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의 복제 망각 속에 끄집어낸 얼굴들, 가버린 삶의 복제 내 처음의 기억, 그 향수를 떠올린다. 탕근 아래 하얀 턱수염이 도드라진 얼굴, 백발 낭자에 인자한 모습. 얼굴에 가득찬 미소로 할아버지는 장죽에 할머닌 곤방대에, 부싯돌 번쩍이면 연기만 퐁퐁나더라. 할머니 따라 무명밭에 다래끼에 다래 따 한 움큼 먹고, 해질 녘에 할아버지 어흠 이 몸을 아름 안아 무릎에 앉히면, 아버지도 어머니도 삼촌도 숙모도 편히 주무시라 절을 하고, 누나 형은 아니꼽다 서서 고개만 꾸벅!! 나는야 대장! 어깨만 으쓱으쓱 기분 좋더라. 지난날의 시간이, 꿈들이, 내 모든 삶들이, 향수 어린 복제가 되어 떠오른다. 애꿎은 눈시울이 젖는다. 2023.6.27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