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화접] 제21장 -6 ★ 이게 마지막 잔이란 말이지요!
■ 철화접 3권 제21장 황금충(黃金蟲)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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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한 점이건 몇 점이건 나중에 말하기로 하고... 이런, 빈속
에 그리 급히 먹다가 체하겠네. 자, 술 한 잔 곁들이며 천천히 들
게나. 듣자니 자네의 주량이 어지간하다던데 이 술에 대해서 들어
본 적이 있을 걸세. 이건 모태주(茅苔酒)라네."
닭다리를 우적우적 씹던 철화접은 입안의 고기를 꿀꺽 삼키며 탄
성을 발했다.
"오호라! 이게 바로 비가 그친 후 술병을 열면 향기가 십 리까지
퍼진다는 모태주란 말이에요?"
그녀는 황금충이 채워준 술잔을 들어 코에 들이대곤 향을 음미했
다.
"우와! 죽인다, 죽여!"
감탄사를 연발한 철화접은 처음에는 홀짝홀짝 맛을 보다가 이내
단숨에 술잔을 비웠다.
"캬아! 맛 또한 그만일세."
그런 철화접의 모습을 흡족스러운 얼굴로 지켜보던 황금충도 한
잔의 술을 들이키고는 다시 두 개의 잔에 술을 가득 따랐다.
철화접은 두번째 잔도 단숨에 마셔버렸다.
겉보기에는 허겁지겁 마시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철화접은 옛
날의 그녀가 아니었다.
기실 지금까지 그녀는 빈틈없이 행동하고 있었다.
그것은 비단 지금 마시는 술에만 적용된 것이 아니었다. 황금장에
들어온 후, 황금충과 대면하면서 차를 마실 때부터 어제의 조반,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극히 조심하고 있었다.
화접의 독물(毒物)에 대한 식별력은 일가견이 있는 것이었다. 그
것은 지난 오 년동안 해한반점의 주방에서 익힌 것이었다.
우노는 상한 음식을 가려낼 줄 알아야 한다면 그녀에게 독물을 식
별하는 비법을 전수했던 것이다.
따라서 철화접은 현존하는 수천여 종의 독물을 그 색과 향, 맛만
보고도 가려낼 수 있었다.
만의 하나 가려내지 못한 독을 복용하였을 때도 그것을 체내에서
해독시키거나 배출시키는 능력까지도 갖추고 있었다.
따라서 보기에는 게걸스럽게 요리와 술을 먹어치우는 것처럼 보였
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다행히 지금까지 그녀가 먹은 요리에는 독물이 들어있지 않았다.
다만, 모태주의 향에서 다소 수상한 내음이 감지되긴 했다. 그래
서 처음 혀끝으로 그 맛을 보았던 것이다. 그때도 이상한 점이 감
지되기는 했다.
그것은 술에 열기가 다소 지나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밖의 다른 이상은 없었다. 결국 독주로 이름난 모태주의
특성이리라 단정을 내리고 거침없이 잔을 비운 것이었다.
황금충은 연신 그녀의 잔에 모태주를 채워주었다. 정작 그 자신은
첫잔을 비운 후 그저 잔만 입술에 댔다 떼어내는 일을 반복할 뿐
이었다. 철화접이 그것을 못볼 리가 없었다.
'이 작자는 술을 못한단 말인가? 뭐 아무래도 상관없어. 술맛이야
기가 막히지만 나도 몸 상태가 별로니 이 잔만 비울 셈이니까.'
술고래로 소문난 그녀였다. 마음 같아서는 한 잔이 아니라 열 병
이라도 마시고 싶은 모태주였다. 또한 그 정도 마신다 해도 절대
취하지 않을 자신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철화접은 충동을 억눌렀다. 이곳은 황금장이고 자신에게
술을 권하고 있는 위인은 눈빛이 사이한 황금충이었다. 그래서 다
부지게 마음을 다잡은 것이다.
다섯번째 잔을 비운 후 철화접은 잔을 옆으로 밀었다.
"왜? 그만 하려는가?"
"예, 몸이 노곤해지는 게 술기운이 오르는군요."
"허허! 항주의 여걸이 고작 다섯 잔에 취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
가? 어차피 두 세 잔이면 병을 비울 수 있으니 함께 한 잔 더 하
세. 마개를 딴 병은 그 자리에서 비워야 한다는 것이 주도(酒道)
아닌가?"
철화접은 후끈한 열기가 단전을 중심으로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그것이 모태주의 주기와 자신이 지친 탓이려니 생각하
고 잔을 들었다.
"그러지요, 병은 비워야겠지요."
그렇게 다시 한 잔의 술이 더 그녀의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철여협, 안주도 좀 들게나."
황금충은 철화접의 동공이 풀려나가는 것을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그럴까... 요."
놀라운 일이었다. 철화접이 갑작스럽게 혀가 꼬인 듯 음성이 어눌
하게 변해버렸다.
그녀는 황금충의 권유대로 젓가락으로 안주를 집으려 했으나 어찌
된 셈인지 자꾸만 놓치고 있었다.
황금충은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철화접의 옆자리로 갔다.
"이런? 정말 취했나보구먼. 자 그럼 이 한 잔으로 끝내세. 쭉 들
이키고 잠시 쉬면 거뜬해질 걸세. 모태주는 뒤끝이 깨끗하거든."
황금충은 다시 술을 따라주었다.
"이게 마지막 잔이란 말이지요......."
철화접은 흔들리는 손으로 잔을 들어올려 입안에 털어 넣었다. 순
간 그녀의 고개가 뚝 떨어졌다.
황금충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도 그 순간이었다. 그의 손은
탁자 위에 얹혀있는 철화접의 섬섬옥수 위에 올라갔다.
그러나 철화접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허허, 정말 많이 취했군. 그럼 물을 좀 들게나. 정신이 들 테
니."
황금충은 물그릇을 당겨 철화접의 앞에 디밀었다. 그러나 그릇 속
에는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철화접은 힘겹게 고개를 드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떨구어 버렸다.
황금충은 빈 그릇에 물이 아닌 술을 가득 채웠다. 술병 속에는 아
직 모태주가 남아있었던 것이다.
"자, 내가 먹여줄 테니 입만 벌리게. 한 모금만 마셔도 정신이 바
짝 날 시원한 물이라네."
그 말에 천천히 철화접의 고개가 들려졌고 그녀의 붉은 입술이 살
짝 벌어졌다. 몽롱한 의식 중에도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는 물을
마셔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았다.
황금충은 그녀의 입술 사이로 물이 아닌 술을 부어버렸다.
"컥! 컥!"
한 사발의 술을 단숨에 들이킨 철화접은 기침을 토해냈다.
"이런 너무 급히 마셨군. 그럼 식탁에라도 편히 머리를 대고 쉬게
나. 잠시 후면 괜찮아질 걸세."
철화접은 말 잘 듣는 양처럼 황금충이 하라는 대로 행동했다. 그
녀는 허리를 숙여 식탁에 이마를 댔다.
황금충은 몸을 일으켜 그녀의 등뒤로 돌아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
철화접은 아무 감촉을 느끼지 못하는지 그의 행동에 아무런 반응
도 보이지 않았다. 황금충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타고 내려와 조
심스럽게 겨드랑이로 파고들었다.
급기야 그는 철화접의 앞가슴을 더듬기 시작했다.
비록 의복을 사이에 두었다고는 하지만 황금충은 이내 탱탱한 육
질을 손바닥을 통해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입에서 괴이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천상의 여인아, 네가 마신 술 속에는 오석산(五石散)이 들어있단
다. 독이면서 독이 아닌 오석산 말이다. 크흐흐흐......."
황금충은 몽매에도 그리던 철화접을, 더구나 그녀의 젖가슴을 양
손에 가득 움켜쥐고서 득의에 찬 괴소를 흘려내고 있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ㅈ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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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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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화접이정말취했나??
즐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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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독해여
즐감요 ~^^
감사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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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그리고 잘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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