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 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시: 곽재구님 일러스트 : 마츠모토 타다시 1973 년생.사이타마현 출신. 현재 프리랜서로 철도잡지를 비롯 많은 잡지에 자작 시 & 에세이와 함께 일러스트를 게재라고 있고 주로 완행열차가 있는 풍경을 많이 그립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그림은 실제의 일본 역들의 풍경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정말 근사한 기차역 풍경이 많은데.. 우리나라의 어떤 일러스트도 이런 기획을 해서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출처: 문학을 꿈꾸는 사람들 원문보기 글쓴이: 별 그리고..그리움
첫댓글 마츠모토 타다시 의 일러스트 를 이미지로 활용 해봐야지요 ~~고맙습니다
멋진 작품 만들어 보세요..안녕~~!
첫댓글 마츠모토 타다시 의 일러스트 를 이미지로 활용 해봐야지요 ~~고맙습니다
멋진 작품 만들어 보세요..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