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8일(월)
나와 세오녀는 숙소에 들어오면 창문을 열어 놓는데, 강변 여인숙(Siem Riverside Guesthouse) 직원들은 자꾸 닫는다. 아마 먼지와 모기 때문일 것이다. 문을 닫고 선풍기를 트는 것보다 창문을 활짝 열면 훨씬 시원하다. 게다가 에너지도 절약하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한낮이라 스탭들은 1층 바닥에 그냥 드러누워 자고 있다. 나는 컴퓨터 접속도 하면서 로비에서 달쌉을 기다린다.
15:30 달쌉이 모토를 타고 나타났다. 새까맣게 탄 여인이 다가와서 인사를 건넨다. 살도 좀 빠졌다. 꼭 동남아 여인처럼 생겨서 처음엔 어리둥절했다. 달쌉은 지난 6월 포항을 떠나 중국, 베트남을 거쳐 프놈펜에서 씨엠리업으로 오는 길이다. 그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언제 끝날 지 모르는 긴 여행길에 오른 상태다. 여행기를 정리하는 지금 달쌉은 라오스 왕위앙(방비엥)에 흠뻑 빠져 꼼짝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다. 예상대로 터미널에서 무료 픽업 뚝뚝 타고 가든 빌리지 게스트하우스(Garden Village Guesthouse)까지 가서 짐을 풀어놓은 뒤, 오토바이 타고 리버사이드로 온 것이다. 인터넷이 느려서 겨우 카페 게시판 보고 찾아왔다고 한다.
동남아시아 인터넷 속도는 우리 나라에 비해 상당히 느리다. 따라서 사진과 동영상 등 용량이 큰 파일이 많이 달린 우리 나라 사이트에 접속하려면 무척 힘이 든다. 다음 카페 역시 접속하기가 쉽지 않고, 글쓰기도 불편하다.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 카페에서도 '한줄 쓰기' 게시판을 여행길 소식 주고 받는 코너로 사용하고 있다. 어제 숙소를 잡자 마자 연락처를 '여행길 한줄 흔적'에 남겨 놓았다.
7월 27일 씨엠리업에서 만나기로 하고, 6월 중순에 달쌉은 중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윈난[雲南]에서 지체하는 바람에 베트남은 대충 훑고 내려온 듯했다. 그것도 씨엠리업에는 하루 늦게 도착하였다.
가든 빌리지에서 다시 짐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제대로 따돌리고 올 지 기대해보자. 달쌉은 모토 기사에게 1불 주고 돌려보냈다. 어제 잡아놓은 209호에 짐을 풀게 하였다.
게스트하우스 여자 매니저가 새로 한 사람이 들어왔다고 확인을 한다. 어제 오기로 했던 일행이라고 설명을 하니, 일일이 방 번호대로 몇 명인지 물어본다. 리버사이드가 시설은 깨끗하고 가격 할인은 받았지만, 전체적으로 친절도는 떨어진다. 직원들의 웃는 모습을 보기 어렵고, 인사를 먼저 건네는 일은 거의 없다. 특히 여자 매니저는 로비에 있는 컴퓨터를 사용할 때 30분 지나면 돈을 내라고 한다.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것도 못하게 한다. 실제로 우리가 방을 다섯 개나 쓰고 아침 식사 등으로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너무 쫀쫀하게 구는 것 같다.
달쌉은 세오녀와 밀린 대화 나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엘로힘 스쿨을 찾아 나섰다. 올드마켓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가다가 자동차 수리점 골목으로 끝까지 가도 나오지 않는다. 몇 번이나 돌다가 결국 한 시간 반 이상 소비하였지만 찾지 못하였다. 한국에서 ㅁ 목사님에게 물어보았을 때 설명을 들었지만 막상 혼자서 찾으려고 하니 힘이 든다. 오전에 ㅅ 에게 물어보았지만 내가 아무래도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다. 왓보 사원 근처를 몇 번이나 돌았다.
마침 사원에 딸린 초등학교에서 하교하는 아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봉고차, 오토바이, 자전거가 뒤섞여 있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학교들을 발견한다.
와이드 라인 학교(Wide Line School),
공립중산학교(公立中山學校). 화교 학교다. 중산은 신해혁명을 일으킨 쑨원의 호다.
Lycee Angkor Angkor High School 같은 학교와 여학생 기숙사(Domitories and Learning Centers for Secondary Schoolgirls) 등을 발견한다. 직업을 속일 수 없는 모양이다. 예전보다 늘어난 학교를 발견하면 무조건 기쁘다. 캄보디아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기에 더욱 그렇다.
처음 계획은 엘로힘 학교에서 오늘부터 사흘 동안 저녁 시간을 이용해서 봉사 활동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로 소통 부족과 어색한 만남으로 인해 봉사 활동은 취소되었다. 우선은 아쉽지만 무슨 일이든 거리낌이 있을 때는 하지 않고 시간을 두며 응어리를 삭히는 것도 좋은 해결 방법의 하나다.
나이트 마켓이라고 새로 생긴 야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다. 관광객이 많아지니까 새롭게 연 야시장(Night Market)이다.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시장과는 달리 화장실도 아주 깨끗하게 갖추어놓은 작은 상가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게들이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 여행일자 : 2008년 7월 25일(금)-8월 24일(일) 30박 31일
* 여행장소 : 포항-서울-태국 방콕-아란-캄보디아 뽀이뻿-씨엠리업-바탐봉-씨엠리업-태국 방콕-타이완 타이중-컨띵-까오슝-타이페이-서울-포항
* 함께 여행한 이 : 태국-캄보디아(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 회원 16명)
이후 연오랑 세오녀 찬이 가족여행
* 환전 : 1달러=1,012.38(2008년 7월 외환은행 사이버환전 70% 우대)
1달러를 4,120 리엘로 바꾸다(2008년 7월 28일, 씨엠리업 HK 환전소)
* 연오랑의 아시아 여행기는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http://cafe.daum.net/meetangkor
첫댓글 나이트 마켓에 한번도 가보지 못했어요. 아쉽습니다. 다음번을 노려봐야겠어요 :)
말 그대로 밤에 가야 분위기가 좋아요. 아담한 공간입니다.
저도 언젠가는..캄보디아에 다시 가야 할겁니다. 예전엔 그야말로 앙코르왓이 목표였고 또 아동병원 자선공연 보는 것으로 만족했지만, 다시 가게 된다면 똔레샵호수도 나이트마켓도 보게 되겠죠. 카톨릭교인이라서 제 봉사활동은 주로 신부님 수녀님 계신 곳에서 이루어졌는데 항상 나눔 우선이어서 그것이 미처 '선교'라는 생각을 못 해 보았습니다만 활동 후에 기도시간이 더 길어지곤 하더라구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되겠지요, 마음이 모이면.
나이트 마켓 느낌이 아주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