총장은 28.3%로, 이재명 경기지사(26.6%)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며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 뒤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꽤 처진 수치인 14.8%로 따랐다.
윤석열 총장을 야권의 대표로 상정하고 여권에서 이재명 지사 및 이낙연 대표와 각각 가상 맞대결을 설정해 조사한 결과에서도 윤석열 총장이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윤석열 총장은 이 지사와의 가상대결에서 42.0%로 이재명 지사(39.5%)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낙연 대표와의 가상 맞대결에서는 40.5% 대 31.7%로 오차범위를 벗어나서 크게 앞섰다.
이번 조사는 2월 2일부터 2월 3일 사이, 전국의 성인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 '빅3' 다음은 홍준표 무소속 의원 8.0%, 정세균 국무총리 3.5%,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2.9%, 원희룡 제주지사 2.6%,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2.3%,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 1.7% 순으로 각각 집계됐다. 기존 대선주자로 불려왔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현재 서울시장 후보 출마자들인 탓에 이번 조사에서 제외시켰다.
◆ 尹 정치 참여… "적절" 46.6%, "부적절" 45.2%
윤석열 총장과 이재명 지사는 각 지역에서도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서울에선 윤석열 총장(25.0%)이 이재명 지사(22.7%)를 앞섰다. 이재명 지사의 '홈그라운드'가 포함된 경기·인천에서는 이재명 지사(30.7%)가 윤석열 총장(26.3%)보다 더 앞섰다. 일단 수도권은 팽팽한 접전 양상인 셈이다. 두 인물 간의 지지율 격차가 극명히 엇갈린 곳은 역시 호남(광주·전라)과 TK(대구·경북)였다. 호남에선 여권의 두 인물이 윤 총장을 월등히 앞서며 선두다툼을 벌였다. 이낙연 대표가 31.0%, 이재명 지사가 30.8%로 거의 대등한 양상이었다.
윤석열 총장은 16.1%였다. 반면 TK에선 윤석열 총장이 39.1%로 압도적이었고, 이재명 지사는 16.5%로 나타났다. 이 외에 PK(부산·울산·경남)와 강원·제주 지역에선 윤석열 총장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역시 진보 성향이 강한 40대가 눈에 띈다. 이재명 지사가 40.8%로 윤석열 총장(20.7%)보다 크게 앞섰다. 반면 60세 이상 연령층에선 윤석열 총장이 35.8%로 이재명 지사(19.2%)보다 우위를 나타냈다. 윤석열 총장의 지지율이 다시 높아진 배경에 대해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기존 대선후보로 분류됐던 안철수, 오세훈 등 주력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턴하면서 야권 지지층이 다시 윤석열로 가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울러 가상대결에서도 윤 총장이 앞서는 것은 여권의 두 유력 후보인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대표 각각의 지지층이 서로에게 온전히 전이되지 않고 분열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에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정치권에서 윤석열 총장의 존재감은 여전히 뜨거운 분위기다. '윤석열 총장의 정치 참여가 적절한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견해가 팽팽했다. '적절하다'는 의견이 46.6%,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45.2%로 나타났다.
예상대로 국민의힘 지지층은 적절하다(83.9%)에, 민주당 지지층은 부적절하다(87.6%)에 몰렸다. 주목되는 건 지지 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무당파(중도층)의 의견이다. 이들 중에선 58.8%가 적절하다고 응답해, 부적절하다(19.6%)를 크게 앞섰다. 또 하나 더 눈에 띄는 건 적절하다는 견해 중에서도 '매우 적절하다'는 의견이 29.3%, 부적절하다는 견해 중에서도 '매우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30.4%로 '대체로 적절'(17.3%), '대체로 부적절'(14.8%) 의견보다 많았다는 점이다.
윤석열 총장을 향해선 양극단으로 견해가 갈리는 경향이 여기서도 드러나는 셈이다. 시사저널 의뢰 / 조원씨앤아이 조사 /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 / 2021년 2월 2일 ~ 3일 / 유선 및 무선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 / 2020년 12월말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라 성별·연령별·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추출 / 응답률 3.1% /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사퇴 요구 성명서까지… 김명수 대법원장 사면초가
판사 탄핵 ‘거짓 해명’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법연수원 17기 동기 140여 명의 ‘탄핵’ 성명까지 나오면서 ‘사면초가’ 상황에 직면했다. 거짓 해명에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정치권은 물론 시민 단체, 임 부장판사 동기들까지 거세게 반발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게다가 김 대법원장 앞에는 사법행정위원회 설치 등 사법 개혁 현안까지 산재해 있다. 이들 과제를 함께 논의해야 할 대상이 국회라는 점에서 김 대법원장의 앞길은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시 17기 동기 140여 명은 2월 5일 ‘탄핵돼야 할 사람은 김명수 대법원장’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김 대법원장이 우선 탄핵돼야 한다는 이유로 ‘정치 눈치 보기’를 꼽았다.
사법부 독립을 수호해야 할 대법원장이 ‘정치권 눈치를 보는 데 급급해 소속 법관이 부당한 정치적 탄핵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도록 내팽개쳤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대법원장으로서 임성근 부장판사와의 대화 내용을 부인하는 거짓말까지 했다”며 “녹음 파일이 공개되자 비로소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정확하지 않는다는 등의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행동은 법원의 권위를 실추시켰고 다수 법관으로 하여금 치욕과 자괴감을 느끼게 했다”고 비판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사법시험준비생모임 등 시민 단체 등도 각각 성명을 내고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심지어 법원 일각에서도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에 대해 ‘부적절한 처사’라고 실명으로 비판하는 등 반발 기류마저 감지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2월 4일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과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비판 움직임은 오히려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퇴 요구를 견뎌내더라도 사법행정위 설치 등 해결해야 할 사법 개혁 과제가 산적해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발전위원회를 출범시켜 법원행정처를 폐지하는 대신 사법행정위를 신설해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방향으로 개혁안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사법행정위 설치를 명시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백혜련·이수진·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해 법제사법위원회에 접수됐을 뿐 진행된 것이 없다. 사법행정회의 구성을 두고 정부·여당과 대법원 사이 견해차로 속도가 더디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이들 3개 법안은 사법행정회의 의장은 대법원장으로 명시했다.하지만 백혜련 의원안은 전체 위원 11명(의장 포함) 가운데 6명, 이수진 의원안은 12명 위원 중 절반을 비(非)법관 출신으로 채워야 한다고 적었다. 이탄희 의원안은 전체 의원 가운데 4명(의장 포함)만 법관 출신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명시했다.법원 사정에 정통한 한 법조계 관계자는 “사법행정회의 구성을 두고 시각차를 두는 건 구성 인원으로 이는 법관 인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그 때문에 비법관 출신의 외부 인사를 늘리려는 여당과 대법원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외에도 대법원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추진 중인 상고법원은 물론 법관 인원수 확충 등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논의 대상이 국회의원들이라 대법원 입장에서도 과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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