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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주가 근래에 즐겨 그리는 것은 미술서적이다. 대부분 원서로, 너무 오랫동안 간직해 와 모서리 부분이 마모돼 거의 나달나달해진 상태. 작가는 양장본 책자의 표지를 견고하게 감싸고 있던 헝겊의 낡은 올 하나하나까지 너무나도 정교하게 그려 “혹시 사진 아닌가?”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작가는 “책을 그리기 전까지는 시계와 말, 기차 등 서로 이질적인 대상이 교차하는 환상적인 풍경을 그렸는데 책에 주목하면서 책의 존재성 자체를 강조하는 쪽으로 작업이 바뀌었다”고 했다.
1970년대 말 이석주는 ‘벽’을 확대해 거친 벽돌을 시각이 압도될 만큼 리얼하게 옮겨내며 암울한 현실을 은유했다. 이어 80년대에는 도시와 인간이 만들어내는 순간 상황을 포착해 ‘일상’시리즈를 내놓았고, 90년대 중반부터는 ‘서정적 풍경’이란 타이틀 아래 기차ㆍ의자ㆍ꽃ㆍ말과 같은 사물이 화면에 등장하는 회화를 선보여 왔다. 이렇듯 이석주는 ‘대상’과 ‘세계’가 구성하는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해 왔다. 이번에 발표하는 일련의 ‘책’ 연작은 더욱 그렇다. 물체의 특성을 극단까지 파고들어 객관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자신을 더욱 엄정하게 돌아보는 것.
그는 100호 크기 작품을 꼬박 한 달 걸려 완성한다. 밥 먹는 시간과 잠 자는 시간을 빼곤 그림에만 매달려 지내는 그는 ‘에어브러시’로 책을 가능한 정교하게 그린 다음 그 위에 다시 붓으로 색을 입히고, 칼이나 송곳으로 책의 겉표지 질감을 내기위해 물감을 긁어내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한 점의 그림이 탄생하기까지 고도의 집중과 노동을 거쳐야 하는 셈. 그리고 마침내 작품을 완성한 작가는 캔버스 속 예리하게 표현된 책을 보며 묻는다. “나는 과연 실존적 존재인가?”하고. 전시는 25일까지. 02)732-3558
홍익대학교 총동문회보
이영란 선임기자
공간이 주는 의미 -
나에게 참으로 많은 공간들이 있었다.항상 새로운 공간이 생길 때 마다공간에 대한 기대감 또한 새로웠다.빈 공간에 채우려하고채워진 공간을 비우려하고
이석주<사유적 공간>캔버스에 유채/91×116.8 /2005
1970년대와 80년대 극사실주의 화풍을 이끈 작가 중 한 분인 중견화가 '이석주' 숙명여대교수의그림을 보며 내게 새로이 생기는공간에 대해 생각해 본다.
젊을 땐 캔버스에 이것저것 많이 넣고 싶었는데 세월이 지나니 군더더기나 복잡한 게 싫고 단순하고 미니멀한 것들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이석주 교수-
공간에서 나는공간에서 나는 무엇을 채우려하고?공간에서 나는 무엇을 비우려 했을까?
공간에서 무엇이 채워졌고?공간에서 무엇이 비워졌던가?
이석주<서정적 풍경>캔버스에 유채130×72.8
70년대 말확대한 벽의 벽돌의 거친 표면이 생생하게 보이는 극사실주의 작품은암담한 현실을 표현
이석주_벽_캔버스에 유채_80×100cm_1980
80년대 도시와 인간이 만들어내는 상황들을 그린 '일상' 연작
이석주_일상_캔버스에 유채_194×259cm_1985
90년대 중반기차, 의자, 꽃, 말 등의 사물과 찢어진 낡은 책들
이석주<일상> 1992년 캔버스에 유채
이석주< 환상> 1998 캔버스에 유채
2000년대그림 속 작가의 그림속 공간은사유한다.
사유적 공간 162 x 130 cm, oil on canvas, 2004
사유적 공간 130.0 x 72.8 cm, oil on canvas, 2004
구겨지고 찢어진 오래된 종이와손때 묻은 낡은 책이 등장하는 사유하는 공간
이석주<사유적공간>194x97cm, 2009, oil on canvas
구겨지고 낡은 책이 있는그림 속 공간에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앵그르의 '오달리스크' 같은 익숙한 명화 속 여인의 이미지가 채워졌다.이제 나의 공간으로 다시 돌아온다.나의 공간은일상의 공간이 되기도 하며사유의 공간이 되기도 하며그림속 공간이 되기도 하는그 공간에서 나는 채우고 비우고를 반복하려한다.
블로그 [공간:일리] Director BOM
창/2000/72x60/Acrylic on paper
서정적 풍경/2000/53x45.5/acrylic on canvas
서정적 풍경/2000/90.9x65.1/acrylic on canvas
일상/1990/97x130.3/Oil on canvas
일상/1990/112x145.5/Oil on canvas
일상/1990/112x145.5/Oil on canvas
일상/1990/130.3x162/Oil on canvas
일상/1990/72.7x60.6/Oil on canvas
일상/1991/112x145.5/Oil on canvas
일상/1992/72.7x90.9/acrylic on canvas
일상/1991/162.1x130.3/Oil on canvas
잃어버린 영광/1995/116.7x91.0/acrylic on canvas
부친 원로연극인 이해랑님과~~
이석주, Lee Suk Ju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및동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주요 단체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개관 특별전
부산 비엔나레 (부산문화회관)
RETRO '86-'88 (소마미술관)
한국 현대 회화 (대만국립미술관)
아시아 국제 미술전시회 (아시아 각국)
극사실회화-눈을 속이다 (서울시립미술관)
젊은 모색 30 (국립현대미술관)
한국 현대미술 유럽순회전 (유럽각국)
KIAF (COEX)
상하이 국제미술전 (상해,중국)
극사실회화의 어제와 오늘 (성남아트센터)
서울 미술대전-한국 현대 구상회화의 흐름 (서울시립미술관)
ART EXPO NEW YORK (뉴욕,미국)
한국현대미술전 (모로코)
ARCO (스페인)
그리다전 (서울시립미술관)
사실과 이면전 (국립현대미술관)
실존과 허상 (광주시립미술관)
한국 현대미술 2001-회화의 복권 (국립현대미술관)
사실과 환영-극사실회화의 세계 (삼성미술관)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후쿠오카시립미술관, 성곡미술관,모란미술관, 대유문화재단, 호암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외 다수
숙명여대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